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혜림기자] '히든싱어3' 이선희 편이 전설적 가수 이선희의 실력과 인간미를 동시에 비췄다. 본격적인 대결이 시작되기 전, 후배 가수들과 함께 노래하며 감흥을 안기는 '국보 가수'의 모습이 브라운관을 따뜻하게 만들었다. 2년을 기다린 제작진의 정성이 그대로 반영된듯한 방송이었다.
16일 JTBC '히든 싱어' 세 번째 시즌이 첫 전파를 탔다. 방영 전부터 뜨거운 기대를 모았던 이선희 편의 첫 에피소드가 '0회 이선희 스페셜'이라는 타이틀로 안방을 찾았다. 모창 가수와 원조 가수의 본격적인 대결이 이뤄지기 전, 후배 가수들과 이선희의 합동 무대를 그렸다. 무대에 앞서 후배들은 '히든싱어' 출연 경험을 바탕으로 이선희에게 알찬 조언을 건네 훈훈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김경호와 백지영, 임창정과 송은이는 MC 전현무와 함께 녹화를 앞두고 긴장한 이선희의 솔직한 심경을 들었다. 전현무가 "이선희는 가장 섭외하고 싶은 가수 1위인 동시에 가장 모창이 힘들 것 같은 가수 1위"라고 말하자 이선희는 "'히든싱어'가 처음 만들어질 때 JTBC 국장이 찾아왔지만 당시 한 귀로 듣고 흘렸다"며 "그 때는 곡 작업 중이라 음악에 집중하고 싶었다. 모창이라기에 '코미디 아니야?' 했다"고 고백했다.
이어 "그런데 프로그램이 시작한다고 해서 '모니터는 해 드려야지' 싶어 처음 본 것이 김경호 편이었다"며 "김경호도 '이게 뭐지?' 하는 표정이었다"고 알려 웃음을 안겼다. 이선희는 "가수 입장에서 보니 속상한 면도 있었는데 더 보니 포맷이 그게 아니더라"며 "긴 시간 가수와 함께 한 팬들이 얼마나 행복할지 생각할 수 있었다"고 알렸다. 지난 2년 간 기울인 '히든싱어' 제작진의 설득과 노력이 이제야 빛을 보게 됐다.
가수들은 각자 최고로 생각하는 이선희의 히트곡 베스트4 목록을 준비해 짧지만 감동적인 무대를 꾸몄다. 백지영은 '추억의 책장을 넘기면'을 이선희의 최고 명곡으로 꼽아 원조 가수와 나눠 노래를 불렀다. 이선희는 "끼어들어 코러스를 넣으려 했지만 끼어들 틈이 없었다"는 말로 절친한 후배 백지영의 노래를 극찬했다.
김경호는 '아! 옛날이여'를 최고의 노래로 꼽아 고대하던대로 이선희와 합동 무대를 펼쳤다. 이선희와 김경호는 후렴구 화음을 맞추며 소름 돋는 하모니를 연출했다. 임창정은 '알고 싶어요'에 얽힌 자신의 추억을 알리며 직접 노래를 불러보였다.
이선희는 자리에 모인 후배들의 명곡을 스스로 꼽았다. 임창정에게는 '소주 한 잔'을 최고의 노래로 꼽아 가수에게 감동을 안겼다. MC 전현무의 제안에 이선희와 임창정이 함께 '소주 한 잔'을 부르기도 했다. 임창정은 조곤조곤 읊듯 노래를 시작하는 이선희의 목소리에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백지영의 '대시(Dash)' 역시 이선희가 꼽은 명곡이었다. 신나는 리듬과 시원한 고음 멜로디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이 곡을 이선희가 직접 그만의 스타일로 소화했다. '잊지 말아요'를 언급하면서도 드라마 OST로서 최고의 역할을 한 명곡이라 극찬했다. 이선희가 부른 '잊지 말아요'를 들은 백지영의 눈에서도 결국 감동의 눈물이 떨어졌다.
김경호의 히트곡 '나를 슬프게 하는 사람들'을 함께 부르는 이선희와 김경호의 모습 역시 명장면이었다. 후렴구에 목소리를 보탠 임창정까지, 세 가수의 하모니가 자유롭고 신선하게 다가갈 법했다.
후배 가수가 출중한 선배의 노래를 커버한 경우는 그간 방송 무대에서도 자주 볼 수 있는 사례였다. KBS 2TV '불후의 명곡'이 취한 포맷, 과거 MBC '나는 가수다'가 종종 차용했던 선곡 방식도 그랬다.
하지만 후배의 명곡을 직접 뽑으며 이를 함께 부르는 선배의 모습, "후렴구는 그 가수 고유의 목소리로 불러야 한다"며 한사코 겸손히 손사래칠 줄 아는 선배 가수의 면모에 주목한 방송은 많지 않았다. 설사 1라운드에서 떨어지진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마음 약한 모습도 여과 없이 전파를 탔다.
원조 가수와 모창 능력자의 본격적인 대결에 앞서 마련된 이날 방송은 그래서 따뜻했다. 가수 이선희의 인간적 매력을 보여줌과 동시에 후배 가수들의 노래를 즉석에서 불러도 최상의 감흥을 안기는 '국보급' 가수의 실력도 비춘 흥미로운 맛보기 방송이었다.
'히든싱어3'는 지난 2012년 12월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첫 방송을 시작했던 모창쇼 '히든싱어'의 세 번째 시즌으로, 지난 2013년 3월부터 정규 편성으로 시청자를 만났다. 시즌3 첫 게스트 이선희를 시작으로, 쿨의 이재훈, '트로트 왕자' 박현빈, 플라이투더스카이의 환희, 소녀시대의 태연 등이 모창 가수와 한 무대에 설 예정이다. 매주 토요일 밤 11시 방송된다.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