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여기저기 구멍이 생겼지만 SK는 마지막까지 질주를 포기하지 않았다. 이제 결승선이 눈앞이다. 세 명의 토종 선발이 실낱같은 역전 4강 희망을 이어가기 위해 마운드에 오른다.
SK의 후반기 상승세는 놀라울 정도다. 7월 6승 11패 승률 3할5푼3리로 8위에 머물렀던 SK는 8월 들어 12승 8패 승률 6할로 3위까지 뛰어올랐다. 이후 월간 승률 선두를 내주지 않았다. 9월 7승 3패 1무로 승률 7할을 기록했고, 10월에는 5승 1패 1무로 승률이 8할3푼3리에 이른다. 4강 경쟁자 4위 LG는 10월에 6승 2패 승률 7할5푼을 기록하고 있다.
LG의 4위가 굳어지는가 했으나 SK의 무서운 막판 스퍼트로 SK의 4강행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있다. 두 경기를 남겨둔 LG가 1승 1패를 거두고 SK가 세 경기 전승을 거둔다면 두 팀은 승률이 같아져 상대전적에서 앞서는 SK가 4강행 티켓을 거머쥘 수 있다. 물론 LG가 2패를 당하면 SK의 4강 진출 확률은 더 높아진다. 단 LG가 2승을 거두면 SK의 희망은 물거품이 된다.
LG의 승패와 상관없이 SK는 일단 무조건 전승을 거둔다는 각오로 남은 경기를 임하는 게 중요하다. 운명의 최종 3경기, SK는 토종 선발 3인방을 앞세워 정면돌파에 나선다.
SK의 최근 상승세는 선발진의 호투에서 비롯됐다. 타선이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고 수 차례 역전승을 일궈냈지만, 선발진의 안정적인 활약이 없었다면 어려웠을 일이다. 더구나 외국인 투수 없이 시즌을 마무리해야 하는 SK로서는 토종 선발진의 활약에 기댈 수밖에 없다.
SK 선발진의 10월 평균자책점은 2.21로, 9개 구단 중 가장 좋았다. 김광현, 여건욱, 문광은이 나란히 호투하면서 귀중한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특히 여건욱과 문광은의 깜짝 호투가 큰 힘이 됐다.
여건욱은 6일 문학 한화전에 부상을 당한 밴와트 대신 등판해 8이닝 무실점 호투로 최고의 피칭을 했다. 팀은 이날 11-1 대승을 거뒀다. 여건욱은 13일 문학 두산전에서도 6이닝 3실점으로 제 몫을 했다. 1회부터 점수를 내줬지만 대량 실점을 피하면서 경기를 안정적으로 끌고 갔고, 9회말 김강민의 끝내기 적시타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문광은도 7일 문학 NC전에서 5이닝 1실점을 기록하고 팀의 2-1 승리를 도왔다.
SK는 15일부터 두산과 2연전을 치르고, 최종일인 17일 넥센을 만난다. 이만수 감독은 문광은과 김광현, 채병용을 차례로 선발 예고했다. 부상으로 빠진 밴와트는 결국 추가 등판 없이 시즌을 마감한다. 토종 선발의 힘으로 역전 4강의 마지막 불꽃을 피워올려야 하는 SK다.
김광현은 올 시즌 종료 후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 진출을 모색한다. 16일로 예정된 두산전 마지막 등판은 김광현에게 남다른 의미다. 채병용은 올 시즌 8승 11패 평균자책점 6.26으로 부진했다. 팀의 시즌 최종전에 나서는 각오는 달라져야 한다. 경우의 수를 보지 말고 전승을 목표로 뛰어야 한다. 이들의 어깨에 팀 운명이 달렸다.
조이뉴스24 한상숙기자 sk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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