[최용재기자] 리오넬 메시가 이끄는 아르헨티나가 2014 브라질 월드컵 대망의 결승전에 올랐다.
아르헨티나는 우승후보로 꼽히기는 했지만 이번 대회에서 우승후보다운 강력한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조별예선부터 결승에 오르기까지 그랬다. 그래도 아르헨티나가 꾸역꾸역 결승에 오를 수 있었던 단 하나의 이유, 바로 세계 최고의 선수 메시가 있었기 때문이다.
메시는 조별예선에서 4골을 넣으며 아르헨티나를 16강에 올려놓았고, 16강 스위스전에서 결승골을 어시스트하며 팀을 8강으로 이끌었다. 8강 벨기에전에서 공격 포인트를 올리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팀의 중심이자 버티목 역할을 하며 1-0 승리의 주역이 됐다.
10일 오전 열린 4강 네덜란드전에서 메시는 다소 지친 모습을 보였지만 승부차기 1번 키커로 나서 깔끔하게 성공시키며 '에이스'의 위용을 떨쳤다. 아르헨티나는 승부차기 끝에 네덜란드를 넘고 결승전에 진출했다. 결승까지 오른 아르헨티나는 누가 뭐래도 '메시의, 메시에 의한, 메시를 위한' 팀이었다.
메시는 이제 단 한 경기에서만 승리하면 월드컵 우승컵을 들어 올릴 수 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모든 것을 얻은 메시. 월드컵만 품는다면 메시는 그야말로 '완전체'가 된다. 세계 축구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할 수 있다. 메시 앞에는 단 한 경기만 남아 있다.
메시가 결승에 오르고 우승컵에 가까워지자, 다시 한 번 월드컵 징크스가 화제가 되고 있다. 바로 '발롱도르 징크스'다.
2009년부터 2012년까지 세계 축구 역사상 처음으로 4회 연속 발롱도르를 수상한 메시는 2013년 5년 연속 수상에 실패했고 '라이벌'인 레알 마드리드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에 수상의 영광을 넘겨야 했다. 메시는 부상 등의 이유로 지난 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그런데 메시가 발롱도르를 수상하지 못한 것이 '운명'이라는 말이 있다. 월드컵에는 '발롱도르의 저주'가 있기 때문이다. '발롱도르 수상자는 다음해 열리는 월드컵에서 우승하지 못한다.' 이것이 바로 발롱도르의 저주다. 이 저주는 단 한 번도 풀리지 않았다.
이번 브라질 월드컵의 '희생자'는 호날두였다. 호날두의 포르투갈은 조별예선에서 일찌감치 탈락했다. 발롱도르의 저주가 이번 브라질 월드컵에서도 이어진 것이다.
따라서 메시가 월드컵 우승을 위해 발롱도르를 수상하지 못한, 월드컵 우승을 위해 발롱도르가 메시를 피해간, 운명과도 같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는 의미다. 메시는 지난 2009년 발롱도르를 수상한 다음해인 2010 남아공월드컵에서는 8강에서 탈락했다. 이번에는 발롱도르를 수상하지 못했기에 발롱도르의 저주를 피한 채 결승전에 나선다.
아르헨티나의 결승 상대는 전차군단 독일이다. 4강에서 무려 7골을 넣으며 개최국 브라질을 7-1로 대파했다. 결코 쉽지 않은 상대다.
메시는 또 다른 징크스를 이어가려 하지만 독일은 징크스를 깨려 한다. 이전까지 총 19번 열린 월드컵 역사에서 남미와 북중미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단 한 번도 유럽팀이 우승하지 못했다. 7번 모두 남미팀이 우승했다. 아르헨티나는 이 징크스가 계속되기를 바라고 독일은 이 징크스를 깨려하는 것이다.
징크스는 징크스일 뿐이다. 징크스는 언젠가 깨지게 돼 있지만 그만큼 깨기도 힘들다. 아르헨티나와 독일의 전쟁은 징크스의 전쟁과도 같다. 두 팀의 대결에 징크스가 더해져 더욱 흥미진진한 결승전이 될 전망이다.
조이뉴스24 최용재기자 indig8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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