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슈틸리케의 남자'에 벌써부터 관심이 집중된다.
베네수엘라, 우루과이와의 A매치 2연전이 끝났다. 한국 대표팀은 1승1패의 성적을 거뒀지만 브라질월드컵과는 다른 경기력을 보여주며 희망적인 재출발이 가능함을 알려줬다.
울리 슈틸리케(60) 새 감독 체제로의 시작을 알리면서 앞으로 어떤 축구를 구사할 지에 대해서도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슈틸리케는 자신의 스타일에 대해서는 10월 첫 A매치를 보고 확인하면 된다고 했기에 더욱 흥미로울 수밖에 없다.
이동국(전북 현대)과 이명주(알 아인)가 골을 기록하며 월드컵 대표 탈락의 아픔을 지웠다. 차두리(FC서울)는 베테랑의 힘을 보여줬다. 또, 손흥민(레버쿠젠), 기성용(스완지시티)은 두 경기를 통해 팀 전력의 핵심이라는 존재감을 확실하게 과시했다.
베테랑과 신예의 조화가 얼마나 중요한 지를 확인하면서 대표팀 구성도 변화가 점쳐진다. 신태용 코치는 "앞으로 50명에서 100명 정도의 (대표 후보군) 리스트를 만들어 감독님께 전달하려고 한다. 될 수 있으면 많은 선수를 보여주겠다. 감독님과 내가 보는 눈이 다를 수 있어서 일단은 도움을 주는데 집중하려고 한다"라며 대표팀 후보에 들 선수폭을 넓히는데 주력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앞으로 슈틸리케 감독의 애제자는 누가 될까. 일단 갈수록 기량이 무르익고 있는데다 독일어까지 가능한 손흥민은 '슈틸리케의 남자' 1순위로 보기에 무방하다. 슈틸리케 감독은 손흥민의 함부르크 입단 시절부터 소식을 알고 있다고 수 차례 언급할 정도였다. 손흥민이 브라질월드컵의 책임을 홀로 지려고 한다며 애정어린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 우루과이전이 끝난 뒤 손흥민과 따로 이야기를 나누는 등 관심을 보였다.
손흥민의 기량이 진화하고 있다는 점도 향후 대표팀의 주축이 되기에 충분하다. 욕심을 낼 때는 거침없는 드리블과 슈팅으로 자신의 장기를 보여주면서도 이타적이 돼야 할 때는 패스로 기회를 내주는 등 팀플레이의 정석을 보여줬다.
슈틸리케 감독은 "독일에 있는 5명, 잉글랜드에 있는 5명은 파악하기 쉽다"라며 유럽파들을 따로 언급하기도 했다. 국가대표에서 부침을 겪으며 무서운 성장세에 놓인 손흥민의 중용은 필수불가결이다.
기성용은 이번 2연전에서 전술 변화를 무난하게 수행하며 슈틸리케 감독의 눈도장을 찍었다. 중앙 미드필더에서 플랫3의 가운데인 스위퍼이자 리베로같은 역할도 충실하게 해냈다. 슈틸리케 감독이 "기성용은 정말 좋은 선수다. 후방은 물론 미드필더로 뛸 수 있다. 경기 막판에는 공격수로도 뛸 수 있다"라며 그를 주의깊게 살폈음을 강조했다.
차두리(FC서울)도 여전한 기량을 뽐내며 어필했다. 스스로는 대표팀에 계속 선발되는 것이 후배들의 자리를 뺏는 것 아닌가라며 의문문을 던졌지만 모범적인 자세로 선참의 리더십을 전파했다. 독일어를 자유롭게 구사해 선수단의 의사를 슈틸리케 감독에게 직접 전달하기에도 무리가 없다.
이들 외에도 슈틸리케 감독은 K리그는 물론 23세 이하(U-23) 등의 선수들을 살피겠다며 국내 선수 발굴을 약속했다. 2002 한일월드컵에서 무명의 박지성, 송종국 등이 거스 히딩크 감독의 남자가 됐듯이 한국 축구를 이끌 의외의 인물이 탄생할 지도 지켜 볼 일이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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