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비킴 "도망가고 싶었던 4년…앨범 '거울'은 자화상"

[정병근기자] 뮤지션 바비킴은 지난 4년간 정신적으로 힘들었다. 자신의 음악인생을 되돌아보게 됐고 결국 음악으로 극복했다. 그 마음을 정규 4집에 담았다.

바비킴은 22일 오전 11시 서울 신사동에 위치한 더리버사이드호텔 콘서트홀에서 네 번째 정규앨범 '거울' 발표 쇼케이스를 개최했다. 그는 이 앨범에 대해 "지난 4년 사이에 제 자신을 잃은 채 살았다"며 "자화상 같은 앨범이라 '거울'이라고 지었다"고 말했다.

이번 앨범은 3집 정규 앨범 이후 4년 만이다. 바비킴은 그간 스페셜 앨범, 부가킹즈 힙합 음반, 드라마 OST 등으로 대중과 소통해 왔지만 여러가지 일들을 겪으며 본인의 모습을 되돌아보게 됐고, 정신적으로 힘든 시기를 보냈다.

바비킴은 "3년 전에 추락사고가 났었다. 입원한 기간동안 심리적으로 힘들었다. 또 작년 이맘때쯤 절친이 하늘로 떠났다. 4년 사이에 제 자신을 잃은 채 보냈다. 무명이 10년이었고, 2004년 '고래의 꿈'으로 알려진 뒤 계속 달려오며 정신적으로 쉬지를 못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어느날 거울을 들여다 보는데 내 모습이 안 보이더라. 음악을 하면서 아팠고 힘들었다. 도망가고 싶었다. 하지만 음악을 해야 치료가 되는 거라서 '거울'이라는 제목이 의미가 있는 것 같다. 역시나 음악을 통해 힘을 얻었고 새 앨범으로 인사드리게 됐다"고 했다.

이번 솔로 4집 앨범은 바비킴만의 음악적 색채와 보컬이 뚜렷하게 묻어난다. 바비킴의, 바비킴에 의한, 바비킴이 만든 대중을 위한 음악이 12곡 속에 녹아들어 있다. 어떤 범주에도 속하지 않는 그의 독보적인 색깔을 확인할 수 있다.

바비킴은 "4년간은 바비킴이 발라드 가수로 보여졌기 때문에 이번 타이틀곡은 발라드지만 다양하게 제 성격대로 만들었다. 많이 버리기도 했고, 그 중에 12곡을 싣게 됐다"고 앨범에 대해 설명했다.

타이틀곡 '사과'는 애절함이 묻어나는 발라드 곡으로 트럼펫 연주자인 바비킴의 아버지 김영근의 연주가 애잔함을 더욱 자욱하게 한다. 이 곡은 뮤지션 이적이 작사를 맡았다. 이적의 감성적인 노랫말과 바비킴의 애잔한 목소리가 심금을 울린다.

또 거울에 비친 내 모습처럼 늘 곁에 있는 음악에 대한 고찰을 담은 '거울'을 비롯해 경쾌한 기타 리프의 팝 '나만의 길', 디스코풍의 '유 돈트 노우'(U Don`t Know), 재즈와 보사노바 느낌의 사랑 노래 '처음처럼 끝까지' 등이 수록됐다.

배우 강혜정이 작사한 '굿 씽'(Good Thing)은 밝고, 휘성이 작사한 '나만의 길'은 에너지가 느껴진다.

특히 1번 트랙 '거울'은 바비킴이 처음으로 작사한 곡으로 자신의 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했으며, 록과 힙합이 조화를 이룬 '스타'는 바비킴이 어린 시절 무대를 꿈꾸고, 꿈을 이루고, 음악을 하면서 여기까지 오기까지 느꼈던 감정들이 담겨있다.

바비킴은 "어렸을 때 아버지가 트럼펫 연주를 하시면 조명 아래 비치는 빛을 스타라고 생각했다. 나도 그렇게 되고싶었다. 지난 4년간은 그게 나에게 행복인건지 다시 생각하게 됐다. '이게 그 느낌인데 왜 행복하지 않지'라고 느껴졌고, '스타'에 그런 마음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바비킴은 이번 앨범의 전체 프로듀싱을 맡았다. 소울을 기반으로 한 음반 속에 다양한 음악적 접근법으로 자신만의 음악을 오롯이 담아냈다. 이 앨범은 이날 정오에 공개된다. 바비킴이 꺼내놓는 솔직한 이야기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