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지난 19일, 울산 현대는 찜찜한 승점 3점을 얻었다.
울산은 상주 상무와의 K리그 클래식 32라운드에서 2-1로 이겼다. 양동현이 두 골을 넣으며 망망대해에서 항로를 잃고 헤매는 것 같던 울산을 바로 잡았다.
하지만, 1-1이던 후반 21분 이용이 페널티킥을 얻는 과정이 논란이 됐다. 상주 곽광선이 이용의 돌파를 막는 과정에서 별다른 충돌이 없었지만 주심은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이용이 곽광선에 밀려넘어지는 것처럼 보인 것에 주심이 속은 것이다.
프로축구연맹의 사후 분석에서 이는 주심의 오판으로 확인됐다.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해 팬들에게 비난을 받았던 울산 조민국 감독은 이날 경기 결과로 6위로 올라서 한숨 돌렸지만, 억울하게 승점 3점을 내준 상주나 피말리는 6위 경쟁을 하고 있는 전남에게는 논란거리를 제공한 판정이었다.
마침 논란이 발생한 시점이 상, 하위 스플릿으로 갈리는 33라운드를 바로 앞두고 일어났다는 점이 오묘했다. 온갖 추측과 비판이 쏟아졌다. 공교롭게도 울산은 전남과 승점 44점으로 같지만 골득실에서 울산 +4, 전남 -5로 앞서 있다. 상위 스플릿 마지노선인 6위에 울산이 걸쳐 있다.
울산은 상주전을 잊고 26일 성남FC 원정 경기만 준비하고 있다. 사실 상주전을 이기고도 팀 분위기는 그렇게 좋지는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익명을 요구한 한 울산 선수는 "경기 내용 자체가 불만족스러웠다. 일부는 우리가 제대로 경기를 한 것이 맞을까 하는 생각도 했다. 그래서 성남전에서 더 잘해야 된다는 압박감이 크다"라고 전했다.
울산이 성남을 이기면 상위 스플릿이 확정되지만 비기거나 패하면 상황이 달라진다. 전남이 인천 유나이티드전에서 이기거나 비기면 희비가 다시 뒤바뀐다. 마지막 경기에서 순위가 역전 당하는 것은 울산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비극이다.
울산은 하필 상승세인 성남을 만난다는 점에서 껄끄럽다. 성남은 22일 FA컵 4강전에서 리그 1위 전북 현대를 승부차기로 물리치고 결승에 올랐다. 극강의 수비와 정신력을 보여주며 성남 특유의 끈끈함이 무엇인지 확인시켜줬다.
올 시즌 울산은 역습이 강한 팀들에게 약한 모습을 보여줬다. 성남에도 1무1패를 기록했다. 김신욱이라는 확실한 골잡이가 부재한 상황에서 믿는 구석은 다소 기복이 있는 양동현 뿐이다.
주전 골키퍼 김승규가 경고누적으로 나서지 못한다는 점도 불안요소다. 서브 골키퍼 이희성이 나선 경기에서 2승2무3패, 7득점 10실점으로 기록이 신통치 않았다는 점도 고민거리다. 압박감이 큰 경기 경험이 적은 이희성이 최후방에서 흔들린다면 치명적인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울산이 모든 불편한 시선을 잠재우려면 깔끔한 승리가 필요하다. 성남을 압도해야 한다. 열쇠는 조민국 감독이 갖고 있다. 승부처에서 예리한 지도력을 보여주며 꼭 필요한 1승을 챙긴다면 올해 농사의 절반은 성공이다. 만약 울산이 7위로 미끄러져 하위 스플릿으로 떨어진다면 시즌 내내 물음표가 붙은 조 감독의 리더십에 더 큰 상처를 안기게 된다. 조민국 감독의 승부수가 궁금해지는 성남전이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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