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양상문 감독이 이끄는 LG 트윈스가 반전 있는 영화같은 시즌을 완성해 나가고 있다. 마침내 5할 승률에까지 도달한 양상문호다.
LG는 9일 KIA 타이거즈와의 홈 경기에서 초반 0-6으로 뒤지던 스코어를 극복하고 7-6 역전승, 파죽의 4연승을 질주했다. 차근차근 추격전을 펼친 끝에 연장 10회말 나온 이진영의 끝내기 희생 플라이로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4연승 중 3승이 끝내기 승리다. 그만큼 최근 LG 선수들의 집중력은 최고조에 올라 있다. 하나로 똘똘 뭉쳐 포스트시즌 진출 마지막 티켓을 손에 넣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5위 SK 와이번스도 선전하고 있지만 LG의 기세를 당해내지 못하고 있다. LG와 SK의 승차는 2경기. LG가 4경기, SK가 5경기를 남겨 놓은 상황에서 뒤집기 쉽지 않은 차이다.
양상문 감독이 바닥에서 헤메던 위기의 팀을 맡아 승률 5할에 복귀시키기까지 딱 150일이 걸렸다. 양 감독은 지난 5월13일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부터 지휘봉을 잡았다. 그 전까지 LG는 10승1무23패(승률 0.303)를 기록, 9개 구단 중 최하위에서 허우적거리고 있었다. 양 감독에게 기대되는 현실적인 목표는 '탈꼴찌' 정도였다.
그러나 양 감독은 취임사에서 "길은 멀고 수치상으로는 쉽지 않다"면서도 "하나하나 계단을 오르는 기분으로 임하겠다. 그러다보면 언젠가는 꼭지점이 만들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멀지만 천천히 가겠다"고 다짐했다. 그리고는 스스로의 말대로 150일 동안 천천히, 뚜벅뚜벅 걸어 마침내 5할 승률에 복귀시켜놓았다.
양 감독은 LG 사령탑 데뷔전부터 승리를 거뒀다. 5월13일 롯데 자이언츠전. 선발 티포드의 호투와 이동현, 정찬헌, 봉중근으로 이어지는 완벽 계투를 앞세워 만든 5-0의 영봉승이었다. 이는 앞으로 양 감독이 보여줄 체계적인 투수 분업 시스템의 시작을 알리는 승리였다.
이튿날 5월14일 롯데전 역시 5선발 임정우를 내고도 불펜의 물량공세를 통해 2-1 승리, 2연승을 달리며 양상문호는 쾌조의 출발을 알렸다. 이후 곧바로 2연패를 당했지만 다시 3연승, LG의 신바람이 살아나는가 했다.
하지만 최하위에 빠진 팀 분위기를 바꾸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다. 5월28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서 마무리 봉중근이 8회초 이승엽에게 스리런포를 얻어맞으며 충격적인 역전패를 당한 것을 시작으로 3연패를 당했다. 어렵사리 연패를 끊었지만 곧바로 다시 3연패의 늪에 빠졌다.
7경기에서 1승6패를 기록한 LG. 그 사이 LG의 시즌 성적은 17승1무33패(승률 0.340), 승패 마진이 '-17'까지 벌어졌다. 이는 올 시즌 LG가 5할 승률에서 가장 멀어져 있던 성적이다. 양 감독이 처음 지휘봉을 잡을 때와 비교해도 오히려 패수가 4개 더 늘어나 있었다.
터닝포인트가 된 시점은 6월 말 찾아왔다. 6월29일 SK전을 시작으로 7월5일 NC 다이노스와의 경기까지 6연승을 질주한 것. 그 결과 승패 마진이 한 자릿수(32승1무41패)로 줄었다. 곧바로 2연패를 당했지만 양 감독은 "승패 차를 -5까지만 줄이면 해볼 만하다"며 자신감을 보이기 시작했다.
LG가 7월 13승7패, 8월 12승9패로 상승세를 타는 사이 4위를 지키던 롯데가 급격한 내리막을 걷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내 8월22일 KIA와의 경기에서 3-2로 승리한 LG는 롯데와 두산 베어스를 한꺼번에 끌어내리고 4위로 올라섰다. 그리고는 곧바로 4연승을 질주하며 4위 굳히기에 나섰고, 위태했던 적도 있지만 현재까지 4위 자리를 한 번도 빼앗기지 않고 있다.
이제 LG는 정규시즌 종료까지 8일을 남겨놓고 있다. 남은 경기는 4경기. 10일 휴식 후 11일과 12일 두산과 2연전을 치른다. 이어 이틀을 쉬고 15일 삼성을 상대한 뒤 또 하루를 쉬고 17일 롯데와 시즌 최종전을 벌인다. 승률 5할이라는 상징적인 고지를 밟은 LG가 극적인 드라마의 해피 엔딩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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