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의 침대축구 원천봉쇄한 김승대의 선제골

[이성필기자] 다재다능한 김승대(포항 스틸러스)가 또 한 번 일을 저질렀다.

김승대는 17일 안산 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A조 조별리그 사우디아라비아아의 2차전에서 전반 12분 선제 결승골을 넣으며 한국의 1-0 승리를 이끌었다. 이 골로 한국은 2연승을 거두며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이날 김승대는 원톱 김신욱(포항 스틸러스) 아래 처진 공격수로 출전했다. 말레이시아와의 1차전에서도 3-0 승리에 물꼬를 트는 골을 넣었던 김승대는 이날 역시 승리를 부르는 파랑새가 됐다. 이광종호 승선 후 5경기 5골이라는 기록도 만들었다.

킥과 공간 침투를 두루 잘 해내는 김승대는 시작부터 빛났다. 전반 12분 왼쪽 코너 부근에서 볼을 받아 나온 뒤 그대로 골문을 향해 오른발로 가로지르기를 시도했다. 운이 따른 듯 볼이 한 번 그라운드에 튕겼고 절묘하게 골키퍼 옆으로 지나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볼의 높이를 절묘하게 조절하는 능력이 돋보인 장면이었다.

김승대의 진가는 전반 19분 김신욱이 부상으로 그라운드를 떠난 뒤 더욱 빛났다. 제로톱의 최전선에 선 김승대는 공격 2선에서 연결되는 볼을 한 번도 놓치지 않았다. 상대가 지능적으로 몸싸움을 걸어오는 등 혼란을 주려고 해도 미꾸라지처럼 잘 빠져나갔다.

이광종 감독은 전방에서 김승대를 자유롭게 움직이도록 했다. 측면에서 충분히 지원 사격이 이뤄지는 만큼 김승대의 결정력을 믿은 것이다. 김승대는 이종호, 김영욱 등에게 몇 차례 좋은 패스를 연결하며 이타적인 플레이를 보여주기도 했다.

사우디전은 조별리그에서 가장 까다로운 경기였다. 하지만, 김승대의 한 방이 한국에 이른 리드를 안기며 침대축구로 대표되는 중동 특유의 시간 끌기 전술이 구사될 틈을 주지 않았다. 깔끔하게 사우디를 굴복시킨 김승대의 골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