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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파 딜레마', 슈틸리케호에는 없다


슈틸리케 감독 선언 "경기 나서지 못하면 대표팀 발탁 없다"

[최용재기자] '유럽파 딜레마'는 한국 축구의 풀리지 않는 숙제였다.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들이 고민하고 또 고민했지만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유럽파 딜레마'는 축구의 대륙 유럽에 진출한 한국 선수를 대표팀에 얼마나 차출하고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대한 고민이다.

물론 유럽파 선수들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한국 축구의 전력과 발전에 도움이 될 수밖에 없다. 유럽에 진출한 선수들은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았기에 유럽 클럽으로 갈 수 있었다. 한국에서 최고의 선수로 인정받은 선수들이 대부분이다.

이들의 재능과 역량은 당연히 인정해줘야 한다. 국내에서 활약하는 선수들보다 더 높은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이런 자원을 국가 대표팀에서 활용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한국 축구의 소중한 자원이다.

그런데 문제는 유럽파가 소속팀 경기에 꾸준히 출전하고 있느냐다. '유럽파 딜레마'도 여기서 시작된다. 축구의 대륙 유럽은 만만한 곳이 아니다.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들이 모인 무대다. 조금만 경쟁에서 뒤처진다면 경기 출전 기회는 주어지지 않는다. 한국 축구선수로서는 살아남기 쉽지 않은 곳이다.

그래서 소속팀 경기에 꾸준히 출전하지 못하는 유럽파 선수들을 많이 봐왔다.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면 몸상태, 경기 감각이 저하될 수밖에 없다. 경기력에 문제가 생길 것이 자명하다. 분명 재능을 인정받은 선수인데도 경기에는 자주 나서지 못한다.

이런 유럽파를 재능만을 보고 대표팀에 뽑아야 하는 것일까. 아니면 현재 상태를 보고 대표팀에서 제외해야 하는 것일까. 경기를 뛰지 못하는 유럽파냐, 경기에 꾸준히 나서는 국내파냐. '유럽파 딜레마'의 핵심이다.

이 딜레마를 풀 사람은 대표팀 감독뿐이다. 지금껏 한국 대표팀 감독 중 그 누구도 명쾌한 해답을 내놓지 못했다. 경기에 뛰지 못하는 유럽파를 제외해 좋지 않은 결과를 얻은 감독도 있었고, 경기 감각이 떨어진 유럽파를 합류시켜 좋지 않은 결과를 낸 감독도 있었다. 경기를 뛰지 못해도 유럽파의 재능이 빛을 낼 때가 있었고, 국내파가 더 좋은 활약을 펼친 적도 있었다. 어떤 쪽을 선택하든지 위험 부담이 있기는 마찬가지다.

이런 상황에서 신임 울리 슈틸리케 대표팀 감독이 자신만의 해답을 내놓았다. 슈틸리케 감독이 더 이상 한국 축구에 '유럽파 딜레마'는 없다고 선언한 것이다. 해답은 '기본'이었다. 축구 선수는 축구장에서 경기를 뛰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슈틸리케 감독이 해답으로 제시한 '기본'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유럽파라고 해도, 재능이 뛰어난 선수라 해도 경기에 꾸준히 나서지 못하면 대표팀에 발탁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소속팀 경기 출전이 슈틸리케 감독의 손을 잡을 수 있는 '필수조건'이 됐다.

슈틸리케 감독은 24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하면서 무적 상태의 박주영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슈틸리케 감독은 "선수는 경기에 뛰는 것이 중요하다. 경기를 뛰고 감각이 올라와야 대표팀에 들어올 수 있다. 팀이 없고 경기에 뛰지 못한다면 대표팀에 뽑히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슈틸리케호에 선발될 수 있는 기본을 제시한 것이다. 지속적으로 경기를 나간다는 기본 조건 아래 나머지를 보겠다는 의지였다. 기본이 충족되지 않으면 다른 어떤 요소도 보지 않겠다는 확고한 신념이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박주영을 예로 들었지만 박주영에게 국한된 말이 아니다. 한국의 모슨 선수들에게 기본을 알린 것이다. 그렇기에 앞으로 유럽파라고 해도 소속팀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선수는 슈틸리케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없다. 유럽파 프리미엄도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유럽에 진출하면 무조건 대표팀에 발탁되는 그런 시절은 끝났다. 유럽이라는 명성보다 현재 상태가 가장 중요하게 됐다.

지금 유럽에 나가 있는 선수들, 그리고 앞으로 유럽에 진출할 선수들도 슈틸리케 감독이 제시한 기본을 인식해야 한다. 자신의 눈높이에 맞는, 자신이 뛸 수 있는 팀으로 가야 한다. 꿈과 이상을 좇아 눈높이를 터무니없이 높인다면, 욕심을 부린다면, 태극마크는 허락되지 않을 수 있다. 유럽에 진출하는 것은 자유지만, 실패하고 부진할 경우 이제 한국 대표팀에서 그들을 보상해줄 일은 없다.

국가대표팀은 이름값이 아닌 지금 최상의 상태로 최고의 기량을 발휘하는 선수가 모이는 곳이다. 슈틸리케호는 '기본'을 갖추고 시작하겠다고 선언했다.

조이뉴스24 최용재기자 indig8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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