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류현진(27, LA 다저스)은 역시 상황을 가리지 않았다. 주전들의 공백에도 흔들림없이 제 몫을 해냈다.
류현진은 3일(이하 한국시간) LA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2실점 호투를 펼쳤다. 2-2 동점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와 승리투수가 되는 데는 실패했지만 자신의 진가를 톡톡히 드러낸 경기였다.
7이닝 동안 안타 9개와 볼넷 1개를 내주며 많은 출루를 허용한 류현진은 6개의 삼진에 병살타 2개를 곁들이며 실점을 최소화했다. 특히 경기 중반부터 최고 88마일(약 142㎞)에 이르는 고속 슬라이더를 선보이며 컵스 타선을 틀어막았다. 시즌 13승 달성에는 아쉽게 실패했지만, 평균자책점은 3.44에서 3.39로 끌어내렸다. 또한 4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이날 다저스는 주전들을 대거 제외한 채 컵스를 상대했다. 중심 타자인 아드리안 곤살레스, 야시엘 푸이그는 물론 주전 포수 A.J 앨리스도 선발 명단에서 제외됐다. 곤살레스와 푸이그는 가벼운 부상으로, 앨리스는 휴식 차원에서 이날 경기에 빠지게 됐다.
류현진에게는 불리한 조건이었다. 곤살레스와 푸이그가 빠진 타선은 중량감이 떨어질 수 밖에 없고, 배터리도 익숙한 포수가 아닌 드류 부테라와 구성해야 했기 때문. 실제로 중심타자 두 명이 빠진 다저스 타선은 류현진에게 확실한 득점 지원을 해주지 못했고, 류현진과 부테라도 경기 초반 몇 차례 호흡이 맞지 않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류현진은 제 갈 길을 갔다. 1회초 아직 몸이 덜 풀린 듯 2루타와 적시타를 허용하며 선취점을 빼앗겼지만 이닝을 거듭할수록 안정감을 되찾았다. 4회초 처음으로 삼자범퇴를 기록한 뒤 5회와 6회에는 병살타를 유도해내며 손쉽게 이닝을 끝내다. 7회초에도 마운드에 올라 알칸타라에게 동점 3루타를 내준 장면이 아쉬울 뿐이었다.
투수는 민감한 존재다. 약간의 변화에도 크게 반응할 수 있다. 전담포수를 요구하는 투수들이 간혹 존재하는 것도 그런 이유다. 그러나 류현진은 지난 6월12일 신시내티전 이후 9경기만에 부테라와 배터리를 이뤄 큰 불편함 없이 자기 공을 던졌다. 덕분에 앨리스는 꿀맛같은 휴식을 취하며 다음 경기를 위한 충전을 할 수 있게 됐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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