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혜림기자] 세상은 넓고 예능이 갈 곳은 많다. KBS 2TV '1박2일'은 팔도강산의 명소를, SBS '정글의 법칙'은 정글을, MBC '진짜 사나이'는 군대를 갔다. SBS '도시의 법칙'은 해외 대도시에서 생존을 그리고 tvN '꽃보다 할배' 이하 시리즈들은 그림같은 여행지에서 벌어지는 뜻밖의 사건들을 따라간다. SBS '자기야-백년손님'은 처가에 똑 떨어진 사위의 모습을, MBC '나 혼자 산다'는 독거남의 집안을 주시한다.
이제 학교다. 교실을 본따 만든 세트가 아닌 진짜 고등학교가 배경이다. 비연예인 학생들을 관찰하는 프로그램이 아닌, 연예인들이 17세 고교생과 친구가 되는 이야기다. 얼핏 참신하게만 다가오는 설정은 아니다. 예능 프로그램 속 교복을 입은 연예인들이 유사 학교 생활을 경험하거나 게임을 했던 선례는 충분하다. MBC가 지난 5월 선보였던 파일럿 예능 '백 투더 스쿨'을 떠올리게 하는 포맷이기도 하다.
그러나 분명 차별점은 있다. 출연진이 실제 고등학교를 섭외해 학사 일정의 조정 없이 그대로 학교 생활을 체험한다는 것. 쉽게 눈에 띄지 않는 공간에 카메라가 있고, 출연진들은 "수업 시간 촬영 때 실제로 자서 이미지가 걱정될 정도"라는 브라이언의 말처럼 자연스럽게 촬영에 임한다. 김종민이 남주혁을 가리켜 말했듯 체육 시간엔 여학생들의 시선을 얻으려 덩크슛을 시도하기도 하고, 학생들에게 록의 매력을 알리겠다는 YB 윤도현의 언급처럼 서로 다른 음악 취향에 대해 토론도 한다.
JTBC가 새 예능 프로그램 '학교 다녀오겠습니다'의 방영을 앞두고 있다. 학창시절이 그리운 연예인 어른들이 학교로 돌아가 빨리 어른이 되고 싶은 17세 열혈 고등학생들과 같은 반에서 함께 학교 생활을 시작하는 이야기다. 고등학교를 제대로 졸업하지 못했거나 학창시절에 대한 사연이 있는 연예인들이 학교에 복학해 한국의 고등학생들과 친구가 된다. 성동일·윤도현·김종민·브라이언·혜박·남주혁이 고정 출연진으로 등장한다.
10일 서울 서소문동 호암아트홀에서 JTBC 새 예능 프로그램 '학교 다녀오겠습니다'의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연출을 맡은 오윤환 PD와 출연진 윤도현·김종민·브라이언·남주혁이 참석했다.
실제 학교를 촬영 현장으로 삼는 프로그램의 특징은 해당 학교의 면학 분위기를 해칠 수 있는 지점이기도 했다. 오윤환 PD는 "학교에 민폐가 될까봐 아이디어 자체가 조심스러웠다"며 "아이디어는 엄청나거나 새로운 것이 아니다. 언제나 돌던 아이디어"라고 말했다.
이어 "군대도 가고 정글도 가는데, 학교에 가면 재밌겠다고 생각했다"며 "학생들에게 방해가 될까 걱정했는데 이를 최소화하며 구현했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 카메라도 대체로 보이지 않는 곳에 뒀다"고 덧붙였다.
출연진들은 짧게는 2년, 길게는 28년 만에 고등학교에 돌아갔다. 첫 리얼리티 예능 프로그램에 도전하는 윤도현은"시키는대로 순종적으로 열심히 했다"며 "선생님 말을 잘 들었다. 고1 친구들과 같이 소통할 수 있는,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창구가 생긴 것 같아 YB음악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종민은 "학교 생활에 잘 적응을 못한 것 같다"며 "짝과 서로 낯을 가리느라 많이 못 친해진 것 같아 아쉬웠다"고 알렸다. 17세 고교생들과 친구가 된 경험을 돌이키며 그는 "아이들 같지 않았다. 저를 가르쳐주고 있더라"고 알려 다시 한 번 웃음을 줬다. 이어 "이 아이랑 나랑 다를게 뭔가 싶었다. 말하는 것도 어른스럽더라. 이 아이가 나이가 어리다고 학생이라고만 이야기할 게 아니구나 생각했다. 아무튼 저와 별로 다른 것은 없다"고 촬영을 돌이켰다.
"짝과 금세 친해졌다"는 브라이언은 "첫 날만 메이크업을 하고 갔고 다음부턴 머리도 만지지 않고 그대로 학교에 다녔다"며 "실망한 팬들이 있었을 것이라 걱정도 하게 된다"고 알려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촬영에 임했음을 밝혔다. 그는 "너무 평범하게 가서 학생들과 연예인답지 않게 잘 어울리지 않았을까 싶다"고 웃으며 답했다.
1994년생 모델 남주혁은 고정 출연진 중 고등학교를 가장 최근에 졸업한 인물. 그는 "저는 완벽하게 적응했다"며 "선배님들이 저를 학생인 줄 알고 있다 놀라기도 했다"고 밝게 말했다. 그는 "남녀공학을 다녔는데도 촬영을 통해 여학생들이 모이는 경험을 처음 해봤다. 전에는 따로 편지를 주는 아이는 없었는데 이번엔 많았다"고 알렸다.
JTBC가 알린 '학교 다녀오겠습니다'의 관전 포인트는 생동감 넘치는 고등학생들과 연예인들의 색다른 만남으로 학교 문화의 재발견을 이룬다는 것. 서로 다른 학창시절을 보낸 연예인들이 대한민국 고등학생들의 정서를 함께 겪으며 세대와 문화 차이를 극복, 새롭게 소통하는 모습을 보이겠다는 포부 역시 내세웠다.
48세 성동일, 43세 윤도현 등 불혹을 넘어선 출연진들은 17세 학생들과 함께 호흡함으로써 연예인들은 지나간 학창시절을 따스하게 추억할 예정이다. 이들을 보며 시청자들 역시 과거의 향수를 떠올릴 수 있다는 점이 또 다른 관전 포인트다.
오윤환 PD는 "출연자들이 예상보다 더 열심히 임해줘서 감사하다"며 "첫 번째 관전 포인트는 학교에 있는 아이들이다. 편견도 많고 버릇 없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17세 아이들이 얼마나 티없이 맑고 호기심 많고 착하고 예쁜지 삼촌이나 부모님의 마음으로 봐주셨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출연자들이 학교에 적응해 가는 모습들이 재밌다"며 "윤도현이 이렇게 필기를 열심히 하는 연예인인 줄 꿈에도 몰랐다. 브라이언도 한국말을 잘 못알아들으며 투덜투덜하면서도 꼭 필기를 하더라. 김종민은 수업에서 어떤 모습을 보일지 방송으로 확인해달라"고 덧붙였다. 모델 남주혁에 대해선 "2교시가 지나니 어깨동무를 하고 헤드락을 걸더라"며 남다른 친화력을 언급했다.
첫 게스트로는 포미닛 허가윤과 씨클라운 강준이 출연한다. 오는 12일 밤 9시 50분 첫 방송된다.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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