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마음에 썩 들진 않죠." 김성배(롯데 자이언츠)는 올 시즌 전반기 자신의 활약에 대해 이렇게 얘기했다. 그는 올 시즌 마무리로 출발해 현재는 중간계투로 등판하고 있다.
자신에 대한 평가는 후하지 않았다. 2차 드래프트를 롯데 유니폼을 입고 제2의 야구인생을 시작한 2012년과 지난해 김성배는 롯데 마운드에서 없어선 안 될 선수였다. 양승호 전 감독이 꾸린 '양떼 불펜'의 핵심전력으로 자리잡았다.
필승조로, 또 마무리 투수로 팀 승리를 지켜내는 역할을 맡았다. 김시진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지난해에도 변함없었다. 중간계투로 나서다 마무리가 흔들리자 보직을 이동해 뒷문을 막는 역할을 맡았다. 김 감독은 마무리 자리를 두고 고민하다 더블 스토퍼 체제를 구상했지만 김성배에게 마무리 중책을 맡겼다.
그러나 김성배는 시즌 초반 두 차례 블론세이브를 기록하면서 뒷문지기로서 믿음을 주지 못했다. 그 때문에 마무리 자리를 김승회에게 넘기고 중간계투로 복귀했다. 마음의 짐을 덜어냈지만 아쉬움은 있다. 롯데는 집단 마무리 체제를 잠시 가동했다가 지금은 김승회가 뒷문을 지키고 있다.
김성배는 "(김)승회가 역할을 잘 해주고 있어 정말 다행"이라며 "그러나 후회가 드는 건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중간계투에서 필승조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자책이 앞선다.
김성배는 전반기 36경기에 나왔다. 이명우(46경기) 정대현(39경기) 강영식(37경기)에 이어 팀내 투수들 중 4번째로 많은 출전이다. 그런데 성적이 영 마음에 들지 않는다. 김성배는 2012년 이후 두 번째로 두 자릿수 홀드(10홀드)를 올렸으나 연속 안타를 맞고 실점을 내주는 일이 잦아졌다.
그는 "상황을 너무 의식했던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팽팽한 접전이나 팀이 앞서고 있는 상황이 아닌 한두 점 차로 끌려갈 때 마운드에 오르는, 이른바 추격조로 출격하는 경우가 예전과 견줘 늘었기 때문이다. 김성배는 "그럴수록 집중을 더 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 부분이 분명히 있었다"고 말했다.
추격조 임무를 맡으면서 오히려 더 힘을 못낸 셈이다. 여기에 어깨 통증까지 생기는 바람에 마운드에서 마음먹은 대로 공을 뿌리지 못했다. 그 기간 동안 김성배는 진통제 투혼까지 보였다. 그는 "팀이 순위 경쟁을 하는데 덜컥 나만 빠질 순 없지 않느냐"고 했다.
현재 어깨 상태는 좋아졌다. 올스타 휴식기를 거치며 충분히 쉬었고 치료도 받았다. 김성배는 "지난해 가을야구에 나가지 못했기 때문에 선수들 모두 올 시즌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나 뿐만 아니라 중간계투에서 뛰는 투수들 모두 순위경쟁에 힘을 보태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한편 롯데는 22일 사직구장에서 삼성 라이온즈를 상대로 후반기 일정을 시작했다. 이날 롯데는 선발 쉐인 유먼이 흔들리며 삼성에게 3-5로 패했지만 위안을 삼을 만한 부분은 있었다. 유먼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정대현, 이명우, 김성배가 삼성 타선을 상대로 3.2이닝을 무실점으로 잘 막아냈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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