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LG 트윈스가 끝까지 가슴 졸이게 만드는 기적같은 반전 드라마를 완성하며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이제 LG는 누가 뭐래도 강팀이라 불릴 수 있는 자격을 얻게 됐다.
17일 정규시즌 최종일 경기에서 LG의 4위가 확정됐다. LG는 이날 롯데에 5-8로 졌지만 5위 SK 와이번스가 넥센 히어로즈에게 패함으로써 LG가 4강 티켓을 손에 넣었다.
명실상부 강팀으로 거듭난 LG다. LG는 지난해 정규시즌 2위를 차지하며 무려 11년만에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았다. 2002년 한국시리즈 준우승 이후 계속됐던 오랜 어둠의 터널에서 빠져나온 것. 하지만 그것으로는 부족했다. 올 시즌 성적이 나지 않는다면 지난해 LG의 성과는 그저 '한 해 반짝'한 일시적인 것에 지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 우려는 올 시즌 초반까지 현실로 나타났다. 연장전에서 거듭 패하는 등 이상하리만큼 경기가 풀리지 않았다. 패수가 차곡차곡 쌓이기 시작하면서 어느새 순위는 최하위인 9위까지 내려앉았다. 급기야 11년만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성공시켰던 김기태 감독이 4월22일 대구 삼성전을 앞두고 스스로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개막 후 한 달도 안 돼 사령탑이 자진사퇴하는 돌발변수를 만난 LG. 급한 대로 조계현 수석코치가 감독 역할을 대신했지만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누가 봐도 LG의 올 시즌은 그대로 하위권에서 끝나는 것이었다. 하지만 5월13일, 양상문 감독이 새로운 사령탑으로 부임하면서 LG는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다.
양 감독이 지휘봉을 잡기 전 LG는 10승1무23패로 5할 승률에서 승수가 13개나 빠져 있었다. 6월 초 승패 마진은 더욱 벌어져 '-16'까지 벌어졌다. 그러나 LG는 양 감독의 취임일성대로 뚜벅뚜벅 한 계단씩 올라서 4위까지 뛰어올랐다. 그리고는 SK와의 막바지 피말리는 경쟁에서도 승리하며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지었다.
양 감독은 부임 후 "LG는 최하위에 머물러 있을 팀이 아니다"라며 "우승 전력은 아니지만 4강 전력은 충분히 된다"고 LG의 전력을 진단했다. 그리고는 자신의 눈이 정확하다는 듯 9위에서 시작해 4위까지 올라섰다.
올 시즌 LG의 정규시즌 순위는 4위로 정해졌다. 위로 3팀이나 있다. 순위만 놓고보면 '강팀'이라는 표현은 다소 과하다고 여겨질 수도 있다. 하지만 LG가 4위까지 올라선 과정을 살펴보면 절대 그렇지 않다. 33년 프로야구 역사 중 승패 차 '-16'을 딛고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한 사례는 이번 LG가 처음이다.
'야구는 투수놀음'이라는 오랜 야구 격언을 생각해봐도 LG는 강팀이라 부를 만하다. 지난해부터 팀 평균자책점 1위(3.72)를 차지했던 마운드는 올 시즌 역시 4.54로 이 부문 3위에 올라 있다. 특히 불펜진 평균자책점은 4.19로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2위가 확정적이다.
세대교체도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고 있다. 마운드에서는 정찬헌, 윤지웅 등 젊은 선수들이 주축으로 성장했고, 야수진에서도 작은 이병규가 4번타자로 고정돼 팀 타선을 이끌었다. 채은성, 최승준이라는 새얼굴도 나타났다.
이제 LG는 19일부터 펼쳐지는 NC 다이노스와의 준플레이오프를 시작으로 우승에 도전한다. LG의 안방 잠실구장의 덕아웃에는 '나는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강하다'라는 문구가 걸려있다. 강해진 LG가 이번 포스트시즌에서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 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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