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SK 김광현이 시즌 10승 고지에 오르며 팀 에이스로서의 면모를 과시했다. 김광현은 지난 26일 문학 넥센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5피안타(1홈런) 4볼넷 6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하고 시즌 10승을 달성했다. 지난해(10승 9패)에 이어 2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올리며 리그를 호령했던 좌완 특급의 위용을 되찾아가고 있다.
이날 경기서 김광현의 유일한 실점은 6회초 유한준에게 솔로홈런을 맞고 내준 것이었다. 그런데 '6회 실점'이라는 사실이 찜찜함을 남겼다. 6회만 되면 고비를 맏고 실점하곤 하는 유쾌하지 않은 징크스가 생격나고 있기 때문이다.
3회까지 노히트 피칭이었다. 1회초 1사 후 이택근에게 볼넷을 허용했으나 유한준을 초구에 유격수 병살타로 잡아내고 가뿐하게 이닝을 끝냈다. 2회 세 타자를 연속 뜬공으로 돌려세운 김광현은 3회도 삼자범퇴로 막아내고 넥센 타선을 압도했다.
4회 무사 만루 위기 탈출 장면은 압권이었다. 김광현은 선두타자 서건창에게 우전안타를 내준 뒤 이택근에게 볼넷, 유한준에게 우측 안타를 맞고 무사 만루에 몰렸다. 이날 문학구장을 찾은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도 예리한 눈빛으로 김광현의 투구와 위기시 대처 능력을 지켜봤다.
그러나 큰 위기에서도 김광현은 흔들리지 않았다. 홈런 1위 박병호에게 떨어지는 커브를 던져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낸 김광현은 홈런 2위 강정호도 4구 만에 바깥쪽 직구로 삼진 처리했다. 그렇게 넥센 중심타자들을 연속 삼진으로 솎아낸 김광현은 다음 타자 김민성을 2루수 땅볼로 돌려세우고 스스로 위기에서 벗어났다.
5회 윤석민에게 볼넷, 서건창에게 좌중간 안타를 맞아 2사 1, 2루가 됐으나 이택근을 11구 승부 끝에 2루수 땅볼로 잡아내고 실점을 막았다.
그러나 이날도 6회는 그냥 넘기지 못했다. 김광현은 2-0으로 앞선 6회초 넥센 선두타자 유한준에게 솔로홈런을 허용했다. 풀카운트에서 7구째 던진 127㎞ 몸쪽 슬라이더가 좌월 홈런으로 연결됐다.
김광현은 곧이어 박병호에게 내야안타를 허용하면서 흔들리는 듯했다. 김민성의 볼넷 출루로 이어진 1사 1, 2루에서 윤석민의 땅볼 타구를 유격수 김성현이 병살로 연결하지 못해 2사 1, 3루 위기가 이어졌다. 그래도 김광현은 집중력을 발휘, 박헌도를 유격수 땅볼로 처리하고 추가 실점 없이 6회를 마쳤다.
김광현은 올 시즌 6회에 유독 약한 모습이다. 6회 피안타율이 2할9푼4리로 가장 높았다. 피출루율 역시 4할로 6회가 가장 좋지 않았다. 초반에 상대 타선을 잘 막아내다가도 한계 투구수가 다가오는 6회 즈음이면 위기를 자초하거나 실점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날 김광현은 2-1 리드 상황에서 물러났고, 이어 등판한 윤길현과 울프가 나란히 무실점 역투를 펼쳐 김광현의 10승을 지켜줬다.
'6회 징크스'만 없다면 김광현의 존재감은 더욱 커지고 강해질 수 있다.
조이뉴스24 인천=한상숙기자 sk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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