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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마 한교원, 최강희 감독 손길로 섬세해지다


성남전 1골 1도움, 폭풍 드리블에 시야까지 장착

[이성필기자] 전북 현대는 올 시즌을 앞두고 인천 유나이티드에서 중앙 미드필더 김남일(37)과 측면 공격수 한교원(24)을 영입했다. 더블스쿼드 구축의 정점을 찍는 영입이었다.

기대감은 김남일에게 더 쏠렸다. 중량감에서 한교원보다 훨씬 앞선데다 김상식의 은퇴로 김남일의 역할이 큰 것도 사실이었다. 한교원이 인천에서 측면 요원으로 나름의 역할을 해줬다고는 하지만 전북의 치열한 팀내 생존경쟁에서 살아날 수 있을지가 불확실했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여니 한교원이 기대 이상의 활약을 해줬다. 시즌 초반에는 플레이의 기복이 심했고 인천에서 길들여진 습관으로 인해 애를 먹었다. 스피드와 드리블이 일품이지만 경주마처럼 옆을 돌아보지 않고 앞만 보고 가는 공격수로 반쪽 선수라는 평가를 피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브라질월드컵 휴식기 이후 한교원은 180도 달라졌다. 드리블을 효율적으로 하면서 동료의 움직임도 살피는 멋진 윙어로 거듭났다. 최강희 감독은 한교원에게 집요할 정도로 간결한 플레이를 요구했다. 제대로 파고들지 않아 상대의 수비에 차단 당하면 역습을 허용할 수 있는 취약점이 있기 때문이다.

놀랍게도 한교원은 골을 넣는 윙어가 됐다. 단 두 골에 그쳤던 득점력도 월드컵 휴식기 이후 치른 7경기에서는 4골 2도움으로 효율적인 날개 요원이 됐다.

좋은 활약에도 최강희 감독은 만족을 몰랐다. 9일 성남FC와 K리그 클래식 20라운드를 치르기 위해 탄천종합운동장을 찾은 최 감독은 "한교원은 앞 사람하고만 겨루려고 한다"라고 아쉬운 면을 지적했다. 드리블에 대한 자신감이 너무 크다보니 주변 동료를 살피지 못한다는 뜻이었다.

드리블을 열심히 하다보니 엔드라인까지 파고드는 좋지 않은 습관이 자주 나온다는 것이다. 최 감독은 "(윙어는) 패스와 드리블, 가로지르기(크로스)를 다 잘해야 한다. (한교원이) 근성이 있기는 한데 패스로 경기 운영을 해줘야 한다. 인천에서의 습관이 아직 남아 있는데 경기 운영 능력을 향상시켜야 한다"라고 주문했다.

최 감독의 일리있는 지적을 들었을까. 한교원은 이날 성남전에서 팀이 자신에게 원하는 바를 제대로 보여줬다. 전반 14분 카이오의 선제골에 절묘한 패스로 도움을 기록했다. 수비수에 살짝 맞고 꺾이는 운도 따랐지만 엔드라인까지 가지 않고 뒤에서 파고드는 카이오의 움직임을 적절히 살펴 패스를 한 결과였다.

후반 25분에는 1-0의 살얼음 리드를 깨는 쐐기골까지 뽑아냈다. 이재성이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패스한 것을 머리로 마무리했다. 볼과 동료의 움직임을 모두 살핀 것이 멋진 골로 연결됐다. 수비적인 성남의 경기력을 제대로 깨트리는 움직임이었다. 최 감독의 자극을 잘 흡수한 한교원의 활약 덕분에 전북은 3-0으로 승리하며 1위를 지켰다.

조이뉴스24 성남=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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