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FA 시장이 개장을 준비하고 있다. 이번엔 그 어느 때보다 쓸 만한 FA 투수들이 많아 마운드 보강을 노리는 팀들의 레이더망이 분주하게 움직일 전망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오는 16일 FA 자격을 얻는 선수들을 공시한다. 이들 중 시장에 나설 뜻이 있는 선수들은 18일까지 FA 신청을 하면 된다. 그리고 20일부터는 원 소속 구단과의 계약 교섭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몸값 협상이 진행된다.
이번 FA 시장은 마운드를 보강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먼저 삼성에서는 배영수, 윤성환, 안지만, 권혁 등 4명의 주축 투수들이 한꺼번에 시장에 나온다. 롯데의 장원준, KIA의 송은범, SK의 이재영, 넥센의 마정길도 있다. 귀한 선발 자원의 비중이 높은 것이 눈에 띈다.
그 중 윤성환, 안지만, 장원준은 '빅3'로 꼽힌다. 윤성환과 장원준은 10승을 보장할 수 있는 선발 원투펀치 감, 안지만은 마무리까지 가능한 구위를 지닌 정예 불펜 투수다. 원 소속구단인 삼성과 롯데는 이들과의 재계약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으로 보이지만 시장 상황이 어떻게 흘러갈 지는 아직 미지수다.
배영수와 권혁, 송은범도 군침이 도는 자원이다. 배영수는 4~5선발 역할로는 아직 경쟁력이 있고 권혁은 좌완 스페셜리스트를 원하는 팀의 구미를 자극한다. 송은범은 선발과 불펜 보직을 모두 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재영과 마정길도 불펜에 힘을 보탤 수 있는 선수들이라는 평가다.
지난 시즌 종료 후 열렸던 FA 시장에서는 장원삼이 4년 60억원이라는 조건으로 삼성에 눌러앉았다. 올 시즌 장원삼은 11승(5패)을 올리며 여전한 활약을 펼쳤다. 과거 투수 FA 영입은 위험 부담이 크다는 인식이 있었다. 투수의 어깨는 쓸수록 닳는 소모품과 같다는 논리였다. 하지만 장원삼처럼 몸 관리를 잘해 꾸준한 모습을 보이는 투수들도 얼마든지 있다.
특히 마운드 보강이 절실한 팀들의 경우 야수 FA보다 투수 FA에 관심이 높을 수밖에 없다. 지난해 한화는 이용규(4년 67억), 정근우(4년 70억)를 한꺼번에 잡고도 올 시즌 최하위에 그쳤다. 김응용 감독도 "원래 투수와 포수를 영입하고 싶었다"고 말하며 아쉬워했다. 지난해 한화와 비슷한 상황에 놓인 팀은 이번에도 있다.
일단은 원 소속구단의 '지키기'가 시작된다. 다음 시즌 통합 5연패를 노리는 삼성으로서는 토종 에이스 윤성환이 빠져나가면 선발진에 큰 공백이 생긴다. 전에 없던 뒷문 불안을 겪었던 만큼 안지만의 필요성도 절대적이다. 권혁, 배영수도 마찬가지. 류중일 감독도 한국시리즈 우승 직후 "FA 5명(조동찬 포함)을 다 잡아야 한다"고 말했을 정도다.
롯데, KIA 역시 장원준과 송은범이 꼭 필요하다. 하지만 선수들은 기본적으로 자신의 가치를 시장에서 평가받고 싶어한다. 최근 몇 년 사이 이어지고 있는 대형 계약들로 눈높이도 높아져 있는 상태다. 따라서 FA 선수들의 연쇄 이동이 일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