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프로야구 최고의 입담가가 만났다. 과거 SK에서 한솥밥을 먹은 NC 이호준과 LG 이진영의 유쾌한 신경전은 미디어데이의 또 다른 즐거움이었다.
18일 마산야구장 내 올림픽기념공연장에서 열린 2014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 정규시즌 3위 NC의 대표 선수로 참석한 이호준과 4위 LG의 대표 선수 이진영의 표정은 사뭇 진지했다.
이호준은 "포스트시즌은 보너스게임이라고 생각한다. 팬들의 표값이 아깝지 않을 만큼 멋진 승부 보여드리겠다"고 약속했다. 이진영은 "기적적으로 여기까지 오게 됐다. 앞으로 더 큰 기적을 만들겠다"면서 주먹을 불끈 쥐었다.
신경전이 예상됐지만 어쩐 일인지 '대립각'은 보이지 않았다. 이호준은 서로의 약점과 강점을 꼽아달라는 말에 "LG의 강점은 투수진이다. 4위에 오를 정도의 팀이라면 모든 면이 강점일 것이다. 마지막에 올라오는 모습을 보면서 팀 분위기가 굉장히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약점은 없는 것 같다. 상대를 평가하기 그렇다"면서 발을 뺐다(?).
마이크를 이어받은 이진영도 마찬가지였다. 이진영은 "NC는 선발 투수들이 좋고, 발 빠른 젊은 선수들이 많다. 올 시즌 경기하는 내내 힘들었다. 모든 것을 다 갖췄다는 것이 NC의 장점"이라고 말한 뒤 "단점은 없는 것 같다. 그 단점을 내일부터 찾아서 이길 수 있는 경기를 하겠다"고 말했다.
함께 참석한 NC 손민한과 LG 신정락도 덕담을 주고받았다. 손민한은 신정락에 대해 "공격적인 스타일의 투수다. 선발, 중간 어디에서든 잘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언더 투수지만 스피드를 겸비했다. 앞으로 대단한 선수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칭찬했다.
"칭찬해주셔서 감사하다"고 선배의 칭찬에 인사를 전한 신정락은 "어렸을 때부터 손민한 선배님을 봐왔다. 지금까지 야구를 할 수 있을 정도의 몸을 만든 것이 존경스럽다. 그러나 포스트시즌에서는 양보할 수 없을 것 같다"고 의욕을 보였다.
입담 대결은 마지막에 잠시 불꽃이 튀었다. 이호준과 이진영이 SK에서 한솥밥을 먹었을 때를 떠올리면서다. 이진영은 "같은 팀에서 친하게 지냈다. 그러나 내일부터는 적이다. 이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각오하십시오"라면서 이호준을 향해 눈빛을 빛냈다.
그러자 이호준이 "한솥밥을 먹을 때는 눈빛만 봐도 알 수 있을 정도의 후배였다. 이진영이 내일도 뭔가를 해주지 않을까. 실책을 하거나 찬스 때 병살을 치거나"라고 자극하면서 "(이)진영아, 믿을게"라고 도발했다. 이에 이진영이 "국물도 없습니다"라고 응수해 웃음을 자아냈다.
조이뉴스24 창원=한상숙기자 sky@joynews24.com 사진 조성우기자 xconfind@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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