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진리기자] 뻔해도 너무 뻔한 진부한 결말이었다.
12일 방송된 KBS 2TV 월화드라마 '트로트의 연인'(극본 오선형·강윤경/연출 이재상·이은진)은 해피엔딩으로 종영했다.
최춘희(정은지 분)는 일과 사랑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다 잡은 '트로트의 여왕'이 됐고, 장준현(지현우 분)은 미국에서 인기를 얻고 금의환향하며 재기에 성공한다. 박수인(이세영 분)은 자신의 죄를 뉘우치고 경찰에 자수하고, 박수인의 엄마 양주희(김혜리 분)는 구속되며 참회의 눈물을 흘린다. 엄마 오성주(이연경 분)의 죽음의 비밀이 밝혀지며 눈물로 결별했던 최춘희-장준현은 1년 후 다시 만나 행복한 미래를 약속한다.
캔디형 여주인공이 트로트로 인생 역전을 일군다는 쉽고 명쾌한 이야기를 다룬 '트로트의 연인'은 친근함이 주는 진부함이라는 덫에 빠졌다.
캔디가 등장하는 이야기의 스토리는 대충 다음과 같다. 외로워도 슬퍼도 웃는 캔디는 모든 남자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이를 무섭게 질투하는 악녀의 계략으로 위기에 빠진다. 캔디는 백마 탄 왕자님과의 사랑으로 모든 위기를 극복하지만, 이내 부모의 반대 혹은 오래 전부터 이어져 온 집안의 악연으로 이별하게 된다. 그러나 어떤 역경 속에서도 두 사람은 마침내 사랑을 이룬다. 그리고 '트로트의 연인'은 이 진부한 러브 스토리 공식에서 단 한 발짝도 더 나아가지 못했다.
'트로트의 연인'은 그나마 여주인공 최춘희 역을 맡은 정은지의 노래를 남겼다. 트로트로 성공을 꿈꾸는 최춘희를 연기한 정은지는 이미 가수로서 인정 받은 가창력으로 각종 트로트를 맛깔나게 소화하며 안방을 사로잡았다.
'트로트의 연인'을 통해 다시 한 번 화제가 된 유지나의 '고추'를 비롯해 나훈아의 '홍시', 남진의 '님과 함께', 심수봉의 '사랑밖에 난 몰라', 류계영의 '인생' 등은 정은지의 구성진 가락으로 새롭게 재탄생됐다. 정은지는 때로는 구슬픈 가락으로 안방의 심금을 울리고, 때로는 흥겨운 노래로 시청자들의 어깨춤을 자아내며 드라마의 보는 재미를 더했다.
여러모로 '트로트의 연인'은 아쉬움이 많이 남는 작품이다. 에이핑크의 멤버에서 배우로 도약 중인 정은지, 군 제대 후 처음으로 안방에 복귀한 지현우, '별에서 온 그대'로 인기 상승세를 타고 있는 신성록 등 잘 나가는 청춘 배우들이 모인 것 치고는 초라한 성적표는 말할 것도 없다. 친숙하면서도 독특한 소재인 트로트의 매력을 전혀 살리지도 못했고, B급 정서로 톡톡 튀는 재미를 줬던 극 초반과는 달리 뻔한 전개로 스토리는 힘 빠진 결말을 맞이했다.
과연 '트로트의 연인'이 이미 한국 드라마에서 너무 많이, 자주 사용돼 단물이 다 빠져버린 소재인 '얽히고 설키고 또 꼬인 가족사'를 버렸다면 과연 어떤 결말을 맞이했을까. 남들이 모두 지나가 이미 황폐해진 길을 택한 '트로트의 연인'의 선택이 아쉽다.
한편 '트로트의 연인' 후속으로는 에릭-정유미 주연의 '연애의 발견'이 방송된다.
조이뉴스24 장진리기자 mari@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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