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우승은 소프트뱅크에도, 이대호에게도 간절하다.
소프트뱅크는 지난해 퍼시픽리그 6개 팀 중 4위에 그쳤다. 2008년 이후 5년 만에 B클래스(4위 이하)로 떨어지는 수모를 당한 소프트뱅크는 올 시즌을 앞두고 이대호와 브라이언 울프, 데니스 사파테 등 외국인 선수를 대거 영입해 반격을 준비했다.
특히 공석과 같았던 4번타자 자리를 꿰찬 이대호에 대한 기대가 컸다. 지난해 소프트뱅크는 윌리 모 페냐, 브라이언 라헤어, 마쓰다 노부히로, 야나기타 유키, 우치카와 세이치 등 5명의 선수가 돌아가며 4번타자를 맡았지만 만족스러운 성적을 낸 선수가 없었다. 팀 타율(2할7푼4리)과 득점(660개) 모두 리그 1위였지만 안정적으로 타선의 중심을 지켜줄 붙박이 4번타자가 없었던 것이 힘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 주요 이유가 됐다.
소프트뱅크의 4번 갈증을 이대호가 풀었다. 이대호는 올 시즌 팀이 치른 134경기에 모두 출전해 타율 3할5리 17홈런 64타점을 기록 중이다. 오릭스 시절이던 2012년 타율 2할8푼6리 24홈런 91타점, 2013년 타율 3할3리 24홈런 91타점을 기록했던 이대호가 일본 무대에서 3년 연속 소속팀 4번타자로서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특히 최근 타격 페이스가 가파르다. 이대호는 6월 4할의 매서운 방망이를 휘두르다가 7월 타율이 2할2푼3리로 떨어져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8월 들어 타율을 3할3푼9리로 끌어올리면서 흐름을 되찾았다. 이대호는 9월에는 14경기에서 타율 3할1푼5리 4홈런을 기록했다.
지적을 받았던 저조한 득점권 성적에서도 자존심을 회복했다. 이대호는 최근 오릭스전에서 두 경기 연속 홈런 포함 3타점씩을 기록했다.
16일에는 상대 배터리가 3번 타자 우치카와 세이치를 고의 4구로 거르고 이대호와 승부하자 좌측 담장을 넘기는 스리런 홈런을 터뜨리면서 4번타자의 체면을 세웠다. 이날까지 이대호가 홈런을 때린 경기에서 소프트뱅크는 12승 3패 1무의 호성적을 올렸다. 소프트뱅크는 5-0으로 승리를 거두고 2위 오릭스와의 승차를 4.5경기 차로 벌렸다.
이대호는 17일에도 0-2로 끌려가던 4회 동점 중월 투런포를 날렸다. 그러나 팀이 4-10으로 패해 이대호의 활약은 빛이 바랬다. 17일 경기 패배로 소프트뱅크는 오릭스와 다시 3.5경기 차가 됐다. 만약 이날 소프트뱅크가 이겼다면 우승 매직 넘버 카운트다운을 시작할 수 있었다. 이대호는 "팀이 지면 홈런도 소용없다"면서 4번타자다운 책임감을 보였다.
이대호가 있어 소프트뱅크의 우승 도전은 여전히 희망적이다. 소프트뱅크는 18일 교세라돔에서 오릭스와 3연전 마지막 경기를 갖는다. 이대호는 친정팀 오릭스와 만나 가장 많은 6개의 홈런과 12타점을 뽑아냈다. 교세라돔에서도 타율 3할4푼9리로 3홈런 8타점으로 강했다.
조이뉴스24 한상숙기자 sk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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