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2009년 원주 동부를 통해 데뷔한 김명훈(29, 서울 삼성)은 김주성의 백업 요원이었다. 그림자 역할만 하다보니 빛이 나지는 않았다.
기회 자체가 많지 않았던 그는 2010~2011 시즌 안양 KGC인삼공사로 임대됐다. 200cm의 신장을 앞세워 높이를 적극 활용했고 53경기에 나서며 가능성을 보여줬다. 하지만 동부로 복귀한 뒤에는 김주성, 이승준, 김봉수 등 빅맨들로 인해 여전히 출전 시간이 너무나 적었다 2012~2013 시즌 16경기 출전해 평균 10분3초를 뛴 것이 전부였다.
결국, 김명훈은 지난해 10월 박병우와 1대1 트레이드로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백업 신세를 면치 못했지만 이상민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올 시즌 서서히 빛을 보고 있다.
15일 안양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KCC 프로농구 KGC전에서는 김명훈의 진가가 드러났다. 그는 3점슛 4개 포함, 14득점을 해냈다. 모두 적재적소에 터진 3점포였다. 수비에서도 양희종을 5득점으로 꽁꽁 묶으며 웃었다. 덕분에 삼성은 연장까지 가 92-90으로 이기고 시즌 2패 뒤 첫 승을 거뒀다. 이상민 감독의 사령탑 데뷔 첫 승이라 의미도 남달랐다.
KGC 이동남 감독대행은 "김명훈이 KGC 시절에는 소심했는데 이렇게 자신있게 던질 것으로는 생각하지 못했다"라며 칭찬했다.
이상민 감독도 마찬가지. 이 감독은 "확실한 3번(스몰포워드)이 없는데 오늘 그 역할을 잘해줬다. 고비마다 3점슛을 넣었다"라고 김명훈을 칭찬했다. 임동섭, 차재영의 부상으로 당분간은 김명훈이 역할을 해줘야 한다.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인터뷰에 응한 김명훈은 "첫 승을 해서 기분이 좋다. 다같이 승리해서 좋다"라며 어색하게 입을 열었다.
김명훈의 원포지션은 센터다. 생존을 위해서 3점슛을 연습했다. 이동준은 "김명훈은 야간에도 훈련을 많이 한다. 개인 슈팅 훈련을 열심히 하는데 이대로만 해줬으면 좋겠다"라고 칭찬했다.
김명훈이 자신감을 갖게 된 원천은 이상민 감독의 독려다. 이 감독은 실패해도 기회가 있으면 던지라며 자신감을 불어넣고 있다. 그는 "아직 3점슛은 부족하다. 감독님이 자신있게 던지면 기회가 많이 있을 것이라고 하더라"라며 이 감독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김명훈의 상황은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 그는 "우리팀에 포워드가 적다. 나머지 선수가 부상이다. 감독이나 코칭스태프가 내게 궂은 일과 수비, 리바운드를 강조한다. 궂은 일 열심히 하면서 과감하게 슛을 하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조이뉴스24 안양=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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