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표정은 그리 밝지 않았다. 7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한국시리즈 3차전. 염경엽 넥센 감독의 계산대로 경기가 풀렸다면 3차전의 히어로는 비니 로티노(넥센)가 될 수 있었다.
로티노는 이날 팀의 유일한 득점을 올렸다. 팽팽한 0의 균형을 깬 솔로포를 5회말 쏘아 올렸다. 그러나 넥센은 경기 후반 고비를 넘지 못하고 8, 9회 실점을 내주면서 1-3으로 졌다.
로티노는 4차전이 열리는 8일 누구보다 먼저 목동구장 그라운드에 나와 특타를 가졌다. 염 감독은 그런 그를 두고 "팀내에서 가장 절실하게 야구를 한다"고 했다.
로티노는 "야구를 평생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기회도 쉽게 찾아오지 않는다"며 "그래서 항상 노력하는것"이라고 했다.
사실 로티노는 정규시즌 출전 기회가 많지 않았다. 선발 라인업에서 빠지는 일이 많았다. 2개월 동안 전혀 출전할 기회를 얻지 못한 경우도 있다.
다른 팀의 외국인타자들이 펑펑 홈런을 쏘아올리고 화려한 조명을 받았지만 로티노는 묵묵히 그라운드에서 땀을 흘렸다.
그는 "이미 몸에 익은 습관들이 있어 스윙을 바꾸는 건 쉬운 문제가 아니었다"고 했다. 그러나 로티노는 결단을 내렸다. 허문회 타격코치와 팀 동료 박병호와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그런 가운데 타격폼과 스윙에 변화를 주기로 마음먹었다.
그 결과 플레이오프와 한국시리즈에서 매서운 타격을 선보일 수 있었다. 하지만 로티노에겐 전날 열린 3차전 결과가 계속 신경 쓰인다. 그는 "3차전을 이겼다면 좋았을텐데 그렇지 못했다. 아쉬운 생각이 많이 든다"며 "남은 시리즈 경기는 어제처럼 계속 접전으로 흘러갈 것 같다"고 예상했다.
그는 "나 뿐만 아니라 동료들이 안정을 찾는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거라 본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한편 로티노는 8일 열리는 4차전에도 좌익수 겸 8번타자로 선발 출전 명단에 들었다.
그는 "타순은 2번이나 8번 어디든 상관 없다"며 "타석에서 부담보다는 좋은 공을 골라 쳐내고 싶다"고 각오를 전했다.
그는 "내년에도 넥센에서 뛰고 싶은 마음이 있다"며 "그러나 그건 내가 결정할 문제가 아닌 팀이 정하는 일이다. 남은 한국시리즈 경기에서 최선을 다할 뿐"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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