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올 시즌 LG 트윈스와 이병규(7번)의 성적은 비슷한 길을 가고 있다. 출발은 좋지 않았지만 차근차근 성적을 끌어올려 의미있는 결과를 만들어내고 있다. 아직 LG와 이병규의 2014 시즌은 끝나지 않았다.
이병규는 스프링캠프에서 LG 선수 중 타격감이 가장 좋은 선수로 꼽혔다. 그러나 정작 시즌이 개막되자 이병규는 힘을 쓰지 못했다. 3~4월 타율이 1할3푼9리(36타수 5안타)에 머물렀다. 우승후보로 꼽히다 꼴찌까지 떨어진 LG와 비슷한 초반 행보였다.
하지만 이병규는 그대로 무너지지 않았다. 5월부터 타격감을 끌어올리기 시작한 것. 5월 3할5푼7리(2홈런 16타점), 6월 3할3푼9리(3홈런 20타점)였던 이병규의 월간 타율은 7월 4할2푼4리(6홈런 23타점)까지 치솟았다. 그러자 LG도 거짓말처럼 최하위에서 탈출해 7월 말에는 6위까지 순위 상승을 이뤄냈다.
8월엔 다시 슬럼프에 빠지며 1할7푼5리의 월간 타율을 기록했지만 9월부터 10월까지는 3할8리로 정상궤도를 되찾았다. 결국 이병규는 3할6리의 타율로 정규시즌을 마치며, 데뷔 후 처음으로 규정타석 3할 타율을 기록했다. LG도 최종전까지 이어지는 피말리는 4위 싸움에서 승리를 거두며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권을 획득했다.
그리고 NC 다이노스와 펼친 준플레이오프. 이병규는 맹타를 휘두르며 LG가 3승1패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데 큰 힘을 보탰다. 이병규가 준플레이오프 4경기에서 기록한 성적은 타율 5할(16타수 8안타)에 6타점이다. 플레이오프행을 결정짓는 4차전 결승타를 포함해 팀 내 최다 타점의 주인공이 된 이병규다.
이병규는 준플레이오프 4차전 MVP로 선정된 뒤 "정규시즌 마지막 10경기를 남겨 놓고 팀 성적에 개인기록까지 신경을 쓰느라 힘들었다. 3할 타율을 꼭 하고 싶었다"며 "그런 과정을 거치고 올라왔더니 떨리는 것이 하나도 없다. 작년에 한 번 (포스트시즌을) 해보기도 했고, 지금은 무서울 것이 없다"고 자신감 넘치는 모습을 보였다.
이제 LG는 정규시즌 2위 팀 넥센 히어로즈와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27일 목동구장에서 1차전을 시작으로 3선승제의 승부에 돌입한다. 이번에도 LG 타선의 열쇠는 '4번타자' 이병규다. 이병규가 준플레이오프에서의 타격감을 이어간다면 LG 타선도 리그 최강이라 불리는 넥센과 비교해 크게 부족할 것이 없다.
올 시즌 LG의 성적은 이병규와 비슷한 그래프를 보이고 있다. 시즌 초반 이병규가 부진에 허덕이자 LG도 최하위에 머물렀고, 이병규의 타격감이 살아나기 시작하면서 LG도 순위를 끌어올렸다. 준플레이오프에서도 이병규가 맹타를 휘두르자 LG는 큰 어려움없이 NC를 꺾었다. LG의 한국시리즈 진출 여부도 이병규의 활약에 달려 있다. 시즌을 1할타자로 출발한 이병규가 '가을의 전설'을 꿈꾸고 있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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