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형들은 다시 한 번 후배들의 짐을 덜어주기 위해 노력했다.
이광종 감독이 이끄는 아시안게임 한국축구대표팀이 25일 경기도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16강전에서 홍콩을 3-0으로 꺾고 8강에 올랐다.
홍콩의 밀집수비에 고전하던 한국은 후반 14분 이용재(가와사키)의 선제골이 터지고 나서야 숨통이 트였다. 32분 박주호(마인츠05), 추가시간 김진수(호펜하임)의 골이 더해지면서 웃을 수 있었다.
한국의 승리에는 두 맏형의 활약이 큰 도움이 됐다. 그라운드 안에서는 중앙 미드필더 박주호가, 밖에서는 부상으로 벤치를 지킨 김신욱(울산 현대)이 후배들에게 끊임없이 지시하고 조언하며 독려했다.
박주호는 1-0으로 불안하게 앞서던 후반 32분 김승대(포항 스틸러스)의 패스를 놓치지 않고 강력한 왼발 중거리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답답했던 가슴을 뻥 뚫어주는 골이었다. 동시에 홍콩의 수비도 더 이상 밀집대형을 갖추지 못하는 효과로 이어졌다. 박주호는 "코스가 골로 연결되는 것이었다. 앞으로만 향해 들어가라고 빌었다"라고 골 넣던 순간을 떠올리며 웃었다.
후배들은 박주호를 바라봤다. 그는 후반전을 앞두고 이광종 감독으로부터 손준호(포항 스틸러스)와 함께 자주 공격에 가담하는 지시를 받았다고 한다. 박주호는 "공격에 자주 가담하면서 골이 터졌다. 틈이 날 때마다 가담했다"라고 말했다.
이제 한국대표팀의 시선은 8강전 한일전이다. 박주호에게 한일전은 아픈 기억으로 남아있다. 2011년 8월 A대표팀의 삿포로 원정에서 참패를 맛봤던 기억이 있다. 어떤 연령대라도 한일전은 한일전이다.
그는 "한일전에서는 좀 더 좋은 경기를 보여주고 싶다. 내가 더 희생해야 한다. 부담은 없다. 끝까지 해내겠다"라며 팀 전체의 목표인 금메달에 다가서겠다고 말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조별리그 2차전에서 오른쪽 종아리 타박상을 입었던 김신욱은 이날 선제골을 터뜨린 이용재에게 원톱 공격수의 역할을 설명해주는 조언자 역할을 훌륭하게 수행했다. 몸을 풀면서도 이용재에게 경기 전, 후로 움직임을 계속 말했다.
김신욱은 "이용재에게 상대가 밀집 수비일 때의 공격수 움직임을 설명했다. 용재가 잘 해냈다. 이 기분을 즐기면서 상승세로 이어졌으면 좋겠다. 내가 뛰었던 경기보다 훨씬 더 잘했다"라고 칭찬했다.
한일전이라는 단어가 김신욱에게는 어떤 느낌일까, 김신욱 역시 한일전에서 재미를 본 적이 없다. 그는 한일전에 반드시 출전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이어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려면 일본을 반드시 이겨야 한다. 후배들에게도 대회 시작 전에 '우리는 원래 군대를 가는 사람들이다. 우리가 해야 할 축구만 하면 된다. 결과에 부담을 갖지 말고 즐기자'고 했다"라며 편하게 일본을 상대해 웃겠다고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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