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혜림기자] 배우 정우성이 아시아 배우들의 할리우드 시장 진출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밝혔다.
24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마담 뺑덕'(감독 임필성/제작 동물의 왕국) 개봉을 앞둔 배우 정우성의 라운드 인터뷰가 진행됐다.
극 중 심학규로 분한 정우성은 벗어날 수 없는 독한 사랑과 욕망에 휘말려 모든 것을 잃어가는 주인공의 모습을 그렸다. 데뷔 20년을 맞은 그는 이번 영화를 통해 처음으로 과감한 노출 연기에 도전했다. 사랑과 욕망을 오가는 영화 속 심학규의 다채로운 감정을 강렬하게 그렸다.
이날 정우성은 '마담 뺑덕' 작업에 대한 소회는 물론, 할리우드 시장으로 눈을 돌리지 않았던 이유에 대해 솔직한 속내를 밝히기도 했다.
지난 2013년 영화 '감시자들'의 흥행을 시작으로 올해 개봉한 '신의 한 수'와 개봉을 앞둔 '마담 뺑덕', 주연과 제작을 동시에 맡은 '나를 잊지 말아요' 작업까지 쉼 없이 충무로를 종횡무진해 온 정우성은 한국을 대표하는 배우로 손꼽을 만하다. 그러나 뭇 인기 배우들과 달리 할리우드 진출에 대한 소식은 없었던 터. 이에 대해 정우성은 "그것이 배우로서 궁극적 목표가 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망설임 없이 답했다.
그는 "이런 저런 것이 이야기되긴 했다"며 "물론 각자의 선택이고 각자에게 이유가 있겠지만 할리우드는 백인 위주 사회다. 백인이 주인공을 할 수밖에 없지 않나"라고 말했다. 이어 "저는 주인공이고 싶다"며 "아시아 배우들이 할리우드에 가서 꼭 단역으로 혹은 악역으로 나서며 할리우드 진출을 목표로 삼고 지향해야 하는지는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흔들림 없이 답을 이어가면서도 정우성은 이미 할리우드에서 활약하고 있는 배우들의 선택 역시 존중했다. 그는 "좋다 혹은 나쁘다는 이야기가 아니다"라며 "그렇지 않은 배우도 있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라고 알렸다. 주인공 제의엔 수락할 의향이 있는지 묻자 "주인공으로 불러줄 것 같지는 않다. 바라지도 않는다"고 소탈하게 웃어보였다.
극 중 정우성은 술과 여자, 도박에 집착하는 베스트셀러 작가 겸 대학 교수 심학규로 분해 '나쁜 남자'의 일면을 그리기도 했다. 배우 정우성이 집착하는 대상이 있는지 묻자 예상할만한 답을 내놨다. 그는 밝은 얼굴로 "영화에 매달린다"고 답했다. 이어 "영화에 집착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며 "선배로서, 연기할 때 더 과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캐릭터의 옷을 입고 카메라 앞에서 그것을 믿고 최선을 다할 때 배우의 본질이 빛난다"고 덧붙였다.
"후배들에게 그런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선배가 되고 싶다"는 정우성은 "자칫 잘못하면 '척' 하는 연기만 할 수 있는데 이를 경계해야 한다"며 "배우로서 빛을 발할 때 스타가 되며, 그 값어치가 크게 보이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런 본보기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영화에 집착한다"고 말했다.
'마담 뺑덕'은 고전 '심청전'을 현대로 옮겨와 주인공들 사이를 집요하게 휘감는 사랑과 욕망, 집착을 치정 멜로로 풀어낸다. 모든 것을 걸었던 사랑에 버림받고 복수에 눈을 뜨는 덕이 역을 이솜이 연기했다. 학규의 딸 청이 역은 신예 박소영이 맡았다. 임필성 감독이 연출했으며 오는 10월2일 개봉한다.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사진 정소희기자 ss082@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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