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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석 사건 영화화 '제보자', 韓 사회에 던지는 의미는?


임순례 감독 "진실을 수호하려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

[권혜림기자] 영화 '제보자'를 연출한 임순례 감독이 실화를 영화화하며 느꼈던 고민과 더불어 관객에게 반드시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알렸다.

25일 서울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영화 '제보자'(감독 임순례·제작 영화사 수박)의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연출을 맡은 임순례 감독과 배우 박해일·유연석이 참석했다.

'제보자'는 줄기세포 논문 조작사건 실화를 영화적으로 재구성한 작품이다. 가려진 진실을 밝히고자 사건을 파헤치는 방송국 프로듀서의 이야기를 그린다. 지난 2005년 대한민국을 발칵 뒤집어놓았던 황우석 박사의 줄기세포 논문 조작 논란과 이를 다룬 MBC 'PD수첩'의 당시 상황에 착안해 만들어진 작품이다. '와이키키 브라더스'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남쪽으로 튀어' 등을 연출한 충무로 대표 여성 감독 임순례가 메가폰을 잡았다.

이날 임 감독은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이하 우생순)'도 '제보자'도 실화에 기반을 뒀다"며 "있는 그대로 쓴다면 픽션으로 만들 이유가 없다. 다큐로 만들면 되지 않겠냐"라고 말한 뒤 "'우생순'으로 보여주고 싶었던 것이 노장들, 아줌마들의 투혼이라는 액기스라면 이 실화에서 집중적으로 전달하고 싶었던 에센스는 과연 우리 사회에 진실을 수호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중요한지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실제 있던 사건과 극화해 차용해야 할 사건들 사이의 선택, 균형과 조화가 어려웠다"며 "생명공학이 소재인데 제가 문과 출신이고 이과에 젬병이라 그걸 공부하는 데 머리가 아팠다"고 알려 웃음을 안기기도 했다.

극 중 방송국 PD로 분한 박해일은 "시나리오를 보지 않고 출연을 결정했는데 받아 보니 이 작품이라 당황스러웠다"고 캐스팅 당시를 떠올리기도 했다. 임순례 감독 역시 제작사로부터 '제보자' 연출 제의를 받고 고민에 빠졌다고 고백했다. 그는 "사실 제작자로부터 제안받았을 때 냉큼 '하겠습니다'라는 말이 나오는 소재는 아니었다"며 "지금 이 시점에 이 영화를 만드는 것이 한국 사회에 어떤 의미가 있을까 생각했다"고 메가폰을 잡게 된 계기를 알렸다.

지난 2011월 11월 경 '제보자'의 연출을 제안받았다는 임 감독은 "2년 쯤 전 일인데, 당시 한국 사회에선 거짓이 진실보다 앞서는 현실의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며 "지금은 그것이 완전히 극대화됐다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진실이 한 사회에서 얼마나 중요하고, 이를 지키기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희생과 노력이 필요한지, 그것이 우리 사회를 어떻게 지탱시켜주는지를 말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영화의 모티브가 된 실제 사건, 그 중심에 있는 황우석 박사에겐 여전히 지지자들이 있다. 관련된 학자들 중 일부는 여전히 활동 중인 만큼 임 감독에겐 편향성을 지우려는 노력이 선행됐다. 그는 "양측 주장을 최대한 객관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어려웠다"며 "이 영화에 있어 진실에 위배되는 내용이 섞이면 안되기 때문에 저로서는 쉽지 않았던 부분"이라고 알렸다.

"어려운 것은 10년 전 있었던 일이지만 아직도 100% 완전히 끝난 사건이 아니라는 점"이라며 "많이 생존해 계긴다는 점이 민감하고 어려운 점이었다"고 고백했다. 또한 "실화 몇 퍼센트, 픽션이 몇 퍼센트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아주 중요한 학문적인, 과학적인 사실까지 변형할 수는 없다"며 "핵심이 되는 진실은 그대로 가져갔고, 극 영화다 보니 영화적 이야기들이 들어갔다"고 말했다.

이 영화의 제작과 관련해 황우석 박사의 주장을 지지하는 이들이 직접적인 관심을 드러내기도 했다는 것이 감독의 설명이다. 임순례 감독은 "아직도 (황우석 박사를) 지지하시는 분들이 남아 계시다"라며 "제가 직접 연락 받은 것은 아니고 제작사에 연락이 왔다고 한다. 영화에 대해 관심이 많으니 공정하게 객관적으로 다뤄달라는 요청이 온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한편 '제보자'에서 시사 프로그램의 PD 윤민철 역을 배우 박해일이, 줄기세포 복제 연구소의 가장 주목 받는 연구원이었지만 양심을 속일 수 없어 충격적인 제보를 하게 되는 심민호 역을 유연석이 맡았다. 논문 조작 스캔들에 휘말리는 이장환 박사 역을 이경영이 연기했다. 오는 10월2일 개봉한다.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사진 박세완기자 park9090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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