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올 시즌 LG 트윈스는 예측불허의 연속이었다. 우승후보로 시즌을 시작해 최하위까지 떨어지며 처음 예측을 벗어났고, 모두가 끝났다고 말할 때 포기하지 않고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뤄내 놀라움을 안겼다.
다사다난했던 LG 트윈스의 2014 시즌이 막을 내렸다. LG는 3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2-12로 패배, 1승3패의 전적으로 탈락했다. 정규시즌 우승팀 삼성 라이온즈와 한국시리즈에서 겨룰 수 있는 자격은 넥센에게 주어졌다.
지난해에 이은 2년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 그리고 2년 연속 한국시리즈 문턱에서 좌절했다. 하지만 LG 선수들은 후회없이 싸웠다. LG 팬들에게도 행복한 기억을 남긴 시즌이었다. 꼴찌에서 플레이오프에 오르기까지 LG가 겪은 과정은 프로야구 역사에 남을 흥미로운 반전 드라마였다.
올 시즌 LG는 두 가지 기록을 새로 썼다. 먼저 승패 차 '-16'을 뒤집고 포스트시즌에 올랐다는 점이다. 이는 역대 가장 큰 반전을 이뤄내며 4강에 오른 기록이다. 지난 6월7일, 3연패를 당한 LG의 성적은 17승1무33패였다. 올 시즌 승수와 패수의 차이가 가장 많이 벌어진 시점. 그러나 LG는 이후 차곡차곡 승수를 쌓아나가면서 시즌 막판 한때 5할 승률을 회복하기도 했다. 결국 62승2무64패의 성적으로 4위를 차지, 포스트시즌 티켓을 따냈다.
두 번째는 역대 최초로 4할대 승률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는 점이다. 시즌 마지막 3경기를 모조리 패한 LG는 아쉽게 5할 고지를 지키지 못한 채 4할9푼2리의 승률로 4위를 차지했다. 이어 준플레이오프에서 3위 NC 다이노스를 맞아 3승1패를 거두며 플레이오프에 올랐다. 꼴찌에서 겨우 4위에 턱걸이했지만, 후반기 기세가 포스트시즌까지 계속됐던 것이다.
출발이 좋지 않았던 것이 반전 드라마의 시작이었다. 시즌 초반 LG는 연장전에서 연패를 당하는 등 이상하리만큼 경기가 꼬였다. 4월20일 대전 한화전에서는 빈볼 시비로 인한 논란의 중심에 서며 팀 분위기가 어수선해졌다. 이어 사흘 뒤인 4월23일 대구 삼성전 도중에는 김기태 감독이 팀 성적에 책임을 지고 자진사퇴 의사를 밝혔다. 그날까지 LG의 성적은 4승1무13패, 순위는 최하위인 9위였다.
김기태 감독의 사퇴 이후 조계현 수석코치가 팀을 이끌었지만 뚜렷한 반등의 계기는 마련하지 못했다. 그러던 중 5월11일 목동 넥센전 종료 후 양상문 감독의 선임이 발표됐다. 새로운 수장을 영입한 것은 LG의 대반전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양 감독 선임 이후 LG는 안정을 찾아갔다. 조금씩 승수를 쌓아나가더니 8월 초 5위, 8월 말이 돼서는 4위까지 치고 올라갔다. 물론 4강 경쟁 팀이던 롯데, 두산, SK가 한꺼번에 부진했던 이유도 있지만 LG도 달라진 전력을 보이며 스스로 순위 반등을 이뤘다.
아시안게임 휴식기 이후에는 SK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치열한 4위 싸움이 펼쳐졌다. LG는 마지막 10경기에서 6승4패로 선전하며 한 장 남은 포스트시즌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막판 3연패를 당하기 전 7경기에서 6승1패로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렸던 것이 4위 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됐다.
준플레이오프에서도 LG는 난적 NC를 3승1패로 물리쳤다. 3,4차전이 열린 잠실구장에는 LG의 가을야구를 상징하는 유광점퍼의 거대한 물결이 이는 장관이 펼쳐지기도 했다. 플레이오프에서 넥센의 벽을 넘지는 못했지만, 올 시즌 LG 트윈스와 LG 팬들은 충분히 행복했다.
조이뉴스24 잠실=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사진 조성우기자 xconfind@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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