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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亞 최강 핸드볼, 해외 진출의 문 열어야


남자 카타르 '오일머니' 극복 대안, 여자는 세계와의 경쟁력 키워야

[이성필기자] 여전히 아시아 최고임을 확인한 한국 핸드볼이다. 그러나 더 높은 곳으로 가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는 것도 몸으로 느꼈다.

한국 남자 핸드볼 대표팀은 2일 카타르와의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남자핸드볼 결승에서 21-24로 패했다. 석패라는 표현이 맞을 정도로 경기 종료 2분여 전까지 승부의 향방을 알 수 없을 정도로 접전을 펼친 흥미로운 경기였다.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 흐름을 이끌 수 있는 스타가 없었다는 것은 한국에 아쉬움으로 남았다. 카타르는 15명 중 12명이 아프리카, 유럽 등지에서 귀화한 선수들로 꾸려졌다. '오일머니'를 앞세워 귀화 선수로 전력을 끌어올려 금메달을 획득한 부분에 대해 부정적인 시선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스포츠 강국을 위한 투자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그리 이상한 것도 아니다. 비단 핸드볼 뿐만 아니라 축구, 농구, 육상 등 다른 종목에서도 귀화 선수로 전력을 강화하는 것은 대세가 됐다.

한국 남자 핸드볼 입장에서는 답답함의 연속이다. 카타르는 힘과 높이로 무장해 한국을 압박했다. 승부처에서는 확실한 득점이 나왔다. 독일 분데스리가를 호령했던 윤경신(현 두산 감독)이라는 걸출한 스타가 있었던 과거에는 이런 승부처를 헤쳐나가는데 걱정이 없었지만 현재는 다르다.

각급 연령대에서도 카타르는 복병 이상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한국은 청소년 레벨에서부터 각종 대회에서 우승을 뺏기며 정상권에서 밀려나고 있다. 카타르 외에도 바레인, 이란, 오만, 사우디아라비아 등도 전력 강화를 위해서는 귀화 선수에 대해 선입견 없이 받아 들이거나 적극적인 투자로 선수 육성을 하는 등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국 입장에서는 선수 한 명이 아쉽다. 남자 핸드볼 실업팀은 5팀에 불과하다. 한정된 자원으로 핸드볼코리아리그 등 국내 무대에서 경쟁력을 쌓는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부족해 보인다. 핸드볼협회 회장사인 SK의 전폭적인 지원이 따르고 있지만 좀 더 발전을 위해서는 유연한 규정을 통해 선수들의 다양한 길을 열어주는 노력도 필요하다.

대안으로 해외 이적이 제시되고 있지만 이마저도 각 팀들이 소극적이다. 지난해 해외 진출을 시도하려다 소속팀의 반대로 좌절했던 모 선수는 "국제 경기 경험이 너무나 중요하다. 유럽 무대에서 뛰는 것이야말로 가장 좋은 성장인데 팀에서 반대했다. 다른 종목 선수들이 해외에서 잘 뛰는 소식을 들으면 답답하다"라고 아쉽다는 반응을 보였다.

'핸드볼의 전설' 윤경신 외에도 백원철(전 일본 다이도 스틸), 이재우(전 카타르 아미) 등 해외에서 뛰며 국가대표 주축으로 활약했던 이들의 부재로 인한 전력 약화는 이번 대회에서 여실히 나타났다. 이적동의서 없이 해외 이적을 하면 2년간 자격 정지라는 대한핸드볼협회의 선수규정이 걸림돌이 될 수 있다. 국내 이적은 조금 완화됐지만 해외 이적은 구단끼리 눈치만 보고 있는 것이다. 선수층이 두껍지 않아 이적 자체가 팀 전력의 뿌리를 흔든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이번 대회 금메달을 차지한 여자도 남자와 비슷한 처지다. 기량이 출중한 선수들이 있고 해외 이적 제의가 와도 여전히 국내에 머물러야 한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임오경, 홍정호, 허순영, 오성옥, 김차연, 최임정 등 2004 아테네 올림픽 은메달 '우생순' 주역들은 모두 해외에서 주축으로 활약했지만 현 대표팀은 모두 국내파다. 이들은 2012 런던 올림픽에서 4위에 그치며 메달을 건지지 못했다.

해외 경험의 차이가 메달 유무나 색깔을 갈랐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한국 핸드볼이 우물안 개구리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깊은 연구와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조이뉴스24 인천=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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