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혜림기자] 줄기세포 조작 논란을 영화화한 '제보자'의 임순례 감독이 황우석 박사의 비호 세력으로부터 방해를 받지 않았다고 알렸다.
16일 서울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영화 '제보자'(감독 임순례/제작 영화사 수박)의 언론·배급 시사가 진행됐다. 연출을 맡은 임순례 감독과 배우 박해일·유연석·이경영·류현경·송하윤이 참석했다.
영화는 지난 2005년 대한민국을 발칵 뒤집어놓았던 황우석 박사의 줄기세포 논문 조작 논란과 이를 다룬 MBC 'PD수첩'의 당시 상황을 재구성한 픽션이다. '와이키키 브라더스'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남쪽으로 튀어' 등을 연출한 감독 임순례가 메가폰을 잡았다.
사건 당시는 물론이고, 황우석 박사의 편에서 그의 주장을 비호하는 집단은 여전히 있다. 영화 제작을 둘러싸고 이들의 반발이 있지는 않았냐는 질문에 임 감독은 "방해나 어려움을 많이 받지 않았다"며 "내적인 준비에만 어려움이 있었고 외부적으로는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답했다.
그는 "배우들의 팀워크가 좋아 현장에서 별로 신경쓸 것이 없었다. 아주 수월했던 현장이었다"고 돌이키며 "현장에 와서 즐겁게 해 준 이경영, 한 번도 개인적으로 고마웠다는 말을 해본 적 없었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이어 "다른 배우들도 그렇다. 이렇게 좋은 현장 분위기를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행복했다"고 덧붙였다.
임순례 감독은 극 중 황우석 박사를 모티브로 삼아 만들어진 이장환 박사(이경영 분) 캐릭터에 대해 직접 설명하기도 했다. 영화에서 이장환 박사는 줄기세포 조작 논란의 중심에 서기까지 느꼈던 인간적 고뇌와 갈등을 어렴풋이 드러내 관객에게 새로운 감상을 안긴다. 픽션이기는 하지만 실화를 소재로 한 이야기, 실존 인물을 모델로 한 캐릭터라 더욱 시선을 끈다.
이장환 캐릭터는 임 감독에게 가장 까다로운 인물이기도 했다. 임 감독은 "단순히 이 캐릭터를 사기꾼 혹은 악인으로 그리기보다 입체적으로 해석되길 바랐다"며 "그 역시 인간적 고민이 있었을 것이고 그의 행동에도 이해할 수 있는 구석이 있는 인물로 그려지길 바랐다"고 답했다.
이어 "처음부터 선악이 분명히 드러나는 캐릭터로 그려서 관객이 한 번에 예단하게 만들기보다 끝까지 다각도로 해석될 수 있는 여지를 가진 인물로 비춰지길 바라며 각색했다"고 덧붙였다.
실제 사건 속 황우석 박사와 비교해, 이장환 캐릭터는 새로이 창조된 인물이다. 임순례 감독은 "실제 인물과는 당연히 다르다"며 "실제 그 분을 연상할 수 있겠지만, 그 장면 하나가 그 분에게 면죄부를 주지는 않는다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영화를 전체적으로 봤을 때 그렇다"며 "혹여 그렇다면 그것은 100% 이경영이 연기를 너무 잘 했기 때문이다. 이경영이 책임을 뒤집어써야 할 것 같다"고 재치있게 말했다. 뒤이어 "(사건이) 개인의 잘못이라기보다 한국 사회의 총체적 잘못이라는 점에서 그 장면이 조금의 설명이 되길 바랐다"고 알렸다.
극 중 시사 프로그램의 PD 윤민철 역을 배우 박해일이, 줄기세포 복제 연구소의 연구원이었지만 양심을 속일 수 없어 충격적인 제보를 하게 되는 심민호 역을 유연석이 맡았다. 논문 조작 스캔들에 휘말리는 이장환 박사 역을 이경영이 연기했다. 오는 10월2일 개봉한다.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사진 박세완기자 park9090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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