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박병호(넥센 히어로즈)는 지난 11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전에서 선발 라인업에서 빠졌다. 그는 이날 덕아웃에서 동료들의 플레이를 지켜봤다. 334경기 만의 선발 제외였다.
그러나 박병호는 이날 대타로 나와 시즌 30호 홈런을 쏘아 올렸다. 지난 6월 2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전에서 29호포를 쳐낸 뒤 보름 만에 나온 기다리던 한 방이었다. 박병호는 이튿날 NC 다이노스전에서도 역시 대타로 나왔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NC와 2연전에서 박병호를 선발에서 제외한 이유에 대해 "계획대로 했을 뿐"이라고 했다. 염 감독도 박병호가 슬럼프였다는 걸 잘 알았다. 홈런 뿐 만 아니라 전반적으로 타격 페이스가 뚝 떨어졌다.
염 감독은 "2012년과 지난해에도 (박)병호는 시즌 중 슬럼프가 몇 번 찾아왔었다"며 "그러나 그때는 주기가 짧았다. 병호도 빨리 이를 털어냈다"고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부진이 다소 길었다.
염 감독은 "시즌 초반부터 5월까지 워낙 페이스가 좋았기 때문에 병호가 심리적으로 더 흔들렸을 수 있다"며 "주변의 기대감에 개인 욕심까지 더해질 수밖에 그정도로 잘 맞아 나갔다"고 설명했다.
당초 염 감독은 이번 NC와 치른 주말 3연전에서 적어도 두 경기는 박병호를 아예 출전시키지 않을 생각이었다. '쉴 때는 푹 쉬는게 더 낫다'는 평소 생각에 따라서였다. 염 감독은 박병호와 개인 면담도 가졌다. 염 감독은 "슬럼프 요인은 체력적인 부분보다는 주변 상황에 따른 스트레스에서 기인했다"며 "병호도 그 부분에 대해서는 같은 생각"이라고 말했다.
박병호도 이날 경기전 취재진과 만나 "날씨가 더워져서 힘이 들거나 그러진 않았다"면서 "아무래도 잘 맞지 않기 시작하면서 타석에서 생각을 너무 많이했던 것 같다"고 얘기했다.
박병호는 13일 목동 NC전에서 다시 원래 자리로 돌아왔다. 이날 그는 1루수 겸 4번타자로 선발출전한다. 염 감독은 "지명타자 자리만 바뀌었다"고 했다. 이성열을 대신해 안태영이 지명타자 겸 7번 타순에 들어갔다.
한편 염 감독은 "병호가 겉으로는 표현하지 않았지만 30홈런 달성에 대해 부담을 많이 느꼈을 것"이라며 "이제 짐 하나를 내려놨기 때문에 아무래도 홀가분해졌을 거라고 본다"고 기대를 걸었다.
조이뉴스24 목동=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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