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영웅은 위기에서 나타나 팀을 구하는 법이다. 바로 류현진(27, LA 다저스)이 그랬다.
류현진은 1일(이하 한국시간) 펫코파크에서 열린 샌디에이고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4피안타 무사사구 7탈삼진 1실점 호투를 펼쳤다. 다저스는 7-1로 승리했고, 류현진은 승리투수가 되며 시즌 14승(6패)째를 올렸다. 지난달 14일 애틀랜타전에서 부상을 당한 이후 18일 만에 치른 복귀전에서 쾌조의 컨디션을 자랑했다.
다저스에게는 귀중한 승리였다. 다저스는 전날까지 샌디에이고를 상대로 연이틀 끝내기 패배를 당하며 2연패를 기록 중이었다. 그 사이 지구 라이벌 샌프란시스코가 맹렬한 기세로 다저스를 추격해왔다. 두 팀 간의 승차는 이날 경기 전까지 2.5경기.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우승의 향방은 예측불허로 흐르고 있었다.
만일 이날까지 패했다면 다저스는 3연패가 된다. 그것도 한 팀과의 3연전을 싹쓸이패 당하는 것이다. 단순한 3연패보다 3연전을 스윕당한다는 것이 팀 분위기에는 더욱 악영향을 미친다. 더구나 2위 샌프란시스코의 추격을 뿌리쳐야 하는 상황. 이날 경기는 다저스에게 반드시 이겨야 하는 한판이었다.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등장한 것이 바로 류현진이다. 류현진은 지난달 14일 애틀랜타전에서 엉덩이 부상을 당한 뒤 부상자 명단(DL)에 올라 있었다. 이어 순조롭게 재활을 이어갔고, 드디어 이날 다시 마운드에 올랐다. 팀이 위기에 빠진 상황에서 복귀전을 치르게 된 셈이다.
하지만 위기라고 흔들릴 류현진이 아니었다. 오히려 최고의 피칭으로 팀을 위기에서 구해냈다. 1회말, 오랜만에 복귀해 몸이 덜 풀렸는지 2루타 2방을 맞고 1실점했지만, 더 이상의 추가점은 허락하지 않았다. 특히 1회말 마지막 아웃 카운트부터 6회말 선두타자 윌 베너블까지 무려 14타자를 연속해서 범타로 처리했다.
투구수 관리도 효과적이었다. 14개(1회)-7개(2회)-15개(3회)-10개(4회)-11개(5회)-17개(6회)-10개(7회)로 한 이닝에 20개 이상의 공을 던진 적이 없다. 6회 17개 던진 것이 이날 한 이닝 최다 투구수. 7회까지 투구수가 84개에 머물러 8회에도 충분히 등판할 수 있었지만, 다저스 타선이 8회초 대량득점에 성공하자 돈 매팅리 감독은 류현진에게 휴식을 제공했다.
이날 승리로 다저스는 연패에서 벗어나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 선두 지키기에 돌입할 수 있게 됐다. 영웅처럼 등장해 멋진 복귀전을 치른 류현진의 공이 크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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