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강정호가 통한의 실책을 범한 탓에 손승락이 역전을 허용하며 아쉬운 패전투수가 됐다. 하지만 손승락은 빛났다.
넥센 히어로즈의 마무리투수 손승락이 1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최형우에게 역전 끝내기 안타를 허용하고 고개를 떨궜다. 넥센은 1-0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악몽같은 1-2 역전패를 당해 2승3패로 벼랑 끝에 몰렸다. 손승락은 패전의 멍에를 짊어졌다.
손승락은 그야말로 극과 극의 체험을 했다. 1-0으로 앞서던 8회말, 후배 투수 조상우가 급격한 난조를 보이며 무사 만루의 대위기를 맞았다. 여기서 손승락이 긴급 호출됐다. 부담스러운 상황에서 등판한 손승락은 눈부신 위기관리 능력을 선보이며 실점없이 이닝을 마무리했다.
첫 상대는 박석민. 아무리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부진하다고 해도 박석민은 박석민이었다. 하지만 손승락은 과감한 승부를 펼치며 박석민을 유격수 플라이로 잡아냈다. 이어 발빠른 박해민에게 1루수 땅볼을 유도, 3루 주자를 홈에서 잡아내 투아웃째를 올렸다. 그리고는 이흥련을 2루수 땅볼로 처리하며 불을 확실히 껐다.
9회말도 시작은 좋았다. 선두타자 김상수를 유격수 땅볼로 잡아낸 것. 다음 나바로 역시 평범한 유격수 땅볼을 유도했다. 이 때까지만 해도 그대로 넥센이 승리를 가져가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돌발 상황이 일어났다. 유격수 강정호가 나바로의 타구를 잡아내지 못한 것이다.
그렇게 나바로가 실책으로 1루로 출루한 다음 손승락은 박한이를 삼진으로 돌려세워 투아웃을 만들었다. 하지만 채태인에게 우전안타를 맞고 2사 1,3루에 몰린 뒤 최형우에게 우익선상으로 빠지는 통한의 2타점 끝내기 2루타를 허용하고 말았다.
결과적으로 강정호의 실책 하나가 경기의 승패를 갈랐다. 손승락 역시 나바로의 출루 이후 채태인, 최형우라는 산을 넘지 못하고 무너졌다. 하지만 누구도 손승락을 탓할 수 없다.
이날 경기 전 손승락은 "최근 컨디션이 좋다. 올 시즌 부진한 시간을 보냈지만, 투구폼을 교정하는 등 노력을 통해 자신감을 찾았다"며 "후배 조상우, 한현희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리고는 조상우가 맞은 위기에서 등판, 멋지게 불을 꺼주며 자신을 믿고 따르는 후배의 짐을 덜어줬다. 강정호의 수비 실책까지 덮어줬더라면 좋았을테지만, 그러기엔 삼성의 경험과 타선의 힘이 강했다. 끝내기 안타를 맞고 통한의 눈물을 뿌렸지만 손승락의 이날 투구는 눈이 부셨다.
조이뉴스24 잠실=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사진 조성우기자 xconfind@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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