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K리그 클래식 탈꼴찌에 성공한 인천 유나이티드에는 그동안 그라운드 리더가 없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올 시즌을 앞두고 구심점이었던 김남일이 전북 현대로 이적하면서 전체 균형이 무너진 것이다.
기대했던 베테랑 공격수 설기현은 장기 부상으로 9월에나 복귀한다. 골키퍼 권정혁은 전체를 리드하기에는 포지션 제약이라는 문제가 따른다.
그래서 모든 시선은 '풍운아' 이천수에게 쏠렸다. 그라운드 안팎에서 문제를 일으키곤 하는 이천수지만 승리욕은 그 누구보다 강하다. 이천수는 최근 들어 인천 선수단의 리더로 자리 잡으면서 동료들에게 근성을 심어주고 있다.
2일 인천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18라운드 울산 현대전도 마찬가지. 친정 울산을 상대로 이천수는 인정사정 봐주지 않고 측면을 파고들며 지속적으로 골을 노렸다. 까마득한 후배들은 그의 패스가 막히면 손짓으로 불만을 표시하는 등 이천수를 압박(?)했다.
그래도 결과는 인천의 2-0 승리였다. 인천은 6경기 무승(4무2패)에서 벗어났고 꼴찌 탈출에도 성공했다. 이천수는 영리한 움직임으로 파울을 유도하는 등 승리에 공헌했다.
경기 후 이천수는 "(설)기현이 형이 부상이고 (권)정혁이 형님이 있지만 필드 위에서는 내가 최선참이다"라며 "후배들에게 '축구는 잘하고 못하는 경기가 있다. 과거에 잘했던 경기를 생각해보자'고 말했다. 단숨에 확 좋아질 것이라고는 안한다"라며 승리를 위해 좋은 생각만 하자고 강조하고 있다고 전했다.
몸으로 보여주는 것이 가장 좋다는 그는 "백마디 말보다 몸으로 보여줘야 후배들이 더 다가올 것이라고 생각했다. 후반기에 더 좋아질 것으로 느낀다"라며 인천의 미래에 긍정적인 시선을 보냈다.
그라운드에서 선, 후배는 없다는 이천수는 "후배들에게 표현을 하라고 했다. 대화가 필요하고 그렇게 했다. 전보다는 더 나아지지 않을까 싶다.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하면 더 잘 할 수 있다"라며 반전의 계기가 마련됐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날 2도움을 기록한 미드필더 구본상도 "그라운드에서 선, 후배 없이 경쟁하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전제한 뒤 "지난해 (김)남일이 형의 리더십에 기댔던 것이 사실이다. 올해는 그런 사람이 없었다. 그러나 천수 형이 좋은 말을 해주고 있고 나름 잘 배우고 있다"라며 리더십 공백이 메워지고 있음을 전했다.
강등권 탈출에 대한 자신감도 내비쳤다. 그는 "이 팀에서 많은 경험을 해봤다. 그 경험을 토대로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겠다"라고 큰소리를 쳤다.
조이뉴스24 인천=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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