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베네수엘라와의 평가전을 통해 땅에 떨어진 자존심을 어느 정도 회복한 축구대표팀이 제대로 된 시험대에 오른다. 2010 남아공월드컵 16강전에서 8강 좌절의 아픔을 안겨줬던 우루과이와의 재회다.
우루과이는 지난 5일 일본과의 평가전에서 디에고 롤란(지롱댕 보르도)과 에딘손 카바니(파리 생재르맹)을 앞세워 2-0으로 승리했다. 양팀 모두 최강 전력으로 나선 경기에서 우루과이는 일본 수비진의 뒷공간을 절묘하게 파고들며 승리했다. 일본이 볼 점유율에서 56%-44%로 앞섰다고는 하지만 결정력은 우루과이가 훨씬 좋았다.
우루과이는 롤란과 카바니 외에도 크리스티안 로드리게스(아틀레티코 마드리드), 크리스티안 스투아니(에스파뇰) 등 골 욕심이 있는 이들이 대거 출전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징계 여파로 합류하지 못한 루이스 수아레스(FC바르셀로나)를 제외해도 화력이 충분하다.
한국 입장에서는 우루과이를 상대로 맞불을 놓을지, 안정지향적인 경기 운영을 가져 갈지를 놓고 고민해야 한다. 마침, 이날 새 대표팀 수장인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경기를 관전할 예정이다. 내용과 결과가 모두 중요해진 상황이다.
영원한 숙적 일본이 패했다는 점도 은근히 신경쓰인다. 간접 비교라는 점에서 좀 더 좋은 출발에 대한 욕망이 큰 것은 당연하다.
때문에 신태용 코치의 선택에 시선이 집중된다. 신 코치는 베네수엘라전에서 4-1-2-3의 공격적인 전형에 기반을 둔 전방 압박과 빠른 공격 전개로 3-1 승리를 얻어냈다. 측면 공격수 이청용(볼턴 원더러스)이 공격형 미드필더로 이동해 이명주(알 아인)와 짝을 이뤄 좋은 움직임을 보여줬다. 소집하고 사흘 훈련을 한 뒤 만들어낸 결과 치고는 나쁘지 않았다.
신 코치는 베네수엘라전 뒤 "홈에서 두렵지 않게 원하는 플레이를 하도록 주문하겠다. 선수들의 눈빛을 보며 구상하겠지만 (베네수엘라전과) 100% 똑같다고 하지 않을까 싶다. 이청용의 경우 원위치로 이동할 것 같지만 조듬 더 고민을 해봐야 한다"라며 약간의 변화가 있겠지만 공격적인 기조는 이어갈 것임을 예고했다.
강팀에는 강하게 부딛히는 승부사 기질이 있는 신 감독의 구상이라면 다시 한 번 미드필드를 공격적인 선수로 구성할 수 있다. 이날 신 감독은 2-4로 패했던 알제리전의 기억을 되짚으며 물러서기보다는 강하게 상대하며 결과를 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국내에서 치르는 경기에서 소극적으로 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전술상 이청용이 중앙으로 이동하더라도 이명주가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서고 기성용(스완지시티)의 파트너로 킥력이 괜찮은 박종우(광저우 부리)가 나설 수 있는 상황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물론 지키기라면 투박한 한국영(카타르SC)의 출전도 있을 수 있다. 한국영은 월드컵에서 몸을 던지는 플레이로 가능성을 보여줬다.
일단 선수들의 눈빛은 살아났다. 오랜만의 A매치 연승이 가능할지도 주목된다. 한국은 지난해 10월15일 말리(3-1), 11월15일 스위스(2-1)전 이후 10개월 가까이 연승이 없다. 치유와 회복을 원하는 태극전사들이 어떤 결과를 낼 지, 우루과이전에 모든 시선이 집중된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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