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세계신' 北역도 "사상 담은 달걀로는 바위도 깬다"

[정명의기자] 북한 역도 선수들의 세계신기록 비결은 '사상의 힘(?)'이었다.

북한 국가대표 역도선수 엄윤철(23)과 김은국(26)의 세계신기록 달성 기념 기자회견이 23일 인천시 연수구 송도동에 있는 인천아시안게임 메인프레스센터(MPC)에서 진행됐다. 두 명의 역도 선수는 김정은 국방위원장의 이름을 수 차례 언급했다.

먼저 지난 20일 남자 56㎏급 용상에서 세계신기록(170㎏)을 수립한 엄윤철은 취재진에 거꾸로 질문을 건넸다. "달걀로 바위를 깰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이었다.

이어 엄윤철은 "위대한 김정은 원수님께서는 달걀로 바위를 깰 수 없지만 달걀에 사상을 넣으면 바위를 깰 수 있다고 하셨다"며 "우리는 그런 사상 덕분에 아시안게임에서 세계신기록을 세우고 인공기를 휘날리고 (북한의) 애국가를 울리게 된 것이다. 그것이 바로 힘의 비결"이라고 말했다.

21일 62㎏급 인상(154㎏)과 합계(332㎏)에서 세계신기록을 세운 김은국의 반응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김은국은 "의무교육의 혜택 아래 10년 정도 훈련을 해왔는데 허리 때문에 고통을 많이 겪었다"며 " 그러나 고통을 헤아려주신 최고사령관 김정은 동지님의 많은 사랑과 배려로 오늘 이렇게 큰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러나 한국과 관련한 질문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반응이었다. 김은국은 한국에 온 소감과 한국 생활에 대한 질문에 "우리는 선수다. 경기하러 왔다"며 "그 이상은 생각해본 적 없다. 불편한 점도 없다"고 짧게 말했다. 엄윤철도 한국 응원단의 열럴한 응원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감사드린다"고 말할 뿐이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은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와 스위스 시계 브랜드 티쏘가 함께 연 것으로 두 선수에게는 고급 스포츠 시계가 증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