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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 ''명량'은 졸작' 이유 "해상전투신 개연성 부족"


"역사적 상상력에 대한 개연성 아쉬워"

[정명화기자] 진중권 문화평론가 겸 동양대 교수가 영화 '명량'의 완성도에 대한 생각을 상세히 밝혔다.

진중권은 14일 자신의 트위터에 "'명량'은 졸작" 발언에 대한 나름의 근거를 게재했다. 지난 13일 방송인 허지웅을 지목한 이유에 대해 "해상전투신을 1시간 가량 지루하지 않게 끌고 나간 게 미덕이라는 말이 내게는 뜨악하게 들리는 것이고, 더군다나 그런 건 할리우드도 못할 것이라는 판단도 상식적으로 동의하기 어렵고"라고 설명했다.

진중권은 "'쌈' 구경을 기대했다가 실망들 하신 듯…영화 내적 얘기보다는 다들 외적 부분에 관심이 있는 듯. (1) 건전한 애국심론, (2) 486 세대론, 아니면 (3) 흥행비결론, 즉 '저렇게 많이 봤으니 뭔가 있음에 틀림없다'론"이라는 글을 게재했다.

그는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뉘죠. (1) 주인공의 내적 갈등과 주변인물들과의 외적 갈등을 그린 드라마, (2) 1시간이 넘는 해상전투신. '명량'은 후자에 집중하려 한 듯. 전자에 문제가 있다는 데에 대해선 이견이 없는 듯하고, 논점은 후자인데"라며 "사실 내가 이 영화를 개봉날 가서 보며 가장 기대했던 것도 그 부분의 묘사였죠. 12척의 배로 130척을 물리치는 기적에 가까운 승리에 대해 역사적 기록은 매우 빈곤하죠. 바로 그래서 그 부분을 영화적 상상력으로 채워주기를 기대한 거죠"라고 생각을 적었다.

이어 "어떻게 12척으로 130척을 물리칠 수 있느냐. 그런 기적도 현실에서 가능하다는 것을 '개연적으로' 보여줬어야 합니다. 구체적으로 (1) 전략, (2) 지형지물, (3) 무기체제, (3) 선박의 성능, (4) 병사들의 용기 등등. 그런데 영화를 보고도 특별히 남는 시나리오가 없더군요. 그냥 대장선 혼자서 죽기를 각오하고 열심히 싸웠더니 이기더라는 정도. 역사물이라면 역사적 기록의 빈 틈들을 상상력으로 메꾸어 상황에 대한 개연적 해석을 제공해 주었어야 하는데"라고 설명했다.

진중권은 허지웅의 글을 지목한 발언에 대해 "그렇기 때문에 해상전투신을 1시간 가량 지루하지 않게 끌고 나간 게 미덕이라는 말이 내게는 뜨악하게 들리는 것이고, 더군다나 그런 건 할리우드도 못할 것이라는 판단도 상식적으로 동의하기 어렵고"라고 해명했다.

김한민 감독의 전작 '최종병기 활' 발언에 대해서는 "'활'의 경우 '꽤' 괜찮은 영화라 평한 것은, 명량에 대한 비판이 감독의 역량부족을 지적하는 아니라 말하는 완곡한 방식이자, 동시에 진심도 담긴 표현이었죠. 적어도 내게 '활'은 활이라는 무기가 진정으로 무엇인지 느끼게 해주었느니까"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움베르토 에코는 '소설이나 영화의 플롯 중에서 한 에피소드에서 다른 에피소드로 넘어가는 시간이 과도하게 긴 부분은 모두 포르노'라고 말했죠. 꼭 남녀가 벗고 나오지 않아도 모든 영화는 어느 정도 포르노의 요소를 갖고 있습니다"라며 "가령 '진주만'에도 공습장면이 수십 분 넘게 나오고, '라이언 일병 구하기'에서도 상륙장전이 30분 이상 지속되죠. 사실 모든 영화는 어느 정도 포르노적 요소를 갖고 있습니다. 문제는 그 부분의 질과 양이죠. '명량'에서 저는 그저 왜 놈을 무찌르는 통쾌하고 온갖 효과를 동원하여 장쾌한, 그런 시각적 스펙터클 '이상'을 기대했으니, 당연히 실망할 수밖에 없었겠죠"라고 적었다.

진 평론가는 "며칠 전 오스트리아 친구가 나한테 "엄청난 프로파간다 영화를 봤다"고. 근데 얘길 들어 보니 "명량.' "12척으로 130척을 이긴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하더군요. 그래서 그게 구라가 아니라 사실이라고 말해 주었죠"라고 밝히고 "사실 엄청난 전적이니, 누구라도 믿기 어렵겠지만, 그래도 승리의 비결을 개연적으로 묘사했다면, 최소한 '엄청난 구라를 동원한 프로파간다 영화'라는 인상은 피할 수 있지 않았을까요"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아, 그리고 관객 천만 넘은 영화라도 트위터에 걍 한 마디로 "수작"이니 "졸작"이니 할 수도 있는 겁니다"라고 생각을 밝혔다.

조이뉴스24 정명화기자 some@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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