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순수하게 스포츠로 봐줬으면 좋겠다."
FC안양은 25일 안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4 33라운드 부천FC 1995전 하프타임 때 팀의 최선참 변성환(35)의 은퇴식을 열었다.
변성환은 2002년 울산 현대에 입단해 부산 아이파크, 제주 유나이티드, 성남 일화를 거쳤다. 호주 A리그 시드니FC, 뉴캐슬 제츠에서도 뛰었고 지난해 FC안양에 입단했다.
2002 부산 아시안게임 대표팀으로도 활약하는 등 변성환은 나름 K리그 꾸준함의 대명사였다. 오른쪽 풀백으로 많은 경기를 뛰지는 못했어도 최선은 다했다는 이야기는 항상 들어왔다. 안양에서도 풀백으로 뛰며 프로 경험이 적은 후배들을 이끌었다.
그는 이날 부천전에 전반만 뛰고 후반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봤다. 이날 경기가 올 시즌 첫 출전 경기이자 마지막이었다. 팀이 1-2로 패해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그는 "팀이 좋은 결과물 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아 섭섭하다"라며 자신의 은퇴보다 팀 승패에 더 집착했다.
우리 나이로 서른 여섯인 그는 "사람 욕심이 끝이 없다. 전반 끝나고 벤치에서 후반을 봤는데 동생들의 경기를 보니 더 뛰고 싶더라. 막상 경기를 보다가 다시 할까 생각했다. 내 스스로 많은 욕심 부린 것 같다. 시원섭섭하지만 후회는 없다"라며 웃었다.
안양 구단은 지난달 시 의회가 구단 지원조례 개정안을 부결시키면서 재정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이번달 선수단 임금이 체납되는 등 애를 먹고 있다. 그러는 사이 안양은 4연승을 달리다 이날 부천전에 덜미를 잡힌 것이다.
작심한 듯 입을 연 변성환은 "선수단 전체가 신경 쓰지 않으려 했다. 어느 시도민구단이나 정치적인 문제가 늘 있더라. 선수 입장에서 안타깝다. 할 수 있는 것도 없다"라며 답답함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 "안양 이전에 뛰었던 팀이 모두 대기업이 이끌었다. 클럽하우스도 있고 운동 여건이 좋다. 안양은 자우로운 운동 환경이 갖춰져 있지 않다. 그런 부분이 안타깝다. 앞으로 시민구단이나 우리가 좀 더 업그레이드 되려면 순수하게 스포츠로 봐주는 것이 맞다. 축구에만 집중할 수 있게 많이 도와줬으면 좋겠다. 부탁드리고 싶다"라고 호소했다.
은퇴 결정은 쉽지 않았다. 그는 "은퇴 결정 후 지인들과 선, 후배들이 고생했다고 하더라. 은퇴식에서 눈물이 날 줄 알았다. 지난주까지는 힘들었지만 막상 은퇴식 당일이 되니 감흥이 없더라"라며 쿨한 태도를 보였다. 이어 "훌륭한 지도자로 현장에 돌아오고 싶다. 아시아축구연맹(AFC) A-라이선스도 준비하고 있다"라며 지도자로 새로운 변화를 예고했다.
조이뉴스24 안양=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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