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저도 자만을 했나봐요."
서울 삼성은 15일 안양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KCC 프로농구 안양 KGC전에서 2쿼터까지 48-29 큰 점수 차로 끝냈다. 이날 최다 점수차였다.
감독 데뷔 후 2연패를 기록하고 있던 이상민 감독에게는 절호의 첫 승 기회였다. 19점 차면 아무리 상대가 후반에 추격을 해온다고 해도 충분히 견뎌낼 수 있을 것으로 믿었다.
하지만, 1승이 쉽게 얻어지는 것은 아니었다. KGC는 지역방어로 삼성을 흔들었다. 확실한 3번(스몰포워드)이 없었던 삼성은 조금씩 추격을 당하더니 끝내 83-83 동점을 허용, 승부를 연장전으로 끌고갔다. 연장에서 3번 역할을 했던 김명훈의 3점포 등이 제때 터져나오며 92-90으로 어렵게 승리를 챙겼다.
이상민 감독에게는 기억에 남을 수밖에 없었던 첫 승 경기였다. 경기 후 이 감독은 "연장전에 들어가는 순간 선수들에게 딱 5분만 집중하자고 했다. 처음에서 다시 한다는 마음으로 나섰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전반 종료 후 전반 리드 자체를 잊자고 했지만 쉽게 되지는 않았다. 그는 "나 역시 전반 종료 후 자만을 한 것 같다. 앞으로 더 나아질 것이다. 인사이드 득점이 많았던 것이 긍정적이다"라며 첫 승을 통해 앞으로 팀을 이끌 다양한 방법을 찾은 것 같다고 답했다.
이날 승리의 수훈갑은 고비마다 3점슛을 림에 꽂은 김명훈이었다. 김명훈은 원주 동부를 거쳐 KGC에서 잠시 임대 생활을 하다 지난해 10월 삼성으로 트레이드 됐다.
이 감독은 "확실한 3번이 없어 고민이었는데 김명훈이 고비마다 3점슛을 넣었다. 당분간 이 체제로 가야 할 것 같다"라고 좋아했다.
스타 출신 감독이라는 점은 부담 백 배다. 이 감독도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주위에서 마음 편하게 하라고 하지만 이 자리는 그렇지 않은 자리지 않느냐"라고 반문한 뒤 "혼자 있을 때 생각을 많이 하지만 선수들 앞에서는 밝게 보이면서 '자신 있게 하라'고 주문하는 편이다"라고 지소 스타일을 전했다.
어쨌든 첫 승리는 이 감독에게도 의미있는 경기다. 그는 "이러다 10년은 늙겠다"라며 웃은 뒤 "앞으로 매 경기 최선을 다하면서 시즌을 치르겠다. 선수들이 오늘 어렵게 이겨서 더 큰 자신감을 얻을 것이다"라고 긍정을 노래했다.
한편, 이날 패배로 개막 3연패에 빠진 KGC의 이동남 감독대행은 "전반에 좋지 않았지만 후반에 많이 따라갔다. 연장까지 갔는데 출발을 잘 못했다. 점검해야 한다"라고 경기 운영이 다소 미숙했음을 인정했다.
선수들 상태를 점검하며 틀을 잡겠다는 이 대행은 "박찬희의 무릎이 좋지 않다. 공격에서 여러 명을 돌리면서 할 수 있는 시스템이 되어야 한다"라고 아쉬운 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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