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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중 "예전엔 응석쟁이 배우…시야 넓어졌다"(인터뷰)


"백진희와 멜로, 조금 더 완성도 높았더라면"

[이미영기자] 드라마 '트라이앵글'에 대한 호불호는 갈렸지만, 배우 김재중의 연기력에 대한 이견은 없다. 김재중에 의한, 김재중을 위한 드라마였다.

지난 29일 종영한 MBC 월화드라마 '트라이앵글'은 작품성과 화제성을 두루 살펴봤을 때 실패작에 가깝다. 드라마를 향한 잔혹한 평가 속에서도 김재중만큼은 빛났다. 연륜의 이범수도 떠오르는 신성 임시완도 잘했지만, 그래도 드라마의 최고 히로인은 김재중이었다.

드라마 종영 후 김재중을 만난 후에야 고개가 끄덕여졌다. 여느 작품과 달리 유독 빠져나오기 힘들 정도로 허영달에, 장동철에 오롯이 몰입했던 5개월이었다. 정신적 스트레스도, 온 몸의 감각도 드라마에 초점이 맞춰져있었다. 눈물이 끝없이 쏟아지는 날도 있었다.

김재중은 "첫 주연 드라마라 다른 작품들보다 표현할 수 있는 것이 많았다. 분량이 많거나 육체적으로 힘들면 조금 줄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법도 한데, 욕심이 많았다. 26회로 끝나는 것도 개인적으로 아쉬웠다"고 말했다.

물론 드라마에 100% 만족하는 것은 아니다. 드라마에 대한 애정이 컸던 만큼 아쉬운 점도 많았다. 불평이 아닌, 조금 더 완벽했으면 하는 욕심이 묻어났다.

"'트라이앵글'을 준비한 기간까지 따지면 5개월이예요. 갑작스럽게 끝난 것 같아 시원섭섭하죠. 김재중이 아니라 장동철로서 하고 싶었던 것들이 있었는데. '트라이앵글'은 소재 자체가 너무 슬프기도 하고 삼형제에 대한 스토리가 너무 슬프잖아요. 전개만 자연스러웠다면 한도 끝도 없이 슬프고 깊을 수 있는 드라마였어요. 드라마 안에 캐릭터가 너무 많았고 모든 캐릭터를 설명해야 했고. 50부작으로, 찬찬히 보여줬으면 감동의 드라마가 됐을 것 같은데 시간적인 여유가 없었던 것 같아요."

김재중은 "키스신이 한 번은 더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라며 백진희와의 멜로에 대한 아쉬움도 꺼내놨다.

"멜로에 대한 욕심이 있었어요. (백)진희와 멜로를 잘 보여주기 위해 더 연인처럼 보이고, 간질간질하게 보이기 위해 노력했었는데 영상으로 많이 보여주지 못했어요. 딱 한 번 있었던 키스신도 당일날 아침에 급박하게 찍었어요. 더 예쁘게 절절하게 찍고 싶었는데 아쉬웠죠. 한 번 더 있을 줄 알았는데 마지막이었죠."

그러나 그 모든 아쉬움을 상쇄할 만큼 '트라이앵글'은 김재중이 배우로서 큰 성장을 할 수 있게 도와준 작품이었다. 김재중은 '양아치' 허영달부터 비극적인 세 형재의 중심에 섰던 장동철에 이르기까지, 변신의 진폭이 컸던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했다.

"전혀 다른 두 인물을 연기하는 거잖아요. 2년이라는 시간 안에 캐릭터가 확 바뀌는데 힘들었죠. 허영달은 웃음이 많은 캐릭터라 촬영장에서 연기할 때 즐거웠어요. 장동철로 오면서는 웃음보다 슬픔이 많아졌죠. 울면서 연기를 하니까 스태프들하고 농담 한마디 하는 것도 힘들어지더라고요."

'트라이앵글'로 첫 주인공을 맡으면서 어깨도 무거웠을 터. 김재중은 그러나 배우들과 함께 하는 현장을 즐겼다. 시청률에 참담한 심정을 느낄 때도 웃으며 분위기를 이끌었다. 촬영장의 분위기 메이커였지만, 반대로 출연 배우들과 제작진에게 되려 힘을 받고 위로를 받을 때도 있었다.

"뻔히 서로 고생하는 것을 아니까 위로 한 번 더 해주고, 농담 한마디 더 하려고 했죠. 내 위주의 상황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같이 만들어 가려고 했어요. 오히려 제가 촬영장에서 감동을 받는 순간이 많았어요. 시청률이 조금씩 떨어지고 있었을 때였고, 대본도 늦게 나오고 잠도 못 자고 힘들 때가 있었어요. 감정적으로 힘들었는데, 제작진들이 제 얼굴 스티커가 붙은 밴드를 온 몸 곳곳에 붙이고 있더라고요. 그게 너무 감사했어요. '내가 혼자서 발악하는 것이 아니구나' '힘을 받을 수도 있구나' 싶었어요."

가장 큰 변화는 주인공으로서의 책임감과 연기를 하는 자세다. 주인공의 우쭐함 혹은 자만감과는 성질이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이전에도 작품을 하나 하나 하면서 어떻게 됐던 간에 성장을 했지만, 이번에는 연기를 하는 자세를 배운 것 같아요. 배우로 가는 과정이 혼자만의 길이라고 생각했어요. 첫 주연 작품이었기 때문에 주변에 있는 모든 것에 대한 시야가 많이 넓어졌어요. 나 혼자 해야할 것에 대해 힘들어하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 부담도 그 이상으로 가져야 되는 거였더라고요. 진짜 예전엔 응석쟁이나 마찬가지였죠(웃음). 진짜 좋은 배우들이 많아서 고마웠어요."

가수로 데뷔한지 올해로 10년. 부지런히 달려온 삶에, 연기가 갖는 의미가 커졌다.

"제 삶에 연기라는 재미있는 소재가 생겼어요. 한가지만 하고, 반복되는 삶은 재미 없잖아요. 많은 감정을 느끼면서 사는 것이 결코 지루하지 않을 것 같아요. 물론 이것으로 스트레스도 받고 더 힘든 날도 올 것이라고 생각해요. 배우들은 연기 때문에 고뇌도 하고 즐거워하지 않나요. 재미있을 것 같아요."

'트라이앵글'을 마친 김재중은 곧바로 JYJ 활동에 돌입한다. 지난 29일 새 앨범을 공개한 JYJ는 오는 9일 잠실 주경기장에서 컴백 콘서트를 시작으로 아시아 투어에 나선다.

조이뉴스24 이미영기자 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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