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재기자] 차두리(FC서울)가 깊은 '고민'에 빠졌다.
쉽게 결정할 수 없는, 또 자신의 인생이 걸린 고민이다. 인생의 갈림길 앞에 서서 해야만 하는 선택은 어려울 수밖에 없다. 그만큼 신중해질 수밖에 없다. 차두리는 그런 고민에 빠졌다.
차두리의 고민, 바로 '현역 은퇴' 문제다. 차두리는 지금 은퇴 시기를 고민하고 있다. 한국 나이로 35세인 차두리다. 이런 고민을 하는 것은 자연의 순리다. 확실한 것은 차두리가 앞으로 오랫동안 그라운드에 남기는 힘들 것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3개월 앞으로 다가온, 오는 2015년 1월에 개최되는 아시안컵은 어떻게 되는 것일까. 차두리가 은퇴 시기를 결정하는 것에 따라 그의 아시안컵 출전 여부가 결정된다. 아시안컵 이전에 은퇴를 할지, 아시안컵 참가로 선수 생활을 이어갈지, 이것이 차두리 고민의 핵심이다.
35세지만 차두리의 경기력에는 문제가 전혀 없다. 체력은 오히려 젊은 선수들을 압도하고 있다. 차두리는 A대표팀에 합류하면서 "경기력이 되지 않는 베테랑은 팀에 짐이 될 뿐이다. 경기력을 보여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경기력에는 여전히 자신감이 있다는 의미다.
체력도, 경기력도 되는데 차두리는 왜 고민에 빠진 것일까. 차두리 고민의 핵심은 후배들에게 있다. 35세의 나이, 이제는 물러날 때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후배들에게 자리를 양보해야 한다고 느끼고 있는 것이다. 자신이 대표팀에 선발되고, 아시안컵에 나선다면 미래가 촉망되는 후배 1명의 자리를 빼앗는다고 고민하는 것이다.
그래서 차두리는 자신으로 인해 기회를 놓치는 후배에게 미안함을 가지고 있다. 마음이 무거웠다. 지난 9월 A매치 2연전 당시 A대표팀에 발탁된 차두리가 "내가 이 자리에 와도 되는지 모르겠다"며 무거운 표정을 지었던 이유였다.
슈틸리케호 1기에 다시 발탁된 차두리. 이번 대표팀은 본격적으로 아시안컵 준비를 위한 대표팀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한국이 실패한 원인 중 베테랑의 부재도 있었다며 베테랑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리고 차두리를 선택했다.
그런데 차두리는 여전히 고민 중이다. 차두리는 아시안컵 출전에 대한 확신이 없었다.
차두리는 "아시안컵은 너무 멀리 있다. 시즌이 끝난 후 내가 어떻게 될지 모른다. 아시안컵은 당장 생각하고 있지 않다. 기회가 있다면 당연히 의지는 있다. 아시안컵은 월드컵 다음으로 큰 대회다. 지난 아시안컵에서 일본에 진 아픈 기억도 있다. 선수로서 도전해볼 만한 무대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은퇴를 할지, 아시안컵에 참가를 할지 고민을 거듭하고, 많은 대화를 나누고, 많은 의견을 들은 후 결정을 내릴 것이라 했다.
차두리는 "은퇴에 대한 고민이 많다. 슈틸리케 감독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눠볼 것이다. 서로의 생각을 이야기 해볼 것이다. 가족, 소속팀 감독님을 포함한 많은 감독님들, 주변 사람들에게 많은 의견을 듣고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은퇴가 빨리 올 수도 있다. 신중하게 고민 중이다. 한국 축구를 위한 좋은 방향을 찾아야 한다. 좋은 결정을 내릴 것"이라며 고민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1960년 이후 한국은 아시안컵에서 단 한 번도 우승하지 못했다. 내년 1월 호주에서 55년 만에 우승에 도전한다. 지난 월드컵에서의 실패에서 봤듯이 팀을 이끌어줄 리더, 정신적 지주,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의 존재는 절실하다. 그 적임자로 차두리가 꼽히고 있다. 한국 축구팬들 대다수의 의견은 차두리가 아시안컵에 나서기를 바라고 있다. 55년 만에 우승컵을 들어 올릴 수 있는 리더가 돼주길 바란다.
물론 차두리의 의사가 가장 중요하다. 차두리의 선택은 존중받아야 마땅하다. 그렇지만 슈틸리케 감독이 원하고, 한국 축구가 원하고, 축구팬들이 원하고 있다. 이런 뜨거운 갈망들이 차두리의 깊은 고민을 조금은 덜어줄 수 있지 않을까?
조이뉴스24 파주=최용재기자 indig80@joynews24.com 사진 조성우기자 xconfind@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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