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의 얼굴', 기존의 '광해'·'관상'과 다른 점

[정병근기자] '왕의 얼굴'은 이미 익숙한 '광해'와 '관상'이라는 소재를 어떻게 풀어낼까.

14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앰배서더호텔에서 KBS2 새 수목드라마 '왕의 얼굴'(극본 이향희, 윤수정, 연출 윤성식, 차영훈)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화두는 크게 두 가지였다. 여러 드라마와 영화에서 이미 다뤘던 '광해군'과 영화 '관상'에서 전면에 내세운 소재 '관상'을 어떻게 다루느냐다. 뚜껑은 열어봐야겠지만 일단 접근법에서부터 차이가 있어 보인다.

'왕의 얼굴'은 결국 승소했지만 콘텐츠의 유사성을 두고 영화 '관상'과 분쟁이 있었다. 관상과 임금을 연결 짓는다는 점에서 유사할 수 있지만 이날 제작진이 말한 제작 의도는 그와는 궤를 달리 한다.

연출을 맡은 윤성식PD는 먼저 '관상'과의 분쟁에 대해 "저작권 침해의 문제는 구체적인 표현 방식이나 설정에서 성립되는 것"이라며 "소재라는 건 누구나 그걸 가지고 다른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한다. 승소에 확신이 있었다"고 말했다.

'왕의 얼굴'은 서자출신으로 끝내 왕으로 우뚝 서게 되는 광해의 파란만장한 성장스토리와 한 여인을 두고 삼각관계에 놓이게 되는 아버지 선조와 아들 광해의 비극적 사랑을 그린다.

윤PD는 내용에서 '관상'과 확실히 다르다는 것을 강조했다. 그는 "'왕의 얼굴'은 관상 드라마가 아니다"라며 "시련을 겪는 과정에서 스스로 왕이 되고자 하는 광해의 이야기고 광해의 성장에 초점을 맞췄다. 관상보다는 결국 어떤 리더가 필요한가를 얘기한다. 사람의 얼굴을 읽는다는 건 마음을 읽는 것이고 그러한 군주가 돼야 한다는 걸 말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광해군은 이미 다른 여러 배우들을 통해 봐왔던 캐릭터다. 기존 광해와 차별화되는 지점은 '성장사'다. 기존의 작품에선 왕이 되려는 광해 혹은 왕이 된 광해였다면 '왕의 얼굴'에선 어린 시절부터 시련을 겪으면서 성장해 가는 광해다. 대세 배우로 떠오르고 있는 서인국이 연기한다.

서인국은 "광해는 많은 선배님들이 했던 역할이라 부담스럽지만 '왕의 얼굴'은 어렸을 때부터 왕에 오를 때까지 광해군의 모습을 표현할 수 있는 유일한 드라마다. 서인국만의 광해가 나오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왕의 얼굴'은 사극의 묵직함과 현대물의 발랄함이 적절하게 어우러질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선조 역을 맡은 이성재는 "'왕의 얼굴'은 일단 사극이라는 점에서 강점이 있다. 기존의 사극이 어려웠다면 '왕의 얼굴'은 쉽게 접근했으니 편하게 보실 수 있다"며 "또 관상이라는 소재는 모든 사람들이 호기심을 가질 만한 소재다"고 말했다.

윤PD는 "'왕의 얼굴'이 정통 사극은 아니지만 실존 인물들이 등장하기 때문에 훼손하는 일은 없어야 해서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다. 실제 있었던 역사적 사건은 그대로 두고 빈 부분을 상상력으로 채워가겠다"며 "멜로적인 요소들도 강조하고 싶다. 역사속 인물들을 다루지만 재미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정치적인 갈등뿐만 아니라 로맨스 액션 등 볼거리가 풍성한 드라마"라고 자신했다.

'왕의 얼굴'은 서인국이 지상파 드라마 첫 주연을 맡았고, 이성재, 조윤희, 신성록, 김규리 등이 극을 이끌어 간다. 이순재, 김명곤, 이기영 등 조연 라인업도 탄탄하다. 오는 11월19일 오후 10시에 첫 방송된다.