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솔직히 조금 부담이 되긴 하죠." 한송이가 2014-15시즌 소속팀 GS 칼텍스의 새 주장 자리를 맡았다.
세터 이숙자가 주장으로 오랜 기간 활동했는데 그 자리가 공석이 됐다. 이숙자는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이 끝난 뒤 선수 생활 은퇴를 선언했고 해설위원으로 제2의 배구인생을 시작했다. 원래대로라면 팀 내 두 번째 고참인 정대영이 주장을 맡아야 한다. 그러나 정대영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한국도로공사로 이적했다.
이선구 감독은 이런 상황이 되자 한송이를 새 주장으로 낙점했다. 한송이보다 나이가 많은 세터 정지윤이 있지만 이 감독은 선수단을 이끄는 역할을 한송이에게 맡겼다.
한송이는 "감독님이 '(한)송이야 네가 다음 시즌 주장이야'라고 통보를 하셨다"며 웃었다. 그는 처음에 주장자리를 고사했다. 그러나 이 감독은 '이미 새 시즌 유니폼에 마킹까지 모두 끝났다'고 말하며 강권했다. 한송이는 "그래서 한 번 맡아보자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한송이도 이제는 고참 선수가 됐다. GS 칼텍스 유니폼을 입고 뛴 기간도 꽤 됐다. 팀내 선수들 중 배유나에 이어 두 번째로 오래 됐다. 물론 정지윤이 GS 칼텍스 입단은 앞선다. 하지만 정지윤은 은퇴 후 실업코트에서 뛰다 지난 시즌 다시 팀에 복귀했다. 그래서 GS 칼텍스에서 뛴 기간이 길지 않다.
주장 자리에는 책임이 따른다. 상황에 따라 후배들에게 싫은 소리도 해야 한다. 한송이의 평소 성격과는 거리가 있다. 도로공사와 흥국생명에서 뛰며 V리그에서 연차가 쌓였어도 그는 후배들에게 쓴소리보다는 위로나 격려를 먼저 하는 스타일이다. 이런 점 때문에 주장 자리를 선뜻 맡기가 꺼려졌다.
그러나 이제는 상황을 받아들였다. 한송이는 "조금은 독해지고 코트 안팎에서 행동도 변할 것 같다"고 웃었다. 팀이 디팬딩챔피언 입장이라 이제는 정상에 도전하기보다 그 자리를 지켜야 한다. 그래서 다가올 시즌이 더 힘들어질 수도 있다.
한송이는 "선수 구성도 지난 시즌과 견줘 많이 변했다. 외국인선수도 새 얼굴로 바뀌었다"고 했다. GS 칼텍스의 '시즌 2' 준비에 한송이가 차지하는 비중은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 한송이는 예전처럼 강력한 후위 공격과 힘이 넘치는 스파이크를 자주 구사하진 않지만 실업시절을 거쳐 프로배구 원년 멤버로서 축적된 경험을 후배들에게 몸소 알려줘야 하는 입장인 것이다.
한편 한송이는 2014-15시즌 개막을 누구보다 더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친언니 한유미(현대건설)와 다시 코트에서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소속팀은 달라도 언니가 다시 코트에서 뛰게 됐다는 사실이 그렇게 기쁠 수 없다. 한송이는 "유미 언니와는 거의 매일 통화를 한다"며 "서로 안부를 묻고 그런다"고 웃었다.
한유미는 2년 동안 공백기간이 있긴 하지만 현재 순조롭게 적응 중이다. 한송이는 지난 7월 안산 상록수체유관에서 열린 2014 안산·우리카드 프로배구대회에서 코트에 복귀한 한유미의 플레이를 지켜봤다. 자신은 대표팀 소집 중이라 경기에 직접 뛰진 않았지만 관중석에서 언니를 응원했다.
한송이는 "친언니라 이렇게 이야기하는 건 아니다"라며 "웨이트 트레이닝을 더해야 하고 몸도 좀 더 만들어야 하겠지만 유미 언니가 정말 열심히 운동하고 잘 적응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언니도 친정팀으로 돌아오게 돼 마음이 더 편한 것 같다. 그 전부터 현대건설에서 선수로서 마지막을 하고 싶다는 뜻을 여러 번 내비쳤는데 잘 돼서 좋다"고 덧붙였다.
한송이는 21일 다시 진천선수촌으로 들어가 대표팀에 합류한다. 월드그랑프리 일정을 마무리한 대표팀이 AVC(아시아배구연맹)컵 참가 준비를 위해 다시 소집되기 때문이다. 그는 "AVC컵이 끝나면 이제 인천 아시아경기대회다. 대표팀이 꼭 금메달을 딸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아시안게임에서 목표를 달성한 다음에는 소속팀에 매진해야 한다. 한송이는 "아시아경기대회 금메달과 함께 GS 칼텍스의 두 시즌 연속 우승에 꼭 보탬이 되도록 하겠다"고 다시 한 번 힘주어 말했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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