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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첫 PS→첫 KS…염갈량의 눈물로 쓴 넥센 역사


부임 후 가을야구 단골 손님으로, 강팀 면모 갖춰가는 넥센

[정명의기자] 인터뷰실에 들어온 염경엽 넥센 히어로즈 감독은 "아쉽고, 잊지 못할 시리즈였다"는 한 마디를 어렵사리 내뱉은 뒤 눈시울을 붉혔다. 그리고는 취재진에 양해를 구하고 잠시 인터뷰실을 나갔다.

넥센 히어로즈의 도전이 준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넥센은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1-11로 완패를 당하며 삼성의 통합 4연패를 지켜봐야 했다. 넥센 선수들은 삼성 선수들이 샴페인을 터뜨리고 있는 가운데 쓸쓸히 구장을 빠져나가 선수단 버스에 몸을 실었다.

누구보다 준우승이 아쉬웠던 이는 염경엽 감독이다. 인터뷰실에서 보여준 눈물이 그의 아쉬움을 잘 보여준다. 준우승 감독이 눈물을 보이는 것은 쉽게 찾아볼 수 없는 경우. 아직 염경엽 감독의 사령탑 경험이 부족해서 감정 컨트롤이 안됐을 수도 있지만, 눈물이 날 만큼 분한 패배였다는 뜻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눈물을 흘렸지만 염경엽 감독, 그리고 넥센의 도전은 칭찬받아 마땅했다. 2008년 창단 후 하위권에만 머무르던 팀이 최근 2년 사이 몰라보게 성장한 것. 염 감독의 부임 이후 일어난 일이다. 염 감독은 지난해 넥센 지휘봉을 잡고 팀을 창단 첫 포스트시즌에 진출시키더니 올 시즌에는 창단 첫 한국시리즈 진출이라는 성과를 이뤄냈다.

다음 목표는 당연히 창단 첫 우승이 될 것이다. 염 감독도 감정을 추스르고 다시 인터뷰실에 나타나 "더 단단해지는 넥센 히어로즈가 되도록 준비를 잘해서 올해 못한 것에 도전하겠다"며 "팬들과 선수들, 나의 바람을 이룰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라고 일찌감치 내년 시즌 출사표를 던졌다.

2008년 창단한 넥센은 그 해 8개 구단 중 7위에 머물렀다. 이어 2009년 6위, 2010년 7위, 2011년에는 최하위였다. 2012년 6위를 끝으로 넥센은 달라질 준비를 하기 시작한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 '준비된 지도자' 염경엽 감독을 사령탑에 앉힌 것이다. 염 감독은 2012년 작전 주루 코치를 역임하며 넥센의 기동력을 대폭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사령탑에 오른 염 감독은 세밀한 작전과 빈틈없는 시즌 준비를 통해 넥센을 조금씩 강팀으로 변모시켜 나갔다. 그리고는 지난해 정규시즌 3위에 오르며 창단 첫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시즌 최종전에서 한화 이글스에 덜미를 잡히며 플레이오프 직행 티켓을 LG 트윈스에 넘겨준 것, 준플레이오프에서 두산 베어스에 먼저 2승을 거두고도 3연패하며 탈락한 것이 아쉽긴 했다. 하지만 그 안에서 염 감독과 넥센은 또 배움을 얻었다.

지난해 구축한 전력은 올 시즌 정규시즌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직행하며 2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오르는 더 향상된 결과를 낳았다. 포스트시즌에서는 지난해의 뼈아픈 경험이 큰 약이 됐다. 염 감독은 1년 전의 아픔을 떠올리며 한정된 전력을 극대화 시키는 치밀한 계획으로 우승을 위한 준비를 마쳤다. 투수 엔트리를 최소화하고 3선발 체제를 가동하는 전략이었다. 하지만 경험 부족이라는 치명적 약점을 극복하지 못하고 1-0 리드를 두 차례나 경기 후반 빼앗기는 등 2승4패의 전적으로 준우승에 머물렀다.

시즌을 거듭할수록 강해지고 있는 넥센 히어로즈다. 그동안 그래왔듯 이제 올 시즌의 경험은 넥센이 창단 첫 우승으로 향하는 귀중한 밑거름이 될 것이다. 염경엽 감독의 눈물도 마찬가지. 분함, 아쉬움을 이겨내지 못하고 눈물을 흘린 '염갈량'이 넥센의 포스트시즌 역사를 또 어떻게 다시 쓸 지 궁금하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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