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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박태환, 金 없어도 빛났다


한국 수영, 1978년 방콕대회 이어 36년 만에 노골드

[한상숙기자] 최근 아시안게임은 '마린보이' 박태환(25, 인천시청)의 무대였다. 박태환은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부터 3회 연속 출전해 총 20개의 메달을 따냈다. 역대 한국 선수 중 최다 메달 기록이다.

박태환이 이번 2014 인천아시안게임 일정을 마무리했다. 21일 자유형 200m를 시작으로 26일 혼계영 400m까지 총 7개 종목에 출전해 은메달 1개(자유형 100m), 동메달 5개(자유형 200m·400m, 계영 400m, 800m, 혼계영 400m)를 더해 아시안게임 통산 20개의 메달을 목에 걸었다. 사격 박병택의 19개를 뛰어넘은 한국 최고 기록이다.

부담감과의 싸움

박태환의 아시안게임 화두는 '부담'이었다. 박태환은 첫날 남자 자유형 200m에서 하기노 고스케(일본), 쑨양(중국)에 밀려 동메달을 딴 뒤 "홈에서 열리는 대회라 부담이 컸던 것 같다. 메달을 못딴 것보다, 좋은 기록을 보여드리지 못해 죄송하다"고 말했다.

자신의 이름을 딴 '문학박태환수영장'에서 치르는 첫 국제대회. 자신의 이름을 연호하는 팬들의 함성과 국내외 언론의 지대한 관심. 박태환의 어깨는 점점 무거워졌다. 더구나 라이벌 쑨양에 일본 수영 신예 하기노까지 등장해 박태환의 부담감은 더 커졌다.

박태환은 자유형 400m에서도 3분48초33을 기록, 쑨양과 하기노에 밀려 동메달을 땄다. 주 종목에서 두 차례 모두 만족스러운 성과를 얻지 못했다. 박태환은 이후에도 "심리적으로 지쳤던 것 같다. 내가 이겨내야 할 부분인데, 그런 점에서 미흡했다"면서 자책했다. 그는 "변명같아서 말하기 싫은데"라고 조심스러워하면서 "홈 경기 이점을 잘 활용했어야 했는데 그게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주 종목을 끝낸 뒤 박태환은 조금씩 여유를 찾았다. 박태환은 25일 열린 자유형 100m에서 48초75를 기록, 닝쩌타오(중국)에 이어 은메달을 거머쥐었다. 박태환은 "그나마 몸이 괜찮았던 경기였다"면서 "최대한 마음을 비우려고 했다. 기록은 아쉽지만 값진 은메달을 땄다"고 말했다.

박태환은 혼계영 400m 동메달을 끝으로 아시안게임을 마쳤다. 그는 "값진 성적으로 이름을 남겼다. 만약 (아시안게임을) 또 나가게 된다면 메달을 더 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면서 활짝 웃었다. 모든 것을 쏟아낸 박태환의 후련함이 묻어나는 미소였다.

'노골드' 한국 수영, 위기

박태환이 주춤하자 한국 수영의 금메달도 사라졌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은메달 2개, 동메달 6개로 총 8개의 메달을 수확했다. 이 중 박태환이 메달 6개를 책임졌다.

한국의 금메달은 없었다. 중국이 금메달 22개, 일본이 금메달 12개를 가져갔다.

최근 대회와 비교해도 아쉬움이 남는 성적이다. 한국은 도하대회에서 금메달 3개 포함 총 18개의 메달을 땄고, 2010년 광저우대회에서는 금메달 4개 포함 15개의 메달을 수확했다. 박태환의 2회 연속 3관왕 덕분에 만들어진 기록이었다. 광저우에서는 정다래가 평영 200m에서 금메달을 보탰다.

그러나 대들보인 박태환이 금메달 사냥에 실패하자 한국 수영 성적이 하락세를 탔다. 결국 한국 수영은 1978년 방콕 대회에 이어 36년 만에 금메달 없이 안방에서 치른 대회를 마쳤다. 하기노의 '스타 탄생'과 맞물려 한국 수영의 미래가 어두워졌다.

조이뉴스24 한상숙기자 sk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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