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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10년]특별인터뷰…김광현 "첫눈에 반한 아내와 미국행, 행복합니다"


"세 살 연상 예비신부와 12월 결혼…행복한 가정 만들겠다"

[한상숙기자] SK 에이스 김광현(26)이 메이저리그 진출을 공식 선언했다. 지난달 29일 가진 메이저리그 진출 추진 기자회견에는 임원일 SK 와이번스 대표이사와 민경삼 단장이 참석해 구단 차원에서 김광현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메이저리그 관계자는 김광현의 기자회견 영상을 번역해 꼼꼼히 체크했다. 김광현은 "그만큼 나에게 관심이 있다는 것 아니겠나. 가능성이 보인다는 것 자체가 좋다"고 말했다.

'메이저리그 진출 추진 기자회견'은 이례적인 일이었다. 김광현을 향한 SK의 배려, 앞으로의 기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그런데 김광현은 이날 기자회견 자리에서 깜짝 결혼 소식을 전하며 더욱 큰 화제를 모았다. 기자회견 그 후, 창간 10주년을 맞은 조이뉴스24가 김광현을 만나 그의 심경을 들어봤다. 예비신부와의 연애 스토리도 공개했다.

- 기자회견은 어떻게 치러진 건가.

"SK에서 배려를 해주신 거다. 아직 확정된 것은 없지만, 기자회견을 열어준 것 자체가 고맙다. 사실 나의 메이저리그 진출에 대해 안 좋은 시각을 가지신 분들도 있다. 그런 시선들을 의식하기도 했는데, 구단의 배려를 감사하게 받아들이기로 했다."

- 기자회견 후 좋은 소식은 없었나.

"미국 측에서 기자회견 영상을 번역해서 다 봤다고 하더라. 그만큼 나에게 관심이 있다는 것 아니겠나. 가능성이 보인다는 것 자체가 좋은 것 같다."

- 부모님도 회견에 참석하셨다.

"사실 부모님은 부담스러워하셨다. 언론에 공개된 적이 없으셨던 분들이다. 기자회견을 하기 전에 구단 관계자분들과 점심을 먹기로 했었다. 식사를 마치고 구단이 준비한 기자회견만 보고 가기로 했는데, 갑자기 사진을 찍게 됐다. 잘못 생각하면 나쁘게 받아들일 수도 있었던 일이다. 만에 하나 일이 꼬여서 계약이 안 될 수도 있는 것 아닌가. 메이저리그에 가고 싶지만 기준보다 못 미치면 생각해봐야 하는 일이다."

- 무조건 진출한다는 뜻이 아니었나.

"물론 메이저리그에서 뛰고 싶다. 그런데 그건 나를 원하는 구단이 있고, 서로 조건이 맞아야 가능한 일이다. 헐값에 오라고 한다면 내가 가야 하나. 그건 아니라는 뜻이다. 나는 내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궁금하다. 그야말로 '도전'이다. 그런데 그 도전조차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분들이 있다. 도전은 누구나 해볼 수 있는 것 아닌가. 이제 그런 시선도 내가 이겨내야 한다. 본때를 보여주고 싶다.(웃음)"

- 실감은 나나.

"아직 실감은 안 난다. 메이저리그 진출이 확정된 것도, 구단이 허락해 준 것도 아니다. 금액이 남아있다. 미국에 가야 실감이 날 것 같다. 돈은 크게 안 따지고 싶다. 팀이 나를 얼마나 생각하느냐에 달렸다. 미국은 그렇더라. 선수가 필요하면 그만큼 보상도 따라온다. 돈보다 나에게 어느 정도의 기회가 오느냐가 중요하다."

- 미국 현지에서도 기복이 심하다는 지적이 있다.

"기복 없는 투수는 없다. 그래도 좋은 컨디션을 꾸준히 유지하는 게 맞다. 자신있게 얘기할 수 있는 건, 4일 로테이션이었을 때 성적이 가장 좋았다는 거다. 4일 로테이션으로 들어갔던 2010년에 가장 많은 이닝을 던지고, 가장 많은 삼진을 잡고, 다승왕도 했었다. 커리어하이 시즌이었다. 메이저리그의 4일 로테이션이 나에게는 좋다. 감정 기복이 심한 것은 고치려고 노력 중이다. 부진했던 경기 후에는 마음고생이 심한 편이다. 4일 로테이션이라면 더 빨리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 마운드 위에서 민감한 성격이 드러나기도 했다.

"한 번은 내가 로진을 너무 많이 묻힌다고 항의를 받았다. 이후 3루 베이스 코치와 3루에 있던 주자가 겹쳐서 혼란스러운 상황이 발생했다. 그 때 심판에게 항의했었다. 말하자면 기 싸움이었다. 한국은 이기기 위해 여러 방법을 동원한다. 4번 타자가 번트를 대기도 하고, 도루도 한다. 메이저리그는 약간 다르다. 만약 디 고든이 도루를 한다? 투수는 '너는 뛰어라. 나는 던져서 타자를 막을게'라는 생각만 한다. 그런 부분에서 미국은 흔들릴 요소가 적다고 생각한다. 이것저것 신경 쓰지 않고 타자에만 집중할 수 있다."

- 주위의 조언은 없었나.

"기자회견 하기 전에 (류)현진이 형을 만났다. 미국은 옵션이 많은데, 어떤 옵션을 해야 하는지를 물었다. 마이너리그 거부권 등을 포함해야 한다고 조언해줬다. 가족에 대한 배려도 중요하다. 부모님이 한국에서 미국으로 오실 때 구단에서 티켓을 마련해준다더라. 집도 그렇고, 가족들에게 많이 신경 써줬으면 좋겠다."

- 깜짝 결혼 발표가 화제를 모았다.

"12월에 결혼한다. 예비신부는 세 살 연상이다. 만난 지는 2년 됐다. 운동선수인 내 처지를 잘 이해하고, 스트레스를 안 주려고 노력한다. 그게 제일 좋았다. 무엇보다 착하다. 사실 잘 던진 날은 마음이 편안한데, 부진한 날에는 예민해진다. 내 스트레스를 이해해줄 사람이 없었는데, 여자친구는 다 받아주더라. 매일 운동하다가 하루 쉬는 날에는 약속이 생긴다. 아니면 정말 피곤해서 쉬어야 할 때도 있다. 데이트도 제대로 못 했는데, 그런 부분도 다 이해해줬다. 그게 참 고마웠다. 그런데 아니다 싶을 때는 딱 잘라서 말한다. 자기 관리를 못 할 때는 단호하게 선을 긋는다. 요즘 행복하다."

- 예비 신부와는 어떻게 만났나?

"2년 전이었다. 친구와 맥주를 마시고 있는데, 옆 테이블에 돌잔치 후 뒤풀이를 하러 온 손님들이 열댓 명 정도 있었다. 그 때 여자친구를 보고 반했다. 화장실에 가는 여자친구를 뒤따라가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당시 여자친구는 내가 야구선수인 줄도 몰랐다. 이제 여자친구도 야구에 관심이 많다. 내가 못 던진 날에는 같이 매운 음식을 먹으러 간다. 아, 음식도 잘한다.(웃음)"

- 결혼 후 함께 미국으로 건너가는 게 큰 도움이 되겠다.

"혼자 있는 것보다 마음이 편할 것 같다. 무엇보다 내가 잘해야 행복한 거다. 내가 우리 가정을 행복하게 만들어야 한다. 이젠 가장이다. 말도 안 통하는 곳에서 여자친구가 많이 힘들 것 같다. 그런 부분을 조금이나마 덜어줄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조이뉴스24 한상숙기자 sk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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