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한국시리즈 1, 2차전에서 가장 뜨거운 방망이 실력을 뽐낸 이는 야마이코 나바로(삼성 라이온즈)였다. 나바로는 안방인 대구구장에서 치른 넥센 히어로즈와 1, 2차전에서 두 경기 모두 홈런포를 쏘아 올렸다.
영양가도 만점이었다. 나바로는 지난 4일 열린 1차전에서는 0-2로 끌려가고 있던 3회말 승부의 균형을 맞추는 투런포를 쏘아올렸다. 이날 삼성은 넥센에게 2-4로 졌지만 나바로는 넥센 투수들에게 요주의 인물로 떠올랐다.
나바로는 다음날 열린 2차전에서도 홈런 손맛을 봤다. 1-0으로 앞서고 있던 2회말 도망가는 귀중한 점수를 홈런으로 만들어냈다. 1차전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2점 홈런을 쳤다.
넥센의 2차전 선발투수였던 헨리 소사는 나바로에게만 2루타와 홈런을 허용하면서 일찍 무너졌고 결국 3회도 못 마치고 조기강판됐다. 염경엽 넥센 감독이 경기 전 세웠던 계산이 헝클어진 것도 나바로를 막지 못한 탓이었다. 삼성은 이날 넥센을 7-1로 꺾고 시리즈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나바로는 정규시즌에서도 알토란같은 활약을 보여줬다. 톱타자 역할을 맡고 있으면서 펀치력도 갖췄다. 31홈런을 기록하며 최형우와 함께 이승엽(32홈런) 바로 뒤를 이어 팀내 두 번째로 많은 홈런을 생산했다.
나바로는 7일 목동구장에서 열리는 3차전에서 새로운 기록에 도전장을 낸다. 그가 이날 넥센전에서도 손맛을 본다면 3경기 연속 홈런을 달성한다. 한국시리즈만 따진다면 SK 와이번스와 두산 베어스의 맞대결로 열린 2007년 한국시리즈에서 김재현(당시 SK, 현 SBS스포츠 해설위원)이 작성한 3경기 연속홈런의 역대 최고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만약 나바로가 3, 4차전에서 내리 홈런을 친다면 소속팀 사령탑인 류중일 삼성 감독이 갖고 있는 포스트시즌 연속경기 홈런 최고 기록과도 타이를 이룬다.
류 감독은 현역 선수시절이던 지난 1991년 준플레이오프에서 만난 롯데 자이언츠를 상대로 1차전부터 4차전까지 매 경기 홈런포를 쏘아올렸다. 이후 펠릭스 호세(전 롯데)가 1999년 플레이오프 삼성과 5차전부터 한화 이글스와 한국시리즈 1차전까지 역시 4경기 연속 홈런을 친 적이 있다.
류 감독은 지난 4일 1차전에 앞서 덕아웃을 찾은 취재진이 당시 기록에 대해 이야기를 꺼내자 "내심 그 말이 나오길 기다리고 있었다"며 "왜 이제 이야기를 하느냐"며 껄껄 웃었다.
류 감독은 23년 전 자신이 세운 기록을 이번 시리즈에서 나바로가 깨뜨리길 내심 바라고 있을 것이다. 나바로의 방망이가 날카롭게 돌아갈수록 삼성의 승리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반면 염경엽 감독과 넥센 투수들에게 나바로는 가장 껄끄러운 존재가 됐다.
한편 나바로는 넥센의 3차전 선발투수 오재영을 상대로는 정규시즌에서 3타석을 상대했다. 홈런을 기록하지는 못했으나 2안타를 쳤는데 모두 2루타였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