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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의 또 다른 고민거리 '줄부상'


손아섭·신본기·히메네스·용덕한 등 연달아 다쳐 '한숨'

[류한준기자] 롯데 자이언츠는 2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전에서 평소와 다른 선발 라인업을 선보였다. 투수에서 야수로 포지션을 바꾼 선수 두 명이 함께 선발 출전 명단에 들어가는 등 최상의 전력이 아니었다.

좌익수 김대우와 우익수 하준호가 이날 경기에 선발 출전했다. 김대우는 7번, 하준호는 9번 타순에 각각 나왔다. 김대우는 투수에서 야수로 전향한 지 시간이 꽤 지난 편이다. 그는 지난해 시범경기와 시즌 초반 4번타자로도 나선 적이 있어 팬들에게는 익숙한 편이다. 그러나 하준호는 아직 낯선 얼굴이다.

하준호는 경남고를 나와 지난 2008년 투수로 롯데에 입단했다. 투수로 이렇다 할 활약이 없었던 그는 지난해 마무리 캠프에서부터 외야수로 포지션을 변경했다. 마운드 대신 그라운드로 나가 포구와 송구 훈련을 시작했고 타석에도 섰다.

하준호는 투수로 뛰던 지난 2009년 대주자로 나와 1득점을 올린 특이한 기록이 있다. 2009년 4월 2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경기였다. 그러나 지난해까지 타석에 설 수 있는 기회는 없었다. 하준호는 올 시즌 퓨처스(2군)리그에서는 지금까지 48경기에 나와 타율 2할1푼1리 2홈런 12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타율은 낮지만 볼넷을 골라낸 숫자가 눈에 띈다. 하준호는 볼넷 26개로 김대우(27볼넷)에 이어 퓨처스에서는 팀내 두 번째로 많은 볼넷을 얻어냈다. 하준호는 이날 야수로는 처음 1군 무대 데뷔전을 가졌고 첫 안타까지 쳤다.

그런데 롯데가 김대우, 하준호를 한꺼번에 선발 라인업에 넣은 것은 피치못할 사정이 있어서다. 롯데는 현재 부상병동이나 마찬가지다. 주전 우익수 손아섭이 옆구리를 다쳐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여기에 유격수 자리는 올 시즌 돌아가면서 부상 선수가 나오고 있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주전 유격수로 낙점했던 박기혁이 SK 와이번스와 연습경기에서 손가락이 골절되는 부상을 당했다. 그리고 박기혁의 빈 자리를 잘 메웠던 문규현도 지난 6월 손가락이 부러지는 부상을 당했다. 문규현을 대신해 쏠쏠하게 활약했던 신본기도 옆구리를 다치는 바람에 지난 26일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외국인타자 루이스 히메네스도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리고 있다. 히메네스도 시범경기 도중 햄스트링을 다쳐 정규시즌에 지각 데뷔했다. 4, 5월에는 중심타자 노릇을 톡톡히 했으나 6월 손가락을 다친 뒤부터 컨디션이 뚝 떨어졌다.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되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왼쪽 무릎 통증을 호소하며 경기에 나오지 못하고 있다.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다.

여기에 부상 당한 강민호를 대신해 안방마님 노릇을 했던 용덕한까지 26일 LG전에서 홈 수비 과정에서 주자 정성훈과 부딪혀 타박상을 입었다. 그나마 강민호가 27일 1군 엔트리에 다시 포함돼 한숨 돌릴 수 있었다.

하지만 중심타자인 손아섭과 히메네스가 빠진 롯데 타선은 어딘가 허전하다. 김시진 롯데 감독은 27일 선발 라인업을 놓고 고민을 많이 했다. 대체 선수를 투입하기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롯데는 원래 이동일이었던 28일에도 LG와 우천 연기된 경기를 치른다. 이어 29일부터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 주중 3연전을 갖는다. 이번 주말 3연전 일정이 없는 것이 현재 롯데 입장에서는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롯데가 4위 경쟁에서 밀려나지 않기 위해서는 이번 네 차례 경기 결과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주축 선수들의 줄부상이라는 암초를 만났다. 이 고비를 어떻게 버티고 넘기느냐가 최우선 과제가 됐다. 롯데는 27일 LG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황재균의 결승 홈런으로 5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연패는 끊었지만 선수들의 잇따른 부상 때문에 김시진 감독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조이뉴스24 잠실=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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