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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도' 하정우 "대파 먹방, 노림수였다"(일문일답)


"父김용건, 날 흐뭇하게 보며 기적이라더라"

[권혜림기자] 하정우가 배우로 돌아왔다. 연기부터 연출, 미술에까지 폭넓은 재주를 펼쳐 온 그가 물 만난듯 은막을 누볐다. 세상 어디에도 없을 순박한 쇠백정의 표정도, 적진을 향해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는 액션도 하정우의 몸애서 피어났다. 영화 '군도:민란의 시대' 이야기다.

15일 서울 삼청동에서 영화 '군도:민란의 시대'(이하 군도)의 개봉을 앞둔 하정우를 만났다. 극 중 18세 돌무치로 분했지만 올해 그는 36세. 설명이 필요 없는 남성미에 능청스러운 재치가 얹어진 그의 매력은 이날도 여전했다.

'군도'는 조선 후기, 탐관오리들이 판치는 세상을 통쾌하게 뒤집는 의적들의 액션 활극을 그린다. '범죄와의 전쟁'의 윤종빈 감독이 연출하고 톱배우 하정우와 강동원이 만나 기대를 얻고 있다. 하정우가 군도 무리의 도치 역을, 강동원이 탐관오리의 서자이자 백성의 적인 조윤 역을 연기했다.

'군도'는 윤종빈 감독과 하정우가 함께 작업한 네 번째 작품이다. 두 사람은 감독의 중앙대 영화학과 졸업 작품 '용서받지 못한 자'를 시작으로 '비스티 보이즈' '범죄와의 전쟁:나쁜놈들 전성시대' '군도'까지, 매번 특유의 시너지를 뿜어내는 데 성공했다. 감독의 비릿한 유머 코드는 실제인지 설정인지 모를 하정우의 생활 연기와 만나 생명력을 얻었다.

하정우는 "특별히 매력이 있다고 느끼진 못했는데 자연스럽게 그렇게 됐다"고 말하며 웃은 뒤 "좋아하는 영화의 취향이 비슷하다. 어떤 연기가 좋은 연기인지에 대해서도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다. 영화를 바라보고 어떤 것이 진짜이고 가짜인지를 생각하는 취향이 비슷하다. 라이프스타일은 완전 다르다. 좋아하는 음식도, 음악도 다르다"고 알렸다.

영화에는 전작 '황해'에서 큰 화제를 모았던 '먹방' 장면들에 이어 이런 저런 소품을 맛깔지게 먹는 장면들이 등장한다. 대파도, 생 소고기도 입에 넣던 도치에 모습에 대해 물으니 하정우는 "대파는 조금 노렸다. 많은 음식들을 먹어서, 윤 감독과 상의하며 어떤 임팩트 있는 것이 나오면 좋겠다고 이야기하는데 소품 세트에 대파가 있더라. 그래서 먹었다"고 웃으며 답했다.

'추격자' '국가대표' '러브픽션' '범죄와의 전쟁' '베를린' '더 테러 라이브' 등으로 연기력은 물론 남다른 티켓 파워도 입증했다. '하정우가 나오니 보러 간다'는 말, 더이상 극장가에선 우스개로 통하지 않는다.

그는 "부담은 매번 느낀다. 기대치가 높다. 관객들에게 어떻게 하면 더 재밌는, 더 성장한 연기를 보여줄지 늘 고민한다"며 "이번 영화 '군도'에서도 어떻게 다른 인물들을, 작품을 더 서포트할까 생각한다. 개인이 아닌 전체를 생각할 때 제 임무와 책임을 다한다면 좋은 작품이 나오지 않을까 싶었다"고 알렸다.

지난 2013년 개봉한 영화 '롤러코스터'를 시작으로, 하정우는 감독의 행보 역시 본격적으로 밟고 있다. 현재 촬영 중인 영화 '허삼관매혈기'는 감독 하정우의 역량을 한껏 즐길 수 있을 작품으로 기대를 얻고 있다. 중국 유명 작가 위화의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한 이 영화에는 하지원을 비롯해 성동일·전혜진·김성균·조진웅·장광·황보라·정만식·이경영·김성령 등 탄탄한 캐스팅이 뒤따랐다.

하지원과 호흡에 대해 하정우는 "좋다. 다행히도 제가 불쌍해보였는지 잘 해주신다. 스태프들이 다들 협조해 주셔서 매일 매일 감사한 느낌으로 촬영 중"이라고 알렸다.

아버지 김용건은 배우로, 감독으로 활발히 활동 중인 하정우를 보며 종종 놀라워한다는 전언. 하정우는 "아버지는 기적이라고 이야기하신다. 가끔 저를 흐뭇하게 바라보시며 '진짜 기적이다. 이게 웬일이니' 하신다"고 알려 웃음을 안겼다.

한편 '군도'에서는 두 남자 도치와 조윤 외에도 두령 격인 노사장 대호(이성민 분), 총무 격인 유사 땡추(이경영 분), 전략가 태기(조진웅 분), 괴력 천보(마동석 분), 명궁 마향(윤지혜 분), 속공 금산(김재영 분) 등 다채로운 캐릭터들이 흥미를 높일 예정이다. 오는 23일 개봉한다.

이하 일문일답

-짧았던 머리가 많이 길었다.

"머리는 '군도' 촬영 끝나자마자 길렀다. 11.2 마지막 촬영 후 면도 하고 그 뒤로 기르기 시작했다. 대학 때 그러고 많이 다녀서 낯설진 않았다. 황해 때 그것보다 조금 길게 남겨두고 잘랐었다.

-최근 '어제 찍었다고 해도 믿을 졸업 사진'이라는 이름으로 과거 사진이 화제가 됐다.

"그렇다.(웃음) 그 사진이 돌아다니고 있더라."

-본격적인 코믹 연기를 시도한 것은 처음이라 관객들에게 신선할듯하다.

"'구미호가족'이라는 작품이 있었지만 이 영화에서 (코믹은) 제 역할이었던 것 같다. 끝까지 그런 분위기를 유지해야 한다는 것. 윤종빈 감독과 이야기하며 제가 이 영화에서 담당해야겠다고 생각한 파트가 아니었나 싶다. 그렇게 유연하고 코믹하고 희화화된 인물이 돼서 돌무치가 가진 극 중 환경이 무겁게 느껴지지 않게 만들길 바랐다. 그래서 조금 더 캐릭터에 재미를 주려고 했다."

-극 중 18세로 등장해 웃음을 안겼다.

"처음엔 농담인 줄 알았다. 감독이 '형, 18세예요'라고 할 때. 그 이야길 듣자마자 빵 터졌다. 그럴 수도 있겠다 싶었다. 그 땐 평균 연령도 낮고 잘 못 먹고 들개처럼 살아가는 인물이니까.

-백정의 칼 같은 검으로 연기를 하더라.

"그렇다. 고기를 해체하는 칼이다. 무거웠다. 합 맞출 때는 고무 재질로 했고 클로즈업 샷을 찍을 땐 진검으로 찍었다. 넓은 장면에선 나무로 만든 칼도 썼다."

-부상은 없었나?

"강동원의 칼, 진검에 팔에 스쳐 파상풍 주사를 맞았다. 칼이 길어서 장검 특수 제작이 어려워 나무로 제작했는데 길이가 있어 애를 먹었다."

-극 중 엉덩이 노출이 있다.

"대역이었다. 제 엉덩이도 탱탱한데(웃음) 윤 감독이 '형은 굳이 안 까도 된다'고 하더라."

-돌멩이와 바늘로 맞고 찔리는 장면이 있는데.

"돌멩이도 특수제작했지만 계속 맞추면 아프다. 바늘도 촉이 없는 바늘이었다. 뭉툭하게 만들었다."

-대파를 먹고 생 소고기를 먹는 등 '먹방'이 등장한다. 노림수였나?

"대파는 조금 노렸다. 많은 음식들을 먹어서, 윤 감독과 상의하며 어떤 임팩트 있는 것이 나오면 좋겠다고 이야기하는데 소품 세트에 대파가 있더라. 그래서 먹었다. 매웠다. 시골 대파였다. 세더라."

-윤종빈 감독과 자주 작업했다.

"일할 때 외에도 동네 형 동생, 친구처럼 지낸다. 작품 이야기, 일 이야기 하는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형성된다. 그런 관계가 10년 넘게 지속되다보니 따로 시간을 내지 않아도 그렇게 된다."

-계속 함께 작업하게 되는 윤 감독의 매력이 있나?

"특별히 매력이 있다고 느끼진 못했는데 자연스럽게 그렇게 됐다.(웃음) 좋아하는 영화의 취향이 비슷하다. 어떤 연기가 좋은 연기인지에 대해서도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다. 영화를 바라보고 어떤 것이 진짜이고 가짜인지를 생각하는 취향이 비슷하다. 라이프스타일은 완전 다르다. 좋아하는 음식도, 음악도 다르다."

-도치의 캐릭터에 본인의 생각을 더해 만든 디테일이 있나?

"틱 장애도 그렇고 머리를 꼬는 것도, 멍한 시선도 그랬다. 그 전에 캐릭터가 어떻게 보여지면 좋겠는지 시나리오에 명시된 것이 있었고 표현의 경우 선택을 했다. 아이디어를 주고받았다. 틱 장애는 윤종빈 감독이 평소 하는 것이다. 머리를 터는 행동인데 혼자 생각할 때나 이야기할 때 나오더라."

-마동석이 22세, 하정우가 20세가 됐다고 말하는 장면에서 관객들이 모두 웃었다.

"그 신에서 즉흥적으로 나온 애드리브였다. 멱살만 잡다가 윤 감독이 '스무살이라고 이야기를 하면 어떻냐'고 해서 그렇게 했더니 오케이로 쓰였다."

-'군도2'의 제작 계획이 있나?

"모르겠다. 없길 바랄 뿐이다. 위험한 발언이다.(웃음)"

-시나리오 매력은? 극 중 영웅이 없지 않나.

"그런 양면성, 입체감 있는 캐릭터가 좋았다. 보편적 느낌이다. 강동원의 연기에도 연민이 느껴지고 이입할 수 있지 않나. 돌무치도 마찬가지다. 모든 인물들이 그렇다. 어제 기자간담회 때도 어떤 기자가 강동원을 악역으로 그리지 않은 것을 질문했다. 나는 '추격자'에서도 그렇게 연기했다. 아무리 악역이어도 집에선 사랑받는 자식일 수 있다. 그런 것을 영화 속에서 그려내는 윤 감독의 시선이 흥미롭다."

-웨스턴 무디의 향기가 짙다. 시나리오에서도 그랬나?

"그렇다. 자칫 서부 영화, 액션 활극이라면 재미 없어하는 이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믹스하면 재밌겠다고 생각했다. 서부극 혹은 사극만의 스타일을 고수했다면 지루할 수 있는데 믹스해놓고 작품의 방향에 대해 들었을 때 새롭다기보다 재밌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실제로도 말을 잘 타나?

"많이 연습했다. 마지막 장면은 목숨을 걸고 탔었다. 시속 60~70km였는데 경마장에서 말이 달리는 속도다. 여럿이 뛰니 말들에게서 다들 질주 본능이 나와 여기서 떨어지면 뒷말에 밟히겠다 생각했다. 그게 마지막 촬영이었다. 작년 '더 테러 라이브' 개봉 당시 한창 열심히 말을 타고 인터뷰했었다. 군도의 말타는 신, 오프닝과 엔딩만 14시간을 찍었다. 2주 동안 못 걸어다녔다. 떨어지지 않으려 필사적으로 다리에 힘을 준다. 저 뿐 아니라 모두가 말 타는 것에 대해 신경쓰고 애를 썼다."

-윤종빈은 혹독한 감독인 것 같다.

"더미를 쓸 수도 있었을텐데 타이틀샷도 말을 태우더라.(웃음) 그런데 군소리할 수 없었다. 제가 말하면 다른 배우들도 그러겠다고 했을 거다. 덜 친했으면 더미를 쓰자고 했을텐데 너무 친하니까 그렇더라. 엉덩이 대역을 신경써준 감독에게 말을 못탄다고 할순 없었다. 잠을 못 자며 탔다. 그런데 강동원은 너무 재밌게 잘 타더라. 유독 혼자 파이팅을 했다. 그런 것을 굉장히 좋아한다. 상남자다."

-낙마는 없었나?

"저와 강동원 빼고 다 떨어졌었다. 윤지혜가 크게 떨어졌다. 저를 업고 오는 장면이 있는데, 나무 세트가 비로 약해서 말이 나무판을 밟고 빠져 윤지혜가 떨어졌다. 이경영 선배는 마지막 이성민 선배가 다쳐 누워있을 때 말을 타고 오지 않나. 들고 있는 봉 끝이 너무 길어 말 엉덩이를 쳤다. 그래서 말에서 떨어졌다."

-위험한 순간이 많았겠다.

"면도부터 하면, 새벽 4시30분~5시에 두피에 칼을 대면 기분이 오묘하다. 아무 이유 없이 성질이 확 난다. (머리를 밀어) 태양 에너지에 대해 새로운 걸 알았다. 해가 있을 때 열을 받아뒀다 해가 지면 열을 내기 시작하더라. 문경에서 폭염 주의보가 내렸을 때 43도까지 기온이 올라갔다. 보조 출연자가 300~400명이었는데 말이 안되는 더위였다. 시장 소품들이 상해 일대에 황당한 냄새가 났다. 그 냄새를 맡으면 더위에 쓰러질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제가 군도 무리에 산채로 스카웃돼 들어오는 장면이 있다. 마동석이 들고 오는 꿩 세 마리를 소품팀이 파이팅 넘치게 실제로 죽여 만들었다. 부식해서 그 안에 구더기가 생겼었다. 동석 형이 자꾸 간지럽다길래 '꿩에서 뭔가 나오는 것 아니냐' 했더니 에프킬라를 꿩에 하루 종일 뿌리더라. 꿩을 해체했더니 어마무시한 벌레들이 뛰쳐나왔다. 보건소에 갔었다. 당시 살인 진드기가 화제였기 때문이다.(웃음)"

-연출을 직접 해보니 '군도' 작업에선 다른 것을 느꼈을 것 같다.

"정확히 내가 이 영화에서 뭘 해야 하는지를 알겠더라. 전까진 모호했다면 이번엔 그랬다. 어떤 한 부분을 책임져야한다는 면이 명확해졌다. 두 번째로는 협조를 더 잘 하게 됐다.(웃음) 제작의 입장에서 협조해야겠더라. 군소리 하기보다 이끌어가야겠다고 생각했다. 그게 가장 큰 것 같다.

-계속 연출 작업을 시도할 예정인가?

"그럴 것이다. 병행해 나갈 생각이다. 연기하는 만큼 횟수가 많지 않겠지만 '허삼관 매혈기' 이후 3년 뒤 차기작을 할 예정이다. 클린트 이스트우드, 우디 앨런 처럼 영화를 조금 더 가까이서 하고 싶은 마음이다."

-직접 주연과 연출을 맡는 '허삼관 매혈기'는 어떤 과정에 와 있나?

"촬영은 19회차까지 진행됐다. 오는 금요일부터 촬영에 돌아간다. 60회 촬영, 제작비는 70억 원이다. 시대물인데다 1950~1960년대를 재현한 영화가 없었기 때문에 미술과 소품에 제작비가 많이 들어갔다. 내년 구정 개봉 예정이다. 커밍 순.(웃음)"

-'허삼관 매혈기'의 하지원과 호흡은 어땠나?

"좋다. 다행히도 제가 불쌍해보였는지 잘 해주신다. 스태프들이 다들 협조해 주셔서 매일 매일 감사한 느낌으로 촬영 중이다."

-최근 전작들이 대체로 흥행에 성공했다. 기대작 '군도' 개봉을 앞두고 부담은 없었나?

"부담은 매번 느낀다. 기대치가 높다. 관객들에게 어떻게 하면 더 재밌는, 더 성장한 연기를 보여줄지 늘 고민한다. 이번 영화 '군도'에서도 어떻게 다른 인물들을, 작품을 더 서포트할까 생각한다. 개인이 아닌 전체를 생각할 때 제 임무와 책임을 다한다면 좋은 작품이 나오지 않을까 싶었다."

-배우로서 높은 위치에 와 있는데 감독 역에 도전했다.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감독에 도전하는 것, 감독 일을 하는 것으로 뭔가 꿈꾸고 바라는 것이 하나 둘 이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내가 정상이라는 생각은, 언뜻 들지만(웃음) 잘 생각해보면 이것이 전부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열매를 따기보다 과정 안에 있는 것이 행복하다고 생각한다. 다른 면의 방향에서 말씀드리자면, 한국을 넘어 아시아로 나아가는, 세계적 감독과 배우가 되는 것이 꿈이다."

-해외 영화제 수상 욕심도 있나?

"칸 뿐 아니라 오스카에서 상 받는 것도 꿈꾼다."

-출중한 그림 실력으로 잘 알려져 있는데, 최근에도 작업을 하나?

"배우로 촬영하고 연출하니 굉장히 힘들더라. 지금 한양(서울)에 나오는 것도 생소하다.(웃음) 순천에서 템플스테이 수준으로 생활 중이다. 선크림 바를 여유도 없다."

-'군도' 촬영도 지방에서 했다.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했나?

"모든 배우들이 분장을 하고 수염을 붙이는 순간 힘들어한다. 그런 순간을 시덥지 않은 농담 따먹기로 풀려고 했다."

-톱배우 하정우에게도 눈물 젖은 빵을 먹었던 시절이 있었다.

"아버지는 기적이라고 이야기하신다. '네가' 하시면서.(웃음) 가끔 저를 흐뭇하게 바라보시며 '진짜 기적이다. 이게 웬일이니' 하신다."

-친동생이 배우 황보라와 열애로 화제가 됐다.

"축하할 일이다. 상관할 바는 아니지만.(웃음) ('허삼관 매혈기'의 황보라 출연은) 부탁했다."

"윤종빈 뿐 아니라 여러 친한 감독들에게 많이 물어본다. 경험이 부족한 면이 있다. 윤종빈 감독이 많이 이야기해준 건 프리 작업 때 편집 감독과 이야기를 많이 하라는 것이었다. 조금 더 잘 짜인 콘티로 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해줬다. 20% 정도를 더 찍으라고, 앵글이 달라질 수 있다고도 말해줬다. ('허삼관 매혈기'의) 윤색 작업도 같이 해줬는데, 2박3일 모텔에 들어가서 작업해줬다."

-농촌 배경의 두 작품을 연이어 작업한다. 실제론 서울 출신인데?

"그렇다. 8학군 출신이다. 캐릭터에 흥미를 느꼈다. 모자란 인물인데, 원작 소설에서 허삼관에게 보이는 허세와 따뜻한 마음이 와닿고 마음에 들었다. 매력있게 생각됐다. 1950~1960년대 농촌과 도시의 모습을 어떻게 재현하는지를 두고 많이 노력했다. 좋은 영화, 재밌는 영화를 만들기보다 스태프들과 하루 하루 즐겁게 임하는 마음으로 촬영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결혼을 생각할 나이다.

"(한국 나이로) 37세, 말띠다. 부쩍 올해 들어 아버지가 선을 봐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한다. 그러다보니 시기가 왔구나 싶다. 친구들은 거의 다 결혼했다. 두세 명 남았다. 언젠가는 결혼을 해 애 셋, 넷 낳고 싶다."

-어떤 사람이 배우자로 끌리나?

"말이 잘 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할 것 같다. 어릴 때 어른들이 하는 말 중 하나도 틀린 게 없다. 외모는 중요한 게 아니다. 통해야 한다는데 한 두 살 먹다 보니 말이 통해야 한다고 느낀다. 올해는 계획이 없지만 내년은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사진 정소희기자 ss082@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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