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이대호-오승환, 우승 놓고 엇갈린 '한류 듀오'


이대호는 감격의 프로 데뷔 첫 우승, 오승환은 어색한 준우승

[정명의기자] 동갑내기 '한류 듀오' 이대호(32, 소프트뱅크)와 오승환(32, 한신)이 우승이라는 타이틀을 놓고 엇갈린 경험을 하게 됐다.

지난 30일 펼쳐진 일본시리즈 5차전에서 소프트뱅크는 한신에 1-0 승리를 거두며 4승1패의 전적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1차전을 내준 뒤 4연승을 달린 것. 지난 2011년 우승 후 3년만에 일본시리즈 패권을 되찾아온 소프트뱅크다.

반면 한신은 29년만의 우승 도전에서 정상에 오를 기회를 놓쳤다. 지난 1985년 이후 한 번도 일본시리즈 우승컵을 들어올리지 못한 한신은 소프트뱅크라는 벽에 가로막히며 2005년 이후 9년만의 일본시리즈 진출에 만족해야 했다.

이대호와 오승환의 처지도 엇갈렸다. 이번 일본시리즈는 두 명의 한국인 선수가 맞붙어 일본 현지에서도 '한류 시리즈'라며 큰 관심을 모았다. 이대호와 오승환 모두 각각 4번타자와 마무리라는 팀의 핵심 역할을 담당해 온 선수들이기 때문이다. 두 선수는 클라이맥스시리즈에서도 팀에 큰 힘을 보태며 일본시리즈에서의 만남을 기대하게 했다.

결과는 이대호의 승리였다. 이대호는 5경기에 모두 출전해 타율 3할3푼3리(18타수 6안타) 1홈런 4타점을 기록하는 맹활약을 펼쳤다. 반면 오승환은 1차전 6-2로 앞선 상황에서 1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고 경기를 매조지했지만 4차전에서 연장 통한의 끝내기 홈런을 허용하며 고개를 떨궈야 했다. 두 선수가 마운드와 타석에서 직접 맞붙지는 않았지만, 두 사람의 대결은 소속팀이 우승을 차지한 이대호의 승리일 수밖에 없었다.

우승이라는 타이틀을 놓고 볼 때 두 선수는 지금까지와는 엇갈린 결과를 안았다. 이대호가 프로 데뷔 이후 한 번도 우승을 경험해보지 못했다는 점과 오승환은 밥먹듯 우승을 해봤다는 점에서 그렇다. 올 시즌 이대호는 프로 데뷔 후 첫 우승이라는 감격을 맛봤고, 오승환은 어색한 준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2001년 롯데에서 데뷔한 이대호는 2012년 일본 진출 전까지 한 번도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다. 우승은커녕 2001년부터 2007년까지는 가을야구 문턱도 밟지 못했다. 2008년부터 2011년까지는 해마다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지만 번번이 한국시리즈 진출에 실패했다. 오릭스에서 뛰었던 2012년과 지난해 역시 최하위를 경험했을 뿐이다.

그리고 올 시즌, 이대호는 "우승할 수 있는 팀에서 뛰고 싶다"며 소프트뱅크에 새로운 둥지를 틀었고 정규시즌 전 경기에 4번타자로 나서며 리그 우승에 공헌했다. 클라이맥스시리즈, 일본시리즈에서도 이대호는 좋은 활약을 펼치며 마침내 통합우승이라는 기쁨을 맛볼 수 있게 됐다.

반면 오승환은 한국 시절 우승을 경험하는 것이 어렵지 않았던 선수다. 이대호와는 달리 프로에 입단하자마자 2005년 신인으로 한국시리즈 우승을 맛봤다. 2006년에는 2연패를 달성했다. 오승환 스스로 불펜을 책임지며 한국시리즈 2연속 우승을 이끌었다.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는 4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올랐고, 그 중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통합 3연패를 달성했다. 한국에서의 총 9시즌 동안 6번 한국시리즈에 올랐고, 그 중 5번 우승의 기쁨을 누렸던 오승환이다.

하지만 올 시즌, 두 선수는 그동안 쌓아왔던 우승과의 인연과 상반된 결과를 받아들었다. 물론 오승환도 한신을 정규시즌 2위에 이어 일본시리즈까지 진출시켰지만, 우승컵은 결국 이대호에게 내주고 말았다. 이대호와 오승환이 만들어낸 '한류 시리즈' 시즌 1은 그렇게 막을 내렸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주요뉴스



alert

댓글 쓰기 제목 이대호-오승환, 우승 놓고 엇갈린 '한류 듀오'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뉴스톡톡 인기 댓글을 확인해보세요.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