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진리기자] 드라마 '왕의 얼굴' 편성을 둘러싼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최근 KBS는 9월 첫방송되는 이동욱-신세경 주연의 '아이언맨' 후속으로 '왕의 얼굴'의 편성을 확정했다.
'왕의 얼굴' 편성에 영화 '관상' 제작사는 "KBS가 편성한 '왕의 얼굴'이 영화 '관상'의 독창적인 창작 요소를 모방했다"며 서울중앙지법에 제작 및 방송 중지 가처분 신청을 내렸다.
'왕의 얼굴'과 '관상'의 갈등은 지난 201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관상' 측은 영화 기획과 함께 드라마화를 동시에 기획하기 위해 KBS미디어와 접촉, 시나리오와 드라마 기획안을 넘겨줬으나 세부적인 계약 조건의 합의에 어려움을 겪으며 드라마화가 불발됐다.
그러나 4년 후 KBS가 '왕의 얼굴'을 편성 확정하며 갈등이 불거졌다. '관상'의 제작사 주피터필름은 드라마 '왕의 얼굴'이 '관상'의 콘텐츠를 그대로 차용하고 있다는 것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침으로 등장인물의 관상을 바꾸고, 주요 등장인물을 장님으로 만든다는 점 등 드라마의 내용이 '관상'의 내용과 똑같다고 할만큼 흡사하다는 것.
또한 자신들과 '관상'의 드라마화에 대해 논의를 했던 당사자들이 지금 그대로 '왕의 얼굴'의 기획(정해룡 CP), 극본(이향희 작가), 제작(KBS 미디어)를 맡고 있다는 점이 KBS의 부정경쟁행위의 증거라고 지적한다.
이에 대해 KBS 미디어는 "'관상'과 '왕의 얼굴'은 전혀 다른 작품"이라고 반박했다.
KBS 측은 "'왕의 얼굴'은 '관상'과 인물, 시대 배경, 플롯과 갈등 구조, 표현 방식 등이 전혀 다르다. 주인공이 왕의 얼굴은 어떤 것인지 관심을 갖고, 관상을 보는 장면이 나오긴 하지만 이런 소재는 누구나 자유롭게 창작 재료로 쓸 수 있는 부분"이라며 표절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관상' 측과 드라마화를 협의했다는 것에 대해서도 "영화 제작사로부터 드라마 기획안을 제공받거나 구체적인 제작 협의를 진행하지 않았다"며 "KBS는 영화 '관상'의 드라마화와는 별개로 작품을 개발했고, 영화 '관상' 개봉 전에 이미 기획안과 대본이 완성돼 캐스팅도 진행 중이었다"고 설명했다.
'관상' 측은 이번 KBS의 변칙 편성으로 MBC와 진행중이던 드라마화 논의가 백지화 됐다며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제작사 주피터필름 측은 "KBS가 '왕의 얼굴' 제작을 강행한다면 '관상' 드라마 제작 기회는 영영 사라지고 만다"며 "KBS가 작은 영화제작사의 간절한 외침에 아름답게 대응해주길 간절히 희망한다"고 호소했다.
한편 '왕의 얼굴' 제작 및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과 관련한 첫 심문은 오는 9월 5일 열린다. 천만에 가까운 관객을 동원한 '관상'을 둘러싼 갈등이 과연 어떻게 전개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조이뉴스24 장진리기자 mari@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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