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명실상부 최강 왕조의 탄생이다. 삼성 라이온즈가 한국 프로야구사에 길이 남을 기념비적인 업적을 이뤘다.
삼성은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11-1로 대승, 4승2패의 전적으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정규시즌 제패에 이은 통합 우승. 그것도 무려 4년 연속 통합우승이다.
이는 33년 한국 프로야구 역사상 가장 눈부신 성적이다. 지금껏 왕조로 불린 몇 개 팀들과 비교해도 더하면 더했지 못하지 않다. 해태, 현대, SK가 장기 집권하며 왕조라는 수식어를 얻었던 팀들. 각자 다른 시대에서 쌓아올린 업적인 만큼 직접적인 비교는 불가능하지만, 우승 횟수 등 객관적인 지표를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현재의 삼성이 얼마나 대단한 팀인지를 알 수 잇다.
가장 먼저 왕조를 구축한 팀은 프로야구 초창기 1980년대를 호령한 해태 타이거즈였다. 해태는 1983년 첫 우승을 차지한 뒤 1986년부터 1989년까지 한국시리즈 4연패를 달성했다. 이는 올 시즌 삼성이 타이를 이루기까지 한국시리즈 최다연패 기록으로 남아 있었다. 해태는 1991년과 1993년, 1996년과 1997년에도 우승을 차지하며 원년부터 1997년까지 16년 프로야구 역사 중 무려 9번 패권을 차지한 그야말로 최강의 팀이었다.
하지만 연속 통합 우승 기록으로 따지면 이번 삼성이 최고라고 할 수 있다. 해태가 한국시리즈 4연패를 차지했을 당시 정규시즌과 통합우승은 1988년 한 차례 뿐이었다. 나머지 세 차례는 모두 정규시즌 2위로 올라가 패권을 차지한 경우였다. 단기전에 강했던 김응용 감독의 뚝심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해태 다음으로 왕조라 불린 팀은 현대 유니콘스. 태평양 돌핀스를 인수해 1996년 새롭게 창단한 현대는 창단 첫 해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해 해태에 패하며 준우승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후 창단 3년째인 1998년 첫 우승을 차지했고, 2년 뒤 2000년 다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두 차례 모두 통합우승.
이어 현대는 2003년과 2004년 다시 통합 2연패를 달성하며 1990년대 말, 2000년대 초반 최강의 팀으로 군림했다. 7년 간 4차례나 통합우승을 차지했으니 왕조라 불릴 만했다. 김재박 감독의 세밀한 야구가 꽃피운 시기였다.
다음으로 탄생한 왕조는 '야신' 김성근 감독이 이끌었던 SK 와이번스다. SK는 김성근 감독의 부임 첫 해였던 2007년에 이어 2008년까지 통합 2연패를 달성해다. 2009년 KIA에 무릎을 꿇으며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2010년 우승컵을 되찾아오며 4년 간 3차례 통합우승을 기록했다.
김성근 감독이 떠난 이후로도 2011년과 2012년 한국시리즈에 진출,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사상 첫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이라는 눈부신 성과를 이뤄냈다. 김성근 감독이 이식한, 치열하게 이기는 야구가 만들어낸 성과였다.
그 다음이 현재의 삼성이다. 삼성은 지난해 누구도 해내지 못했던 통합 우승 3연패 기록을 수립한 뒤 올 시즌 자신들의 기록을 스스로 뛰어넘는 통합 4연패라는 위업을 달성했다. 류중일 감독의 부임과 함께 통합 4연패의 역사가 시작됐다는 점에서 류 감독의 리더십도 높이 평가받을 만하다.
삼성은 2002년 한국시리즈 첫 우승과 함께 2005년, 2006년에도 통합 2연패를 달성한 바 있다. 1985년 전후기리그 통합우승, 최근 통합 4연패까지 더해 V8을 기록 중인 삼성이다. 이제 삼성은 해태-KIA가 보유 중인 V10의 최다우승 기록에도 다가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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